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문화재단

주성장 범종 보유자 정동후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7호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은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에서 2017년 발행한 경기도 지정 무형문화재 종합 안내서입니다. 이 책은 기능보유자와 예능보유자 66명의 삶을 조망하고 보유 종목에 대한 소개와 다양한 단체에서 제공한 진귀한 사진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지씨에서는 이 책에 소개된 경기도의 무형문화재를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 전문 보기



범종과 보유자 정동후


우리나라 금속 공예의 주요한 기술인 주조 기술은 불교문화와 함께 크게 발달하였고 그 가운데 범종 제작이 그 주류를 이룬다. 우리나라 범종은 세부장식이 정교하고 소리가 웅장한 것이 특징이며, 전통적인 범종제작 방식은 밀랍 주조 기법이다. 먼저 밀랍으로 종의 모형을 만들고 그 위에 활석과 점토 등을 혼합해 만든 주물사를 일정한 두께로 바른 뒤 그늘에서 말린다. 그 다음 열을 가해 내부의 밀랍을 녹여내고 밀랍이 제거된 외형과 내형을 결합한 빈 공간에 쇳물을 부어 제작한다.




주성장(鑄成匠)은 녹인 쇠붙이를 거푸집에 부어 물건을 만드는 주물 기술을 가진 장인을 일컫는다. 옛 기록을 보면, 주성장은 범종 등 쇠를 비롯한 금속 재료로 다양한 기물을 제작하는 장인이었다.


정동후 주성장(범종)은 “범종은 원래 불교 사물(四物) 중 하나죠. 범종, 법고, 운판, 목어 등이 사물각(범종각)에 거는 것들입니다. 범종은 중생 구제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범종소리를 듣고 중생들이 깨우침을 얻으라는 거죠”라고 말했다.


불교에서 사물(四物)은 예불을 드릴 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4가지 물건 (법고, 운판, 목어, 대종)을 일컫는다


한국 종에는 소리를 맑게 하는 ‘음관’이 있다. 음관은 음통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시대에 따라 대나무와 연꽃 등 다양한 모양을 띤다.


“전래대로 내려온 한국 종의 특색이라고 하면 종의 용두 부분(종의 윗부분) 옆 음관에 구멍이 뚫려있다. 종 안에 있는 나쁜 소리는 빠지고, 좋은 소리만 울려 퍼지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종을 만드는 과정은 긴 여정 같다. 종 하나를 만드는 데 사계절이 흘러간다. 몸 종체는 상하에 견대(肩帶)와 구대(口帶)로 구분되며 총 8등분으로 나뉜다. 견대 및 네 곳에 유곽(乳廓, 문양)이 있고 유곽 안에 9개의 유두(乳頭, 범종의 유곽 안에 볼록 솟아 있는 9개의 꼭지)가 있다. 유곽과 유두, 고리 역할을 하는 부전 등은 따로 만들어 붙인다. 이어 석고를 부어 틀을 만들고 주물로 외·내형 틀을 제작한다.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많았던 정 종장은 18살 때 고(故) 신상무 장인(匠人) 아래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정 종장은 자신이 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고 한다. “진짜 내가 생각해도 소리도 잘 나고, 문양도 잘 생긴 종, 그런 종을 만들고 싶죠. 천 년 전에 만든 종이 후세에 국보가 되듯, 좋은 작품을 만드는 거죠. 평가는 후세가 할 일이지요.”




평생 동안 한 일이지만 범종 만드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고 한다. “종 만드는 과정은 지금도 어려워요. 주물 상태가 마음에 안 들거나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깨서 다시 (녹여)붓고 만든다. 그럴 때 주물장이 일을 하기 싫죠. 깰 때 비용이 커요. 거의 6개월에서 1년 걸려 만든 걸 깨면 도구를 이용해 다 자릅니다. 예전에는 불에 달궈 망치로 깨곤 했죠.”


현재 정 종장의 아들 정원교 씨가 대를 이어 13년째 함께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좋은 소리가 나는 종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연구하고, 힘든 일을 하다보니 체력연마에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LA 태고사의 평화의 종


평화의 종을 주문한 무량스님이 막 주조되어 나온 범종을 쳐 보는 모습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7호 주성장 범종


지정일2008.3.24
보유자정동후(1952년생)
정보정종사(www.jungjongsa.com)
특기사항무량스님의 LA태고사 1000관 범종(평화의 종) 제작



세부정보

  •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

    발행처/ 경기도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

    문의/ 031-231-8576(경기학연구센터 담당 김성태)

    발행일/ 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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