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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잠시 멈춰서 생각하는 방법

<예술가의 코로나 처방전>10_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원일

<예술가의 코로나 처방전>은 유례없는 팬데믹(pandemic) 시대, 어려움에 처한 문화예술계를 묵묵히 지켜온 작가들의 눈으로 코로나19를 이야기하는 프로젝트입니다. 17명의 예술가가 바라본 코로나19란 무엇이며,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예술가의 코로나 처방전>을 통해 일상 속에 새겨진 코로나19의 아픈 흔적을 함께 나누고 치유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며, 나아가 상처를 회복하고 포스트코로나를 향해 한 발짝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예술가의 코로나 처방전>은 7월 24일(금)부터 8월 28일(금)까지 매주 월,수,금요일 지지씨(ggc.ggcf.kr)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잠시 멈춰서 생각하는 방법




앞만 보고 달려가던 세상이 단 한 가지 이유로 다 같이 멈춰 섰다. 난생처음 겪는 상황에 어쩔 줄 모르는 사람에게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원일 예술감독은 이렇게 대답했다. 이럴 때일수록 나와 우리, 더 나아가 문화와 예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이 상황을 지혜롭게 견디며 걸어가는 원일 예술감독을 만났다.



에디터 김채은 포토그래퍼 Hae Ran



Q. 오는 길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경기도립국악단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로 이름이 바뀌었더라고요!

A. 25년간 사용한 단체 이름(구 경기도립국악단)을 2020년 4월에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로 새롭게 개명했어요. 저는 현재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에서 예술감독으로 일하고 있어요.



Q.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것이 변했어요. 급격한 변화 속에서 잘 지내고 계신가요?

A. 일상이 코로나19에 점점 길들어 가고 있어요. 또 물리적인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도 인식하게 되었죠. 공연예술가들에겐 이 상황이 절망적이겠지만 저는 오히려 예술의 소통과 전달에 관한 새로운 방법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Q.  올해 1월부터 4월 사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예술 행사가 2,500여 건에 달한다고 해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공연 중 진행 예정이었지만 취소되거나 연기되어 아쉬웠던 공연은 무엇인가요?

A. 5월에 가수 선우정아 씨와 <세상에 하나뿐인>이라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코로나가 가장 창궐하던 시기여서 부득이하게 취소할 수밖에 없었죠. 이 공연은 가족, 연인, 공동체 등 사랑하는 사람들의 의미와 관계성을 생각해 보게 하는 콘서트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공연을 취소하면서 참 아쉬웠어요. 그뿐만 아니라 단원들과 긴 시간 동안 공연에 대해 고민하던 과정과 가장 한국적인 음악 형태와 양식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한 것들을 세상에 제대로 드러내지 못해 속상해요.


Q. 참 아쉽네요. 올해는 정말 예술인에게 다사다난한 해라는 생각이 들어요.

A. 공연 기회가 많이 줄어들어 경제적인 문제를 겪게 된 예술가들이 많아졌어요. 안타까운 마음뿐이죠. 이런 상황일수록 개인이든 단체든, 근본적으로 자신이 서 있는 사회와 정체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며 고민하고 준비하는 일이 중요한 것 같아요.


Q. 공연예술을 현장에서 즐기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속상한 관객도 많아졌어요. 저도 그중 하나고요(웃음).

A. 다양한 곳에서 공연예술을 영상으로 촬영해 제공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영상은 50퍼센트의 감각도 공유되지 못하고 체감할 수 없죠. 공연예술은 시간과 공간의 사라짐을 경험하기도 하고 진동과 에너지가 공간에서 소통하며 새로운 가능성과 섬세함에 연결되는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공연예술은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분야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예술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즐길 수 있는 예술을 찾아 나서고 드물게 벌어지는 현장의 공연예술을 경험하는 게 중요하죠. 물론 지금은 영상으로 준비된 공연예술을 즐겨야 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지만, 단순 오락거리가 아닌 예술 체험의 본질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새로이 발명되는 공연예술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아마 틀림없이 어딘가에서 여러분에게 사인을 보내는 예술 현장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Q. 9월부터 순차적으로 준비한 공연이 시작된다고 들었어요. 어떤 공연이 있는지 소개해 주세요.

A. 우선 9월에는 장영규, 라예송, 동양고주파, 양지선 작곡가가 <21세기 작곡가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10월에는 메타 퍼포먼스 <미래극장>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준비하죠. 이 공연은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어떤 공연예술을 발명해야 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어요. 경기콘텐츠진흥원과 경기아트센터가 기관 간의 협력을 통해 준비하는 공연으로, 코로나 이후 뉴노멀 시대의 극장과 공연예술에 관해서 생각하며 제작되는 완전히 새로운 공연이 될 거예요. 그리고 11월에는 제가 지휘하는 <易의 음향 - 시나위오케스트라>가 공연될 예정이에요. 시나위오케스트라의 음향이 무엇인지, 한국형 오케스트라의 역동적인 다이내믹을 경험할 수 있는 공연이죠. 그뿐만 아니라 작년 11월에 작은 파문을 일으킨 콘서트 메디테이션 <반향 2>가 전시팀 오마스페이스와 협업할 예정이에요. 모두 오랜 시간 준비해 왔기 때문에 기다린 관객들에게 선물 같은 공연이 되지 않을까요?


Q. 정말 많은 공연이 준비되어 있네요. 열심히 준비한 공연이 더 이상 취소되거나 연기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요.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많은 것들이 이전 같지 않게 진행되고 멈추고 중단하고, 거리를 두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답답하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우울감이 늘어가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을 통해 무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고 생각해요. 이럴 때일수록 철학의 지혜와 고전들을 찾아서 읽고 생각해 보고 우리가 서 있는 현재와 미래의 모습 그리고 문화와 예술은 왜 인류에게 필요한지 자문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해요. 우리나라 공공 도서관은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고 상당히 높은 수준의 공공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요. 책이 아니라도 좋아요. 이 상황을 지혜롭게 잘 견디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다시 정상화되는 문화 시대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요? 저는 미래에 예술의 의미는 인간이 인간임을 증명하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 되리라 생각해요.




[ 인물 소개 ] _ 원 일



인물 소개 _ 원 일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대취타 및 피리정악 이수자이자 국악작곡가,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2년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 감독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음악감독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예술 감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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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정보

  • 2020 ggc special feature <예술가의 코로나 처방전>

    기간/ 2020.07.24(금) ~ 2020.08.28(금)

    참여필진/ 박준, 이억배, 안대근, 사이다, 스튜디오 김가든, 이소영, 김정헌, 계수정, 안상수. 한수희, 원일, 장석, 강은일, 허남웅, 김영화, 김도균, 유열

    책임기획/ 노채린(경기문화재단), 김채은(어라운드)

    기획총괄/ 황록주(경기문화재단 통합홍보팀장)

    제공/ 경기문화재단 지지씨, <예술백신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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