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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광주_오복손두부

고집스러운 손이 빚어낸 주먹두부

남한산성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연관검색어에 등장할 만큼 유명한 손두부가 있다. 80년동안 3대에 걸쳐 이어 내려온 전통 주먹두부 음식점이다. 남한산성 전통 공원을 지나 백숙거리를 걷다 보면 으리으리한 한옥 처마를 한 묘한 이 층짜리 건물이 있다. 다른 두붓집보다 몇 시간은 더 이른 시간에 문을 열었기에 들어가보았다.




입구에는 면포에 곱게 싸인 두부가 늘어서 있었다. 1층 작업실에선 사장님께서 뜨거운 김을 덮어쓴 채 가마솥을 휘휘 저으며 두부를 만들고 있었다. 직접 두부를 만드는 음식점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전통 방법을 지켜가며 손두부를 만드는 집은 요새 거의 없다고 한다. 하지만 16세에 시집와서 평생 두부를 만들어 팔았다는 할머니에 이어 아들 부부 그리고 손자 형제인 곽충환 대표와 곽만근 대표는 그 길을 걷고 있다.




오복손두부에서는 국산 콩만 사용한다. 오래 믿고 거래해온 가게의 콩을 불려 잘게 간다. 여기서 생기는 비지를 분리하고 남은 콩물을 다시 끓이면서 생기는 거품을 걷어낸다. 이다음 콩을 굳혀 두부를 만든다. 간을 맞추는 데 쓰는 물을 간수라고 하는데, 오복손두부는 간수로 태안 안면도의 염전에서 길어온 바닷물만을 사용한다. 소포제와 유화제 등은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콩물이 솥에 눌어붙지 않도록 21세기에 가마솥을 오직 장작불로만 끓이기도 한다. 콩물이 식으면 면포에 넣고 손으로 눌러 짜는 과정을 세 번 걸치고 나면 이 가게의 대표 메뉴인 주먹두부가 만들어진다.




주먹만 한 덩어리가 두 개 상에 오르고 김치와 간장이 더해진 이 메뉴는 10,000원. 주먹두부는 크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 아니라 모양에서 온 이름이라고 한다. 모판에서 각지게 누른 게 아니라 면포에 싼 채로 눌러 굳히기 때문에 익숙한 네모 모양이 아닌 울퉁불퉁 주먹을 닮았다. 차가운 볶음 김치와 싸 먹어도 맛있고, 간장을 찍어도 맛이 좋지만, 간수로 밑간이 되었기 때문에 그대로 먹어도 고소하고 짭짤하다. 단단하면서 부드럽다. 까슬한 식감 속에서 콩 자체의 단맛이 배어 나온다.




1층에 방이 두 개 있고, 2층에는 넓은 홀이 있다. 모두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좌식이므로 거친 등산을 마친 뒤라면 주의하자. 하루에 정해진 양을 만들어 판매하고 그날 만든 두부만 식탁에 오른다. 그날의 두부가 소진되면 시간에 관계없이 문을 닫는다. 카페에서 커피 찌꺼기를 나누듯, 가게 입구에 무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비지를 나누고 있다. 최고급 콩에서 나온 비지로 끓여 먹는 비지찌개는 이 추운 겨울을 얼마나 따뜻하게 녹여줄까, 생각만으로도 넉넉해진다.





글과 사진_조서형

information

  • 오복손두부

    A/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 남한산성로 745-10

    T/ 031 746 3567

    O/ 07:00-21:00 매주 월/설·추석 당일 휴무

    I/ 주먹두부 10,000원 두부전골 24,000-32,000원 순두부백반 7,000원 산채비빔밥 8,000원

    P/ 주차 가능(공영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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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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