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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상상캠퍼스

광명문화원 행사 모니터링 "광명시민과 함께하는 어울림마당"

2019-11-23 ~ 2019-11-23 / [경기문화재단]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 지원사업

광명문화원 어울림마당 발표회

“경기민요 한 가락이 마음을 흔들리던 날”



단풍이 붉게 물든 지난 토요일, 광명시민과 함께하는 어울림마당이 광명문화원 문화극장에서 열렸다. 광명문화원의 여러 동아리 중 하나인 한강수가 경기민요 공연을 선보인 것이다.


추워진 날씨에 맞춰 따뜻하게 차려입은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들었다. 공연장 옆방은 출연자 대기실이었는데 오늘 무대에 오를 동호회원들이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화사한 의상을 차려입은 고운 모습에서도 공연을 앞둔 긴장감이 엿보였다.



한강수 동호회의 윤옥자 총무와 잠깐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경기민요를 하게 된 계기를 물었더니 “민요를 부르는 것이 참 좋았어요. 재미있고요. 경기민요는 우리 전통이지요. 전통이니까 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는 단순 명쾌한 답이 돌아왔다. 경기민요를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다는 그녀가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을 보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좋아하는 것은 오랫동안 할 수 있고 다른 사람까지 즐겁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한강수>는 2008년부터 시작한 동아리다. 매주 수요일 수업이 있다. 대부분 60대 여성들이고 공연 무대에 오른 20명 중엔 남성도 서너 명 눈에 띄었다. 10년을 한결같이 모여서 노래하는 회원들의 솜씨는 이미 알려진 모양이다. 지역사회에 자원하여 공연도 많이 하고 초청공연도 하고 있다.



경기민요는 서울 경기지방에 전승되는 민요로 국가무형문화재이다. 정가에 대비되는 속가 또는 잡가라고 하는데 서정적인 긴 사설로 조용하고 은근하게 서민의 애환을 표현한다. 경기민요에는 곡에 따라서 앉아서 부르는 좌창과 서서 부르는 입창이 있다. 얼마 전에는 경기민요를 부르는 가수들이 방송국의 큰 무대에 출연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경기민요 12곡을 연주했다. 해금과 피리, 장고가 반주를 맡았다. ‘늴리리야 늴리리야 니나노 얼싸 좋아 얼씨구나 좋다 벌 나비는 펄펄 꽃을 찾아서 날아든다’ 이 가사는 예전에 엄마들이 많이 부르던 노래여서 익숙하게 듣던 노래다. 이게 ‘태평가’라는 경기민요인 걸 이날에야 알게 되었다.



공연의 처음은 비교적 느리고 조용한 ‘달거리’로 시작하더니 경쾌하고 통통 튀는 듯한 ‘장기타령’이 뒤를 이었다. ‘어제 청춘 오늘 백발 가는 세월을 어리하리’ 이런 노랫가락에서는 어르신들이 많이 따라 불렀다. 지나간 젊은 시절을 그립게 만든 가사였을 테다.


공연 중반쯤에 감독을 맡은 국악인 이귀례씨가 정선아리랑을 부르며 등장했다. 노래의 구절 구절에서 프로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공연의 막바지에 부른 뱃노래, 잦은 뱃노래는 대중에게 알려진 신명나는 곡이어서 어르신들이 자발적으로 어깨를 들썩이고 박수로 장단을 맞추며 호응했다. 이 감독이 경기민요 한가락 배워보기를 제안했다. 후렴부인 ‘어야디야 어기야 디야’를 무대의 연주자들과 청중이 주거니 받거니 부르며 흥겨운 시간이었다. 이때가 공연의 하이라이트였고 어르신들이 가장 즐거워했던 시간이었다.


그 열기로 앙코르를 요청하니 모든 연주자가 나와서 밀양아리랑을 합창했다. 생활문화로서 예술은 서로 교감하는 데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수동적인 청중이나 관객이 아닌 그 공연의 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이라면 참여자는 훨씬 즐겁다.



공연이 끝나고 작은 기념품 하나씩을 들고 나오는 어르신 중 한 분을 만났다. 공연이 어땠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저도 얼마 전부터 문화원 국악반에서 배우고 있는데요. 경기민요가 어머니한테서 듣던 노래고 옛날 정서가 느껴져서 너무 좋았어요. 특히 저는 ‘노랫가락’이 정말 좋더라고요. 노래도 노래지만 그 가사가 마음에 콕 와닿아서 울컥하는 감동이 있었어요.”라면서 살짝 눈시울을 붉혔다.


공연 시작 전에 행사를 주관한 광명문화원 민혜영 과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문화원 주변에는 장년층이 많이 거주한다. 어르신들이 문화를 누릴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기획했다고 한다. 전통적인 멋과 고유의 정서를 노래한 경기민요나 국악 프로그램이 호응을 받았던 이유다. 지역의 요구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 문화가 일상에 스며들어 뿌리내리게 하는 요건 중 하나를 잘 선택한 듯하다.


광명시민과 함께하는 어울림마당은 경기문화재단이 주최하고 광명문화원이 주관했다.


※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 지원 사업 안내 (하단 링크 참조)

http://ggc.ggcf.kr/p/5d88e9f47048904d2c0c8612


2019 생활문화 취재단

○ 작 성 자 : 유미희

○ 활 동 명 : 2019 생활문화 취재단

○ 활동내용 : 경기문화재단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 사업 현장 취재


생활문화 취재단은 '경기생활문화플랫폼'과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의 사업 현장을

취재하여 경기도내 생활문화 현장을 더 많은 도민들에게 전달 및 공유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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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상상캠퍼스
자기소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산책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상상캠퍼스는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하는 모두의 캠퍼스라는 미션과 함께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