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실학박물관

조선의 재건을 꿈꾸다

박학(博學)을 바탕으로 무실(務實)을 강조한 이수광

연재_조선의 재건을 꿈꾸다

글_이근호(명지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



* 연재 <조선의 재건을 꿈꾸다>


2018년 실학박물관에서 발행한 교양서적 <조선의 재건을 꿈꾸다>(실학교양총서 제3집)는 지난 2016년 9월부터 1년간 경기일보에 연재되었던 원고를 편집한 내용이다. 조선후기 50명의 실학자를 선별하고 그들의 생애와 실학사상을 일반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썼다. 본 뉴스레터에서는 이 중 10명의 실학자를 뽑아 좀 더 압축한 내용으로 연재를 시작한다. 이들의 풍성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실학박물관의 뮤지엄 숍에서 현장구매가 가능하다.



(연재 목차)


1. 박학을 바탕으로 실용을 강조한 이수광

2. 조선국가의 개혁안을 제시한 경세가 유형원

3. 어진 정치와 민생을 위한 경세론 이익

4. 조선후기 최고의 역사서를 편찬한 안정복

5. 중화주의를 비판한 실학자 홍대용

6. 열하로 간 실학자 박지원

7. 북학으로 조선을 재건하자, 박제가

8. 조선 최고의 실용적인 철학자 최한기

9. 최초로 태교 전문서를 정리한 사주당 이씨

10. 19세기 여성 생활지식서를 종합한 빙허각 이씨



박학(博學)을 바탕으로 무실(務實)을 강조한


이수광 도시의 은자(隱者)로 남고자 했던 삶


이수광(李晬光, 1563~1628)의 본관은 전주이다. 1585년(선조 18) 과거 급제를 하고 병조참의와 성균관대사성 등을 지내기도 했으나, 남인의 일원으로 정국을 주도하던 북인의 견제 때문에 외직으로 나갔다. 광해군 즉위 후 집권 세력과 사사건건 충돌하며 정치와 거리를 두다가, 인조반정 후 출사하여 승정원 도승지와 이조판서 등을 지냈다.

 이수광은 도시 속에 은자가 되기를 원했다. 관직에 물러나서는 서울 낙산(駱山) 동쪽에 머물렀는데, 호인 지봉(芝峯)은 집 부근의 봉우리 명칭이다. 이수광은 이곳에 ‘비우당(庇雨堂)’을 지어 생활하였다. ‘겨우 비나 피할 수 있는 집’으로, 이곳에서 이수광은 조선 최초의 백과사전인 『지봉유설』을 완성하였다. 이수광의 박학이 그대로 녹아들어 간 저술이다.




이수광의 저술인 <지봉유설>. 조선 최초의 백과사전적 저술로 평가되는 책이다. ‘지봉’은 이수광의 호이고 집 근처의 봉우리 명칭이기도 하다.





안남(安南)에 한류를 일으키다


이수광은 1590년(선조 23) 성절사의 서장관, 1597년(선조 30) 진위사, 1611년(광해군 3) 주청사의 부사로 명나라에 파견되었다. 1597년 사행 때에는 안남(安南, 베트남) 사신 풍극관(馮克寬)과 50여일 간 동숙하며, 시를 주고받고, 필담으로 정보를 얻었다. 이수광이 풍극관에게 써준 시는 안남 선비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였다. 조선시대판 한류(韓流)의 역사이다.

이수광은 사행 기간 중 중국에 유입된 서양의 종교와 문물을 목격하고 일부 내용을 <지봉유설>에서 소개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천주실의(天主實義)’와 ‘곤여만국전도(坤與萬國全圖)’이다. 이수광은 북경에 머물고 있던 선교사들을 만나고, 이를 통해 ‘천주실의’ 등의 존재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무실(務實)을 강조하다


이수광의 사고에는 무실(務實)이 내재되었다. 1623년(인조 1)에 제출한 장문의 차자에서, 이수광은 인조에게 실정(實政)을 강조하며 자신 입론의 기저가 무실임을 강조하였다. 이는 학문에도 반영되었다. 성리학자이지만 “이익이 있다면 취한다〔取益〕”며 도교나 불교, 양명학 등의 논리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이었다. 유연하면서도 실용적인 입장 때문이었다. 

이수광이 생존하던 시기는 대내외적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이때 이수광은 성리학에 매몰되지 않고 실정(實政)을 강조하며 국가 재건을 위한 대책을 제시하였다. 화폐 유통의 강조, 광산의 개발, 무역에 대한 긍정적 사고 등이 확인된다. 이러한 사고는 전란 후 국가 재건을 위한 하나의 방향성이었다.



곤여만국전도. 마테오리치의 곤여만국전도는 1602년경 조선에 전해졌으며, 이 지도는 1708년(숙종 34) 그려진 것이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서도 소개된다. 실학박물관에서는 수개월에 걸쳐 이를 복원하는 작업을 거쳤으며, ‘신곤여만국전도’라는 이름으로 박물관에 상설 전시되어 있다.





세부정보

  • 실학박물관/ 특별연재

    / 이근호(명지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

    편집/ 김수미(실학박물관 기획운영팀)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다산로747번길 16

    문의/ 031-579-6000

    실학박물관 홈페이지/ http://silhak.ggcf.kr

    이용시간/ 10:00~18:00

    휴일/ 매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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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박물관은 실학 및 실학과 관련된 유·무형의 자료와 정보를 수집·보존·연구·교류·전시하며 지역 주민에게 교육과 정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즐거움을 제공하는 다목적 차원의 문화복합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건립한 국내 유일의 실학관련 박물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