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문화재단

코리안 디아스포라 컨퍼런스 지정 토론문

2019-04-12 ~ 2019-04-12 / 종합토론

이 글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코리안 디아스포라 국제 학술 컨퍼런스」 자료집에서 발췌되었습니다.

이진영(인하대학교 교수)


귀한 자리에서 지정토론을 맡게 되어 영광이다.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고 할 5분의 발표와 토론 잘 들었다. 5분의 발표는 크게 두 주제로 나눌 수 있다. 재외동포와 경기도의 역할, 문화로 바라본 재외동포의 정체성이 그것이다. 각 개별 발표문에 대한 상세 토론이 있었으므로, 여기에서는 전체적 측면에서 재외동포 문화와 경기도의 역할에 중점을 두어 토론하고자 한다.

윤인진 교수는 재외동포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자. 능동적 초국가적 네트워크의 주체로서의 재외동포의 역할에 주목하고 SNS같은 소통 수단을 활용하여 플랫폼을 구축하여 경제문화 공동체를 추구하자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특히 가교적 위치에 있는 경기도의 플랫폼 역할에 주목하였다.

임영상교수는 경기도의 남북평화협력 비전인 <3대‧3로> 전략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조선족과 고려인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기에, 중국과 러시아 지방정부와의 교류·협력사업을 추진을 제안하였다. 정치적 민감성으로 민간단체가 주도하는 한국과 재외동포 간의 문화센터 사업의 효용성을 제시하였다. 특히, 귀환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경기도의 특성을 반영하는 사업에 주목하였다.

송창주교수는 재외동포가 음식을 통해서 세계화시대에 새롭게 생존하는 방식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주었다. 음식문화 자체가 재외동포의 새로운 정체성의 표현인 것이다.

2018년 열린 재외동포 미술 25인의 전시회를 기획한 박본수 책임학예사는 지리적 영토를 넘어 ‘문화적 영토’의 개념이 대두되는 ‘초연결 사회’에서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존재와 위상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었다. ①기억(記憶), ②근원(根源), ③정착(定着), ④연결(連結)이라는 네 개의 부분으로 전시를 구성하여, 예술이 그리고 경기도가 이산과 분단을 넘어 한민족을 위한 축복과 번영의 매개자로서 역할을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동포 연구자인 허명철은 중국동포인 조선족 자체의 정체성을 다원적이라고 규정하면서, 혈통과 언어 그리고 국적과 관계없이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공동의 역사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고 우리들의 가슴 깊이에 잠재되어 있는 집단 "무의식이라 할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공감과 경험이야말로 글로벌 시대 민족정체성의 핵심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다섯 분의 발표를 들으면서 문화와 예술이 가진 힘에 다시 한번 주목하고 싶다. 특히 4차 산업 시대, 글로벌 차원에서 네트워크화하는 이 시대에 재외동포를 혈연이 되었든 법적인 구분이 되었든 어떤 틀에 가두어 파악하는 것은 시대착오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도 지구 곳곳에서 힘차게 생활을 영위해가는 동포들에 대해, 한국의 입장에서 재단하듯이 특정 정책을 일방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더 이상 큰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원화되고 있는 동포 사회가 가진 역동성과 글로벌한 시각에 주목하여 동포들을 수평적 관계로 바라봐야 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동포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지금은 외교에서도 소프트 파워와 디지털 기술에 주목하는 문화공공외교의 시대이다. 그리고 문화공공외교의 주체와 대상에서 재외동포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기에 경기도의 역할은 재외동포의 문화에 주목하여, 경기도민과 재외동포, 다문화 가족과 외국인을 포함하여 소통하는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할 것을 요청하고 싶다. 다양한 재외동포 관련 전시, 문화센터를 활용하여 재외동포 문화에 대한 상호 이해를 넓히는 작업,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문화 이해 사업 등은 현장이 없는 중앙정부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경기도처럼 지자체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고, 더 큰 보람과 결과가 도민과 재외동포에게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경기도의 적극적인 재외동포 문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한다.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자기소개
경기 문화예술의 모든 것, 경기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