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영은미술관

[영은미술관] 그라운디드(grounded)

2018-10-06 ~ 2018-10-28 / 영은창작스튜디오 10기 입주작가 개인전 김의식

2018 영은미술관 10기 입주작가 김의식 개인전

《그라운디드(grounded)》전시 개최


《그라운디드(grounded)》라는 타이틀로 2018년 10월 6일부터 10월 28일까지

영은미술관 4전시실에서 전시





영은미술관은 2018년 10월 6일부터 10월 28일까지 영은창작스튜디오 10기 입주작가(단기) 김의식의 개인전 《그라운디드(grounded)》를 개최한다. 김의식 작가는 ‘문자’와 ‘뼈’를 이용하여 인 간, 인류 본질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뼈와 살을 입고 태어난 인간은 언어, 문자를 습득 하며 수많은 기억 혹은 망각의 층을 지나 살아가고 또 죽음이라는 미지의 길로 향하게 된다. 이러한 생사 사이의 시공간 가운데 우리는 이따금씩 결핍된, ‘상실’한 어떤 존재임을 기억/망각 하며 물질을 입은 존재로서의 길을 저마다 걸어간다.


김의식 작가가 뼈 모양에 관심을 갖고 그 위에 빼곡하게 글자를 쓰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교 통사고 후 병원에서 촬영하게 된 엑스레이 사진을 보며 자신의 뼈를 들여다보면서 형태와 속 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전한다. 보통의 일상에서 보이지 않던, 예기치 않은 무엇과의 만남 으로 인해, 김의식의 작업에 등장하는 뼈는 작가의 말을 따라 “생명의 기원인 동시에 인간 존 재의 시원적 표상”이 되었다. 일상적 시선으로부터 감추어져 있던 것을 드러내는 과정은 새로 운 눈(시선)을 통해서 가능하고, 이는 끊임없이 계속해서 변화하는 과정으로 결코 완성될 수 없다. 김의식은 작품을 통해 마치 명확히 완결된 진리처럼 드러나 보이는 것들 속, 이면 세계에 대해 호기심을 향하게 한다. 기존 세계에서 은폐되어왔던, 그리고 은폐되고 있는, 혹은 은폐의 위험에 처해 있는 진리들을 세상에 재현하는 방식으로 그는 말을 건넨다. 맨 눈으로는 보이지 않기에 주목되지 않던 대상을 ‘다시’ 바라보게 된 경험을 계기로, 작가는 인간 존재의 근원에 이르는 탐구의 끈을 잇게 되었다.


작가가 관심을 둔 또 다른 모티프인 ‘문자’는 뼈와는 다르게 우리의 눈에 쉽게 포착되고 기록의 기능을 담당한다. 작가는 “문자는 인간이 만든 가장 고도의 제어할 수 없는 문화장치이다. 문자 는 기록체로서 어딘가에 씌어져야 하는 대상(ground)을 필요로 한다.”고 언급했다. 문자는 어딘 가에 써져야만 존재한다. 기록을 남기고자 켜켜이 쌓인 문자의 총체는 인류 문명의 산실 중 하 나이자 지나간 과거를 기억하도록 돕는 명확한 수단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문자가 사고(思考)의 틀을 가둘 수 있으며, 기억보다 망각을 돕는다면 어떨까. 자신이 속한 언어권에 따라 사람들 은 문자 구조, 언어 체계에 따른 사고 단계를 따르기 마련이다. 또 기록을 남김으로써 영원히 기억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기억하려는 것을 망각하고, 망각하고 싶은 것 을 기억해낸다.”(이진우, 「기억의 병과 망각의 덕」 中) 이러한 좌절의 성향을 안고 있는 문자의 숙명은, 김의식의 작업에서 뼈에 적힘으로써 ‘문명과 인간 본질에 대한 질문’을 떠올리도록 하 고 이는 관람객에게 보통의 일상과는 다른 시간을 맞닥뜨리도록 한다.


결국 ‘뼈’와 ‘문자’를 통해 작가는 사실상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하고 있다. 우리 눈 에 보이지 않음에도 명백히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서, 또 우리의 눈에 확연하게 보임에도 오히 려 역설적으로 숨겨지는 것들에 대해서 작가는 ‘다른 눈’으로 ‘다시 보기’를 요청한다. 뼈와 살 을 입은 인간이란 존재가 태어나 사회가 요구하는 체계(문자)를 습득하며 살아가는 시간 속에 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보지 못 하고, 기억/망각하고 살고 있을까. 마치 평온하게 지나가는 듯 보이는 인생의 풍경 길 한 가운데서 작가는 《그라운디드(grounded)》를 통해 관객에게 말을 건 넨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색다른 사색의 결을 마주하기 바란다.

글쓴이
영은미술관
자기소개
재단법인 대유문화재단 영은미술관은 경기도 광주시의 수려한 자연림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크게 미술관과 창작스튜디오로 구분되어 이 두 기능이 상호분리되고 또 호환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본 미술관은 한국예술문화의 창작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대유문화재단의 설립(1992년)과 함께 2000년 11월에 개관하였다. 영은미술관은 동시대 현대미술 작품을 연구, 소장, 전시하는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며 또한 국내 초유의 창작스튜디오를 겸비한 복합문화시설로, 미술품의 보존과 전시에 초점을 맞춘 과거의 미술관 형태를 과감히 변화시켜 미술관 자체가 살아있는 창작의 현장이면서 작가와 작가, 작가와 평론가와 기획자, 대중이 살아있는 미술(Living Art)과 함께 만나는 장을 지향목표로 삼고 있다. 종합미술문화단지의 성격을 지향하는 영은미술관은 조형예술, 공연예술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예술을 수용하고 창작, 연구, 전시, 교육 서비스 등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여 참여계층을 개방하고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문화촉매공간이 되기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