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 서각장 보유자 이규남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0호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은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에서 2017년 발행한 경기도 지정 무형문화재 종합 안내서입니다. 이 책은 기능보유자와 예능보유자 66명의 삶을 조망하고 보유 종목에 대한 소개와 다양한 단체에서 제공한 진귀한 사진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지씨에서는 이 책에 소개된 경기도의 무형문화재를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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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장 보유자 이규남


나무에 붓이 아닌 칼로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서각예술. 한 치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 칼과 망치질의 정교한 작업으로 힘찬 현판의 글씨가 새겨지고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탄생한다. 서각은 그림이나 문양을 새길 때 회화와 색채 배합의 안목이 요구되고 그림 배치와 조형에 대한 미적 감각도 필요하기 때문에 공예이며 서예이자 회화라고 한다.




경기도무형문화재 제40호 서각장 이규남 선생에게 전통적 서각 예술은 천명으로 다가왔다. 고등학교 2학년 5월의 어느 날, 집안 사촌의 결혼식이 있어 강화도에 갔다가 사진을 찍으러 전등사를 방문했는데 절에 보관 중이던 팔만대장경 목판을 보는 순간 그 자리에서 혼절하고 말았다.


이유는 설명할 길이 없지만 나무에 새겨진 글자를 보게 된 것은 강렬한 경험이었고 서각 인생의 시작이었다. 그날 본 목판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 서각장 보유자 이규남 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꿈속에서조차 잊을 수 없었다. 나무에 글자 새기는 기술을 배우고 싶어 목공예학원을 찾았지만 이규남 선생의 마음을 채우지 못했다. 혼자 문패 파는 일도 시도했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그사이 생계유지를 위해 무선통신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선박에서 통신사로 일하기를 10여년 세월이 흘렀다. 일을 하면서도 전등사에서의 기억을 잊지 못하던 중 나무에 글자를 새기는 독보적 존재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06호 각자장 기능보 유자 철제 오옥진 선생이다. 3고초려란 말이 있지만, 4고초려를 했을 정도로 하던 일을 모두 접고 오옥진 선생에게 배움을 청하기를 수차례, 어렵사리 허락을 얻어 제대로 된 전통서각기법을 배우고 익히며 조각장의 길로 들어섰다.




새벽부터 온종일 매달려 하루 꼬박 걸리는 작업이 있는가하면 몇날 며칠이 걸릴지 모르는 작업도 있다. 중간에 쉬었다하면 맥이 끊어지기 때문에 작품 완성까지 주위의 간섭을 멀리한다. 그러다보니 친구들과 연락이 끊긴 지 오래고 경조사마저도 일상에서 외면했을 정도다.


서각은 선조들의 정신과 사상이 담긴 서예와 조각을 결합한 전통공예의 한 장르로서 서예의 평면성과 조각의 입체성을 동시에 지닌 전통예술이다. 예전엔 새길 각(刻), 글자 자(字)를 써서 각자라 불리던 것을 요즘은 글자를 새긴다 해서 서각이라 부르니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쉬워졌다. 결국 서각은 나무판에 글자나 그림을 새기는 기능이다.




이규남 선생은 서각을 시작하면서 서예를 했다. 서각장은 서예의 글과 글씨를 보는 안목을 가져야 하며 이를 재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