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씨가이드 3] 이천_진미쌀밥

쌀 한 톨도 나눠 먹고 싶어지는

진미쌀밥의 반찬 가짓수는 워낙 많아 한 번에 다 차리지 못하고 세 번에 걸쳐 나온다. 그런데도 곳곳에서 “반찬 더 주세요.” 소리가 들려온다. 예부터 이천은 임금에게 진상하던 최고 품질 쌀로 알려져 있다. 손님이 모두 왕이 된 지금, 나라님 수라상을 찾아 많은 사람들이 밥맛을 보러 이천을 찾는다. 길가에 줄지어 선 밥집들을 뒤로하고 약간 샛길로 빠져야 찾을 수 있는 진미쌀밥을 방문했다.



신발을 벗고 가게에 들어서자 집에서 옮겨 심은 듯한 정감 가는 화분과 장식용 도자기가 곳곳에 보인다. 좌식과 의자식 두 종류가 있어 골라 앉을 수 있다. 가족 손님이 많아 아기 의자도 준비되어 있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청국장, 불고기와 생선구이, 떡갈비, 계절나물과 간장게장이 차례대로 한 상 가득 차려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돌솥에 갓 지어낸 쌀밥이 자르르 흐르는 윤기를 자랑하며 밥상 위에 놓인다. 진미쌀밥의 쌀은 이천의 한 논에서 직접 수확해 오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제천에서 1년 치 콩을 사다가 콩을 재료로 하는 음식은 모두 주방에서 만들어 쓴다고 한다. 밑반찬은 계절에 따라 매일 조금씩 바뀐다. 마을 입구에 걸려 있는 ‘한식대첩 대상 축하’ 플랜카드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농협에서 만드셨다면서 사장님은 수줍은 자랑을 하신다. 가게 곳곳에 요리 대회에서 탄 상과 메달이 보인다.




처음 보는 비주얼에 좀 머뭇거리다가 에피타이저로 나온 작은 그릇 속 두부를 먼저 맛본다. 간이 적절히 밴 몽글몽글한 순두부가 부드럽게 시작을 알린다. “와. 정말 맛있네.”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입 밖으로 나온다. 정갈한 이천 도자기 그릇에 스무 가지가 넘는 반찬이 넓은 상을 가득 채웠다. 다음엔 어디로 젓가락이 가야 할지 몰라 오른쪽 끝부터 차례대로 맛보기로 했다. 정겨운 맛도, 재료가 궁금해지는 낯선 맛도 있다. 그러나 어느 하나 맛깔스럽지 않은 반찬이 없다. 익숙하다고 생각하던 두부김치를 다시 보게 되기도 했다. 음식이 온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그릇 아래에 양초를 켜 두었기에 얼마든지 천천히 즐겨도 좋다. 과연 진상미를 생산하던 쌀의 고장다운 맛이다. 한술 크게 떠 넣으면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희고 기름진 밥알이 쫀득쫀득 한 톨 한 톨 기분 좋게 씹힌다.



“아들, 많이 먹어.” 말린 꽃다발과 곳곳에 놓인 오래된 물건, 색 바랜 벽이 가정집처럼 포근해서인지 가족 단위 단체 손님이 많다. 아마 이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고 싶은 사람이 가족이어서일지도 모른다. 진미쌀밥은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앉아 나누고 싶은 밥상이다.




글과 사진_조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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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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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 365food.com/jin2000

      I / 진미정식 30,000원 불고기 정식 23,000원 설봉정식 20,000원 생선구이정식 17,000원 쌀밥정식 13,000원

      P/ 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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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자기소개/ 경기문화예술의 모든 것, 경기문화재단

  • g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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