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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몰래 듣는 라디오 같은 듀엣 '안경하세요'

<청년을 노래한다> 아티스트 소개

코로나19로 인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됐고,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연장은 전부 폐쇄됐다.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서 청년들은, 크리에이터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경기문화재단이 개최한 '2020 도민 공감공연, 청년을 노래한다'에는 코로나19 시대 속에서 무대가 간절한, 자신의 콘텐츠가 확고한 60여명의 크리에이터가 참여한다. 지쳐가는 시민들에,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해 노래할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새벽에 몰래 듣는

라디오 같은 듀엣

'안경하세요'


모두가 잠든 새벽, 친구가 되어줬던 라디오를 기억하는지. 이불 속에 폭 숨어 무작위로 흘러나오는 노래들에 취해있다가 진행자가 읊어주는 제목을 성급히 메모했던 기억.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추억이다.


라디오에서는 매일 다른 가수의, 다양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중에는 취향에 꼭 맞는 노래도 있고 그날의 감성과 이질감이 느껴지는 곡도 있다. 그럼에도 라디오를 쉽게 끌 수 없는 이유는 사이사이 흘러나오는 사연과 메시지가, DJ와 감정을 공유하며 몰랐던 곡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청년을 노래한다'에 참여하는 듀엣 안경하세요의 음악은 이러한 라디오를 닮았다. 수많은 색깔의 노래를 쏟아내고, 그 곡 하나하나에는 청자를 향한 따뜻한 배려와 메시지가 함께 담겨있다. 뿌연 세상을 음악으로 밝게 만들고 싶어 모인 두 명의 청년. 우리의 안경이 되어줄 듀엣. 그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만나봤다.



듀엣 '안경하세요' [사진= 안경하세요 제공]



#청년을노래한다

서른세 번째 인터뷰



안경하세요!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경하세요 / 안녕하세요 '안경하세요'입니다. 작곡과 악기를 담당하고 있는 새봄, 노래를 맡고 있는 수현으로 구성된 팀인데요. 잘하는 음악, 하고 싶은 음악을 떠나 다양한 음악을 다뤄보기 위해 결성하게 된 프로젝트 그룹이고요. 통통 튀는 팀 이름처럼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음악을 만져보고자 합니다.


안경하세요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수현 /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잖아요. 게다가 요즘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이 찾아오면 삶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는 수많은 메시지들을 놓치며 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우리의 색을 입힌 음악으로, 바로 앞에 있어도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세상 속에서 안경을 쓴 것처럼 뚜렷하고 밝은 시선으로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힘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이런 의미에서 팀 이름을 안경하세요라고 짓게 된 거고요!

또 저희 둘 다 시력이 안 좋아서 평소에 안경을 끼고 다니거든요. 팀 이름을 짓는 날도 안경을 끼고 있었어요. 그 첫 만남을 기억하는 의미도 있답니다.



AC/DC⎮You Shook Me All Night Long⎮AKHSY/안경하세요




첫 만남은 어떻게 이뤄지셨나요?

수현 / 작년에 학교에서 처음 만났어요. 제가 조금 늦은 나이로 편입을 하게 돼서 동기로 만났죠.

새봄 / 정말 천천히 천해졌어요. 그런데 사실 친해진 후에도 서로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다른 편이라 같이 팀을 이루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그런데 팀을 맺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수현 / 제가 개인 무대를 위해 새봄이에게 연주를 부탁하면서 처음으로 함께 무언가를 하게 됐어요. 그때 연습을 하면서 새봄이에 대해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됐고 '아 이 친구랑 팀을 하게 되면 서로 다른 색이 모여서 새로운 음악을 만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러다가 학교 과제로 버스킹 팀을 만들어야 하는 일이 생겼는데, 그때 바로 새봄이에게 콜링 했죠. 나랑 같이 하자고.


팀으로서의 첫 공연은 어떠셨나요?

수현 /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학교 과제로 팀을 만들게 됐고, 첫 무대 역시 학교 캠퍼스 내 광장 같은 곳이었어요. 나름 잘 해보겠다고 전기 위치 확인해서 끌어오고 무거운 악기들도 낑낑대며 옮겨 세팅했는데 준비하느라 해가 져 버린 거예요. 조명도 없어서 각자 휴대폰 손전등을 켜서 얼굴을 비추며 했던 기억이 나네요. 또 다 따라 부를 수 있게 유명한 곡을 선곡하자고 해서 HOT의 '캔디'를 편곡해서 불렀는데 지나가던 남학생 두 명이 되게 관심 없는 척 서있더니 후렴에 '단지 널 사랑해~' 부분이 나오니까 엄청 쑥스러워하면서 춤추고는 또 아무 일 없이 길을 가는 모습에 웃음이 터졌던 기억도 나요.


올해는 코로나19로 많은 무대가 사라졌는데, 어떤 상반기를 보내셨나요?

수현 / 코로나19 영향으로 무대가 사라지기도 했지만, 저희도 만나기가 쉽지 않았어요. 제가 한동안 건강이 좋지 않아서 잠정적인 휴식기를 가졌죠.

새봄 / 원래는 1월부터 일주일 주기로 저희 유튜브에 음악을 꾸준히 올릴 계획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러한 상황 때문에 2월부터 잠시 활동을 멈췄었죠. 하지만 꾸준히 창작활동을 해서, 곧 코로나19를 겪으며 작곡한 노래를 발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안경하세요에서 보컬을 맡고있는 조수현씨.



'청년을 노래한다'는 어떤 계기로 참여하시게 된 건가요?

수현 / 저희끼리 음악을 하고 있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 주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안경하세요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무대 위에서 저희의 음악을 들려드리고도 싶었고요. 마침 두 사람 모두 거주지가 경기도여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어떤 무대를 진행하실 계획이고,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셨나요?

새봄 /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들이 힘든 여름을 보내고 계시잖아요. 휴가와 여행은 상상도 못하고요. 그런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드리고 싶어 잔잔하고 조용한 음악과 좋은 가사가 가득한 노래들로 힐링을 선물해드리고 싶어요. 또 그 안에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담아낼 거예요.


안경하세요에서 건반 등 악기를 담당하는 김새봄씨




두 분의 플레이리스트 중 꼭 추천하고 싶은 노래와 이유는 무엇인가요?

수현 / SES의 '달리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지금처럼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들으면 정말 공감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곡이 아닐까 해요. 가사를 보면 우리의 이 힘듦이 영원하지 않고, 힘듦의 끝에는 더 빛나고 행복한 미래가 있다는 메시지가 있는데요. 저희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고,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남은 2020년은 어떻게 채워가실 계획인가요?

새봄 /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잠시 멈췄던 유튜브 활동을 이어가볼 예정이에요. 저희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좀 더 제대로 운영해보려고요. 그리고 계속해서 만들고 있는 자작곡들을 여러 음원사이트에 발표하며 활동할 예정입니다.

수현 / 지금 당장은 이 코로나19 상황이 잠잠해지고, 다시 예전처럼 자유로운 외부 활동을 할 수 있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많이 나아지고 있으니 여러 거리에서 또 무대에서 저희의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발로 뛸 예정입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안경하세요 / 앞으로 저희 같은 청년예술가들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안경하세요도 항상 더 좋은 음악으로 여러분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희의 이야기를 들으러 와주셔서 감사드리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송지은(SONGJIEUN)⎮예쁜나이 25살(Twenty-Five)⎮AKHSY/안경하세요



"여러분, 이런 말로 힘이 날 지 모르겠지만 힘내세요! 많은 변화들에 적응하고 잘 살아가기 너무 힘들지만 저희는 젊잖아요.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살아갈 힘이 충분히 있어요. 더 빛나는 미래를 위한 준비 기간이라 생각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이 안타까운 세상을 이겨내봐요"  


/ 안경하세요


무대가 사라져도

창작은 계속된다


'청년을 노래한다'는 경기도에 사는 음악 전문 크리에이터 60팀을 발굴해 공연예술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버스킹 공연을 통해 전문예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기 위한 사업이다.

6월부터 11월까지 경기도 문화의 날(매달 마지막 수요일)과 경기 문화의 날 주간, 주말 및 공휴일에 경기도 각 지역의 공원, 거리, 광장, 건물 로비, 시장 등 다중집합장소와 문화기반시설에서 공연이 진행된다. 각 공연은 페이스북,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된다.


/ 황인솔 에디터


글쓴이
경기상상캠퍼스
자기소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산책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상상캠퍼스는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하는 모두의 캠퍼스라는 미션과 함께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