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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박물관

기획전 ‘열하일기, 박지원이 본 세상’

학예사에게 직접 듣는 전시 준비 과정

프리뷰_실학박물관 두 번째 기획전

글_정춘옥(학예팀)


학예사에게 직접 듣는 전시 준비 과정

기획전 ‘열하일기, 박지원이 본 세상’



다음해의 사업을 구상하던 1년 전 어느 날 어린이를 위한 체험전시 주제를 정하라는 말에 당시에는 실행이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기 때문에 별다른 고민 없이 『열하일기』라고 대답을 했었다. 그동안 실학박물관에서 2년 넘게 근무를 하며 ‘실학’을 주제로 어린이를 위한 전시를 한다면 무엇이 적당할까 가끔 생각은 했었다. 험난하고 고단했던 연행길에서 청나라의 선진 문물을 일부러 찾아가며 그걸 조선의 상황과 비교하며 활용할 것은 주장했던 연암 선생의 ‘이용후생’ 정신과 애국정신을 전시로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리고 바쁜 일상 속에 몇 개월이 흘렀고 내 기억 속에서도 묻혔다.




1. 『열하일기』를 읽어본 게 언제던가? 고등학교 시절 국어시간에 ‘일야구도하기’부분을 배웠던 기억이 난다. “같은 물소리라도 듣는 이의 마음 상태에 따라 제각각 다른 소리로 들린다는 그런 내용이었는데 당시 나에게는 커다란 의미로 와 닿았던 기억이다. 하지만 오래전 기억만으로 전시를 구상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였다. 시중에 출판된 열하일기 50여권을 구입해 내용부터 숙지하였다. 외부 전문가를 모셔와 자문회의도 하고 몇 차례에 걸친 팀 회의도 하고 나름 외부의 지혜를 모으려 부단히 노력하였다. 무엇보다 어린이를 위한 전시라 어린이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공감할 수 있도록 준비 과정에 어린이를 참여시켰다. 어린이들과 함께 전시 제목도 의논하여 결정을 하고 전체 구상안을 보여주며 더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지 물어 추가로 넣기도 하였다. 어른들의 시선으로는 볼 수 없던 부분들이 어린이들 눈에는 보였다. 마냥 어린 줄로만 알았는데 제법 본인의 생각들을 잘 표현하였다. 어린이들을 참가시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 자문 회의 장면


와부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들이 전시를 직접 자문했다. 




2. 우리 최고의 고전 『열하일기』를 한정된 공간 안에서 어떻게 표현할까? 전시 연출이 체험이라고는 하지만 연암 선생님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묻어버린 채 단순히 즐기며 끝내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어린이들도 올바로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이 제일 어려운 숙제였다. 238년 전 청나라의 발전된 문물을 보며 감동을 받았던 내용들을 지금의 어린이들이 얼마나 공감할까?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교훈이 담겨있으며 재미있는 내용을 선택했다. 그리고 열하일기 내용 중 시각적으로 그려지는 장면을 포착하여 영상이나 구조물로 만들었다. 매일매일 원고를 수정해 가며 때론 전시 연출 위치도 바꿔보고 내용도 일부 수정하고...하루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만 다급해졌다.


기획전 <<열하일기, 박지원이 본 세상>> 시공 장면 


3. 고전 평론가로 『열하일기 세계 최고의 여행기』를 엮은 고미숙 선생님은 “조선왕조 500년을 통틀어 단 하나의 텍스트만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단연 『열하일기』를 들 것이다. 또 동서고금의 여행기 가운데 오직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또한 『열하일기』를 들 것이다.” 라고 했다. 이번 전시가 연암 선생님을 존경하고 『열하일기』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지는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연암 선생님께 누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아무쪼록 모두의 가슴에 남는 전시가 되길 기원한다.






* 실학박물관 기획특별전 <열하일기, 박지원이 본 세상>

·개 막 식 2018. 8. 1(수) 14:00

·전시기간 2018. 8. 1(수) ~9.30(일)

·장 소 실학박물관 기획전시실




information

  • 실학박물관/ 기획전 프리뷰

    / 정춘옥 학예연구사(실학박물관 학예팀)

    편집/ 김수미(실학박물관 기획운영팀)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다산로747번길 16

    문의/ 031-579-6000

    실학박물관 홈페이지/ http://silhak.ggcf.kr

    이용시간/ 10:00~18:00

    휴일/ 매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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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박물관은 실학 및 실학과 관련된 유·무형의 자료와 정보를 수집·보존·연구·교류·전시하며 지역 주민에게 교육과 정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다목적 차원의 문화복합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건립한 국내 유일의 실학관련 박물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