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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씨가이드

양평_구둔역(폐역)

여전히 꿈과 사랑, 희망을 실어 나르는 간이역


“구둔역 지킴이 김영환입니다.” 취재를 위해 전화를 걸었을 때, 상대방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구둔역은 일제강점기인 1939년에 건립되어 많은 이들의 발이 되어주었다가 2012년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폐역이 된 줄 알았는데, 구둔역에 지킴이가 있다고?




김영환 지킴이는 기차여행을 즐겼고, 기차의 맨 뒤 칸에 앉는 걸 좋아했던 사람이다. 그는 아름다웠던 구둔역의 모습을 기억했고 2012년 폐역 후 역이 방치된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2016년 12월 2일, 그는 구둔역을 임대했고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는 공간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새로 창조하고 건설하는 게 아닌 ‘재생’하고 보존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대기실의 나무벤치와 매표창구, 열차 시간표의 옛 흔적을 지키면서 구둔역의 아름다운 장소에 이야기를 입혔다. 멀리까지 찾아오신 분들이 음료와 먹거리를 즐기며 여유롭게 쉬다 갈 수 있도록 카페 ‘까몽이네’도 오픈했다.



구둔역 카페 '까몽이네'



까꿍이



구둔역에는 김영환 부부 외에도 까몽이(고양이), 까꿍이(고양이), 몽구(개)가 함께한다. 동물 가족들은 구둔역의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는데, 시간의 의미를 찾는 구둔역의 문화공간을 소개한 뮤지컬 <환상특급 비밀의 시간여행>의 주인공으로도 등장했다. 올해도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인데, 마술쇼와 함께 마술을 배우고, 구둔역 공간을 즐기는 <구둔역 마법 학교>란 새로운 체험학습을 계획 중이다.





구둔역 내부 전경


구둔역의 몇백 년 된 소원나무에는 소원의 황금 티켓이 매달려있다. 누군가의 합격, 사랑, 건강을 기원하는 마음들이다. 누군가 이 티켓에 구둔역에 많은 사람이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적은 건 아닐까? 구둔역은 2017년 ‘양평 10경’에 포함되는 쾌거를 이뤘고, 과거의 아름다움을 잘 간직하고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방문객이 늘었다. 아는 오빠와 동생 사이로 이곳을 방문했다가 연인이 된 케이스도 있다. 소망과 사랑이 이루어지는 역답다.


구둔역 소원황금티켓


간이역은 매일 같이 드나드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들이 누구를 만났는지 기억한다. 구둔역 역시 열차 대기실과 플랫폼에서 이루어졌던 수많은 희로애락을 함께 겪으며 성장했다. 비록 기차역으로서의 현역 시절이 지났고 은퇴를 했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구둔역에서 많은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지금도 구둔역은 우리의 희로애락을 지켜보고 있다.



TIP.

구둔역은 2006년 12월 등록문화재 제296호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글과 사진_김선주





information

  • 구둔역(폐역)

    주소/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일신리 1336-9

    문의/ 031-771-2101

    이용시간/ 평일 09:00 ~ 18:00, 주말/공휴일 09:00 ~ 20:00

    휴무/ 매주 화요일

    홈페이지/ http://www.kudun.modoo.at

    주차/ 주차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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