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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경기천년, 어떻게 알리고 공유해야 하나


『문화정책』은 경기문화재단이 국내외 문화정책의 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다양한 문화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2017년 여름부터 발행하고 있는 계간지입니다. 본문은 『문화정책』 4권 논단 내용입니다.


좌    장 김성환, 경기문화재단 정책실장

토론자 김성명,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장

             신안식, 가톨릭대학교 고려다원사회연구소 연구교수

             이지훈,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장

             김진형, 한신대학교 인문콘텐츠학부 디지털문화콘텐츠학전공 강사



김성환 실장 앞서 3개의 발제를 들었다. 발제내용에 대해 지정토론이 아닌 자유롭게 토론해주시기 바란다. 우선 경기학연구센터 이지훈센터장의 의견을 듣겠다.


이지훈 센터장 경기도는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독특한 구조와 해방 이후의 급변 등으로 보았을 때 현재적 관점이 매우 중요한 곳이다. 즉, 지금의 경기도민들이 공유한 기억과 정서는 현대 이후 형성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 기억과 정서는 역사적 자긍심이나 뿌리 의식이 아니라 현대 경기도의 변천과정과 결과물에 의거하는 것이다. 설사 지역별로 역사와 전통을 강조하는 토박이 지역민이 있을지라도 그것은 경기도가 아닌 ○○시(군)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 경기도의 변화를 키워드로 살펴보면 전쟁, 피난, 빈곤, 종속, 규제, 차별 등의 부정적 단어들이 대다수다. 초기에 이것들을 다 꺼내 놓았어야 했다. 그래야 천년을 맞아 혁파하고 극복하고 발전시킬 내용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총체적으로 기획하지 못한 경기도는 천년 사업을 ‘문화영역’으로 한정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경기문화재단이 문화예술 전문기관으로서 이 사업을 맡게 되었다. 그렇다면 ‘경기 천년을 어떻게 알리고 공유해야 될까?’ 문화 관련 사업을 나열식으로 배치하고 수행하는 것만으로는 도민의 관심과 참여를 불러일으키기 어렵기 때문에, 무엇인가 도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큰 이슈를 던지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문화비전 같은 것을 선포하면 어떨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경기지역은 사회·경제뿐만 아니라 문화도 서울에 비해 크게 위축·종속되어 있는 상황이다. 규모가 큰 음악콘서트도 경기도에서는 잘 안 열린다. 서울이 블랙홀처럼 경기지역의 문화수요를 다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별과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경기도만의 특징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미래’를 선언한다면 약간의 반향이라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박종기 교수가 말한 대로 개방, 통합, 포용의 고려·조선시대 전통에다 실학부터 현대의 첨단 신산업으로 이어지는 실험과 도전, 다양성의 장이라는 지역의 현재적 특징을 십분 활용하자는 것이다.


신선하고 실험적인 문화예술의 기회를 제공하고, 젊은 활동가들을 양성하며, 서울과 구분되는 독특한 문화공간을 창출하는 것, 도민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특전을 기획하는 것 등등을 세부내용으로 해 보면 어떨까. 또한 오랫동안 경기지역에 포함되었던 인천광역시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 같은 수도권의 일원으로서 도민과 시민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선언이나 다짐을 해 보는 것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인천과 함께 하자는 것은 학술사업뿐만 아니라 경기천년과 관련하여 일종의 ‘경기 선언’과 같이 미래에 대한 전망을 광역 차원에서 함께 하자는 의미이다. 경기도의 정체성은 없다고 할 수 없다. 긍정적인 것이 아니라 거론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다. 그래서 김종길 팀장님 말씀처럼 경기도의 정체성이 없기 때문에 시·군 단위의 정체성을 강화하여 경기도의 정체성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고려-조선을 관통하는 전근대 경기도의 특성이 존재하겠지만, 해방 이후 경기도는 인구구성이나 역할 등이 완전히 변화되었다고 봐야 한다. 현대 경기도의 정체성의 중요한 특징적인 것 중 하나는 ‘계급성’이다. 경기도는 서울과의 관계나 지리적 위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경기도 지역 어디에서 살고, 무슨 일을 하는 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경기도민들은 경제적 계급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특성들이 당장 경기도 발전과 공동체 함양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수면 위로 끄집어내 적극적으로 논의했을 때 문제 해결의 단초가 마련될 수 있다. 천년사업의 진행시 이러한 점을 어느 정도 제시해야 미래가 보인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경기도는 서울을 감싸고 있기 때문에 동전의 양면처럼 중심부성과 주변부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중심부로서의 위상만 강조하면 해방 이후 지금까지 서울의 주변부로서 왜곡되고 차별받는 경기도민의 생활을 대변해줄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천년 행사의 큰 틀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이런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김성환 실장 문화비전을 이야기 하셨는데 경기천년사업의 연장선상으로 이런 이야기를 주신 것 같다. 이런 부분은 경기학연구센터에서 별도의 심포지엄을 준비하여 논의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다음은 경기천년사업 후 결과물들을 정리하고 활용하는 방안에 관한 논의이다. 경기문화재연구원의 김성명원장님 이와 관련하여 말씀부탁드린다.


김성명 연구원장 오늘 문화정책포럼의 목적은 경기문화재단이 추진하는 ‘경기천년사업’의 이론적 기반 마련, 문화기획행사의 홍보, 경기문화 관련 다양한 사업의 성공적 개최, 경기천년의 의미 확장과 가치 창출 등으로 이해된다. ‘경기천년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경기천년의 시공간적 인식과 변천과정, 삶의 터전으로서 경기도의 현재적 특성을 더불어 살펴야 할 것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경기천년사업’에 경기지역의 고려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지역 정체성과 역사문화적 맥락을 드러내는 사업이 부족하고, 사업 주체에 내부 조직·인력·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감이 있어서 아쉽다. 이들 인물이나 경기도내 각 지역에 남아있는 문화유산을 다양한 콘텐츠로 개발·활용하여 경기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고 경기천년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성이 있다. 제안 차원이지만, 외부의 힘을 빌려서 내부에 힘을 싣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경기천년하면 ‘고려’다. 현재의 입장에서 미래를 염두에 두고 많은 이야기들을 하시는데, 경기도 내 31개 시군에도 고려의 문화유산이 있다. 정몽주 묘는 용인에 있으며, 최영장군, 서희장군, 강감찬장군의 묘소도 각자 고향이 있다. 경기 천년사업은 고려에서 비롯되었는데 접근성이 인접한 자산들이 주변에 산재하고, 재단 내에 박물관, 미술관, 연구원 등의 시설이 많이 있다. 이러한 문화유산을 도외시하고 사업들이 내부자원을 활용하지 않은 점에 아쉬움이 있다. 경기천년사업의 출발에서 고려를 뺄 수 없다. 따라서 유적, 유물, 자산을 잘 활용하고 컨텐츠화하여 새롭게 확장시키기를 바란다.


한편, 고려의 도읍 개성에 남아있는 문화유산은 故고유섭과 그의 제자 故최순우·故진홍섭·故황수영이 한국미술사를 연구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그 결과 개성은 한국미술사 연구의 뿌리가 되었다. 또한 개성상인의 정신을 이어 많은 재산을 축적하고 그 재산으로 문화유산을 수집하여 박물관·문화재단을 설립하거나 기증한 故이홍근(국립중앙박물관 유물기증자)·故윤장섭(호림박물관과 성보문화재단 설립)·故이회림(송암미술관 설립자, 인천시립박물관 유물기증자) 등의 사례는 주목된다. 지역에 유존하는 문화유산이 지역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김성환 실장 특히 원장님께서 고려시대 문화유산 활용에 대해 강조해주셨다.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다음은 경기천년사업 관련하여 활용적 측면에서 김진형박사로부터 말씀을 듣겠다.


김진형 박사 경기천년 기념사업에 관한 기획주체의 체계적인 준비과정과, 도민의 숙의를 거친 사업내용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경기천년 기념사업을 이해하는 기회를 가짐과 동시에 값진 공부를 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미 경기도민과 합의된 미래, 통일, 사람, 공간, 문화, 유산이라는 키워드를 사업의 핵심영역으로 설정한 이 6대 키워드는 현재 경기도청과 경기문화재단과 경기도민이 모두 공유하는 ‘토론 키워드’이며, 이 키워드를 기준으로 다양한 사업아이디어들을 도출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와 관련하여 경기천년 기념사업의 영역으로 도민공감, 아카이브, 인식확산, 미래천년, 문화정체성 등 ‘5개 영역’이 설정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 5개 영역은 모든 경기천년 기념사업들이 제각기 발휘해야 할 ‘기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모든 경기천년사업은 도민이 공감해야 하며, 아카이빙의 가치가 있고, 인식이 확산되어야 하며, 미래천년을 맞이하는 것이어야 하고, 문화적 정체성을 획득해야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경기천년 기념사업이 경기도민의 문화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첫걸음이 되길 바라며,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시는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설원기 대표이사 문화사업팀에서 기획·운영하고 있는 경기천년 사업이 역사적 역할과 관련하여 부족한 점이 있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했고, 개인적인 생각으로 경기천년사업의 중요성은 몇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첫째, 역사에 대한 조명은 반드시 해야 하는 부분이며, 중요한 부분이다. 둘째, 근현대 경기의 모습을 좋건 싫건 정체성을 조명하지 않으면 미래에 대해서도 올바르게 기획, 설계의 의문점이 생기는 것 같다. 셋째, 미래에 대한 상상과 도약에 대한 내용이다. 고려가 경기천년사업의 기반이 된다고 하셨는데 고려의 기반은 과연 무엇일까? 중요한 역사적 사실들이 있겠지만 전환점에 대한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통일이 되면서 국가 통치의 중심이 중부로 옮겨져 경기문화재단도 문화도 이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계기가 있었다.


현재와 비교하면 우리도 전환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시스템에 대한 부분이며, 앞서 말한 사회변화에서도 전환점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문화재연구원장님께서 말씀하신 역사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 우리의 모습은 역사가 축적이 되어 보여지는 모습이기 때문에 맞는 말씀이다. 지금 문화사업팀에서 추구하는 문화민주주의와 같은 것이 우리의 전환점이다. 4차 산업혁명, 국가차원의 문화기본법, 지역문화진흥법 등 여러 화제가 굉장히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 중에 체육계 쪽에서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을 합치는 일을 하였다. 이런 움직임들이 알게 모르게 진행되고 있는 포스트모던시대의 개별적인 민주주의에 대한 움직임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정치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다가올 미래에 나타나기도 한다. 한편으로 그 전환점이 문화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을 했고, 문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중에, 도민들의 참여가 일부에 있다. 10월 18일 경에 큰 축제와 의미 있는 행사가 열릴 예정인데, 행사나 축제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결과가 성공적이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거나가 아닌, 현재 진행되는 역사에 대한 재단입장의 조명, 근현대에 대한 조명, 시스템 전환에 대한 준비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미래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시스템의 전환과 관련하여 문화민주주의의 개념에서 재단이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네트워킹, 경기도 전역에서 생활하는 문화기획자, 문화 활동가와의 네트워킹이다. 그 기반을 조성하는 데 천년사업을 활용하고 있으며, 따라서 재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김성환 실장 다음은 가톨릭대학교 고려사연구 전문가이신 신안식님께 금일 발제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듣겠다.


신안식 교수 지방제도로서의 경기제에 대한 연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상당한 연구 성과가 쌓였다. 그 결과 오늘과 같이 “경기천년”의 의미를 진단하면서 통일시대의 경기도의 진로를 공론화해 보자는 시도가 가능해졌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포럼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교수님은 첫째, ‘고려 건국 1,100주년의 의의’를 ‘개방과 역동’,‘통합과 포용’으로 압축하였다. 이는 또한 고려왕조의 500년 장기 지속의 키워드가 되는 ‘사회 갈등 조절기재’로도 이해된다. 둘째, 고려시대는 국가의 중심[京]을 개경뿐만 아니라 서경ㆍ동경ㆍ남경 등 여러 개로 운영하였다. 이를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개경과 서경의 양경제(兩京制) 혹은 동경ㆍ남경을 포함한 3경제(三京制)ㆍ다경제(多京制) 등으로 명명하기도 한다. 이는 조선시대의 수도 한양[漢京] 중심의 일원적인 국가 운영과 비교된다. 국가 운영의 다원성과 일원성은 그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 ‘경기 천년의 의미’를 고려왕조 중흥의 상징, 고려전기 정치 주도세력의 중심지, 근기세력의 등장 등으로 요약하였다. 그런데 ‘경기제’는 국가의 중심인 수도를 보위하기 위해 설치하였기 때문에 경기 지역은 중앙에 의해 일방적으로 행정 구획된 측면이 있었다. 때문에 경기에 속한 군현의 경우 수도 경영을 위해 여러 가지 면에서 제약 혹은 혜택을 받기도 했을 것이다. 이런 점은 오늘날의 경기도 또한 비슷한 위상[수도 서울의 배후지ㆍ위성도시 - 수도권 - 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넷째, ‘경기 천년의 과제’로 문화벨트로서의 경기도, 경기도가 지니는 정치 사회 등의 다양성을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 통일시대의 경기도의 위상을 제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 서울과 평양을 연결하는 중심에 경기도가 위치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김성환 실장 고려사회의 다원사회론에 대해 채웅석 선생님께서 연구를 진행하고 계신데 경기천년사업의 착안점을 청해 듣겠다.


채웅석 경기천년 기념 사업에 대한 논의와 관련하여 두 가지 질문이 있다. 첫째, 천년의 유구함을 강조할것인가? 둘째, 천년을 기화로 현재 경기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사업을 할 것 인가? 이 두 가지가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천년기념사업인데 역사나 문화에 관한 부분이 빠진다면, 굳이 1000년이 아니더라도 999년에도 할 수 있는 행사가 되어 중요성이 많이 줄어들 것 같다.


현재 경기도가 갖고 있는 문제점은 과거의 경기도가 남북으로 분단된 현실 뿐 아니라 경기 남북도의 소통, 경기도 인근 공장과 사업체 증가로 인한 이주노동자 문제 등이 있다. 이를 해결하는데 천년의 역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충분히 논의되기를 바란다. 결국은 경기도의 역사문화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의 문제인데 경기학연구센터장님과 경기문화재연구원장님께서 한국중세사학회와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 반갑다.


김성환 실장 금일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토론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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