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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코로나19 예술백신TFT

함께 만드는 식탁(진선기 님 가족, 문화예술복합공간삼구일일)

함께 두 손을 모아 도자기를 빚고, 마음도 빚는 이야기


비대면 시대에 문화예술은 어떻게 이어져야 할까요?

이전의 대면 사회에서 우리는 과연 진심으로 대면한 적이 있었을까요?


‘진심대면’이란 예술가와 문화수용자가 주체 대 주체로 만나 귀 기울여 대화하고,

예술의 가치와 위로를 전달하며, 그 속에서 진심을 주고받는 새로운 문화예술 방식입니다.


'진심대면-한 사람을 위한 예술'에 선정된 서른 네 팀의 수기를 통하여 진심대면의 순간들을 전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진심대면의 새로운 소규모 문화예술 패러다임을 공유하고,

나아가 예술의 가치와 본질을 발현시키고 재난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기를 희망합니다.


한 사람, 한 가족의 관객을 마주하는 ‘진심대면’의 순간들을 대면해 보세요.


우리 생활 속에 지속적으로 만남과 교류가 있어야 하며 구성원 간의 유대감, 만족감, 성장을 느끼는 등 생산성을 지니고자 하였다. 이 가족은 중2, 고2 두 아들과 함께 생활하는 4인 가족으로 총 4회에 걸쳐 만남을 진행하였다. 도자기를 만들고 음식도 하면서 가족 간의 이야기를 나누고, 생활에 대해 나눌 수 있고, 가족끼리 함께하는 장을 만들고자 했다.




문화수용자 수기 | 직접 만든 가족 그릇들 - 진선기 님 가족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가족 간의 이벤트나 모임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부모는 가는 세월 아쉬워하며 함께 보내려는 시간을 위해 노력하지만 커가는 아이들은 점점 독립적으로 행동한다. 부모와 함께하기보다 또래들과 지내는 시간을 더 좋아한다. 처음 도자기 가족체험에 대하여 제의를 받았을 때 조금 망설였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상상하고, 제안에 응하게 되었다.



체험 첫날, 아이들을 이끌고 공방에 도착했다. 처음 비닐 앞치마를 두를 때, 둘째 녀석은 머뭇거리며 소극적이어서, 애써 재미있음을 강조하면서 달랬다. 지도 선생님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점점 재미에 빠져들었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단 하나뿐인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기쁨에 최선을 다했다. 특히 다양한 색깔의 점토를 이용해서 문양을 만들 때는 무척 고심하는 표정이었다. 후대에 남길 걸작을 만들고 싶은가 보다!


작품을 빚어서 모양을 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한 곳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다듬다 보면 다른 곳을 파손하기도 하고, 매끄럽게 다듬으려 하면 손톱자국이 남았다.



둘째 날 물레를 이용하여 그릇을 만들 때 아이들은 더욱 작업에 몰입하게 되었고, 서툰 작업으로 만들기와 허물기를 반복했다. 마치 영화에서 보는 체험을 하고 있다는 기분에 더욱 흥미로웠다. 표주박 형으로 만들다가 큰 사발을 만들기도 하면서 쉽게 모양을 바꿀 수 있는 매력에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



드디어 마지막 날, 작품이 구워져 모습을 드러냈다. 직접 떡볶이와 김밥을 만들고 어묵탕도 끓였다. 처음 만들어보는 떡볶이는 예상외로 너무나 맛있었다. 손수 만들었다는 기분 탓이었을까. 김밥을 사각형의 큰 접시에 담았을 때 자연스러운 멋도 함께 담겨 있었다. 시중의 접시처럼 정교하지 않으면서도 푸른색의 도자기에 담겨있는 김밥이 너무 보기 좋았다.


커다란 원형 그릇에 담겨 있는 떡볶이를 온 식구가 함께 즐기는 시간이 황홀감마저 들었다. 식구가 만든 작품을 집에 가져와서도 그릇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공들인 노력이 더해져 애착이 느껴지기 때문이리라.





예술인(단체) 수기 | 온 가족이 함께 도자기를 빚고, 마음도 빚고 - 문화예술복합공간삼구일일



진심대면의 취지는 한 사람만을 위한 예술 활동이었지만, 도자기 작업에서는 스토리가 있는 가족의 작업이었으면 하는 바람에 한 가족을 선택하게 되었다. 특히 사춘기 자녀들이 있는 가정에서 코로나19로 인하여 가족들이 외부 일정들을 함께하기 어려운 시간에 도자기란 공통 작업으로 가족들이 함께하고 각자 만든 식기로 가족의 테이블 셋팅을 하여 식사를 함께 나누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가족들이 즐겨 먹는 음식과 함께 나누는 시간과 모습들을 이야기해보며 진심대면 진행 과정에 대해 설명을 하였다. 각자 원하는 도자기 디자인과 그 그릇에 담고 싶은 음식들을 대화로 나누었다. 중학교 2학년인 동생과 고등학생인 형이 떡볶이와 김밥을 만들어 먹고 싶다고 하였다. 아버님은 막걸리 한 병을 한잔에 따를 수 있는 큰 컵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고, 어머님은 반찬을 담을 수 있는 나눔 접시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각자의 의견을 나눈 후 가족들은 각자 만들 그릇들을 디자인하고, 그 그릇을 만들 수 있는 간단한 기법설명과 제작방법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으신 후 모두 집중하셔서 작업을 마쳤다.



완성품이 나오기까지의 설명을 다시 한번 해드리며 그릇의 유약색상도 선택하고 건조와 초벌 그리고 재벌과정을 마치고 완성품을 첫 대면 하셨을 때의 표정은 부모님이나 자녀분들 모두 신기하고 만족하시는 모습이었다.


집에서는 늘 어머님이 만드는 음식을 먹기만 하였는데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서 파를 써는 방법과 재료를 넣는 순서를 알려주시며 서로 한입씩 먹여주며 맛보는 모습까지 모든 음식을 가족들이 함께해서 보기 좋았다. 음식을 만들어서 그릇에 담고 가족들이 함께 나누는 모습, 자녀들의 학원 시간과 아버님의 퇴근 후 늦은 귀가에 각자 먹고 여러 번 차려야 하는 식사 시간보다 즐거운 식사 시간의 모습이었다.



수용자의 아내 분께서는 아이가 둘이지만 둘 다 남자아이들이라 음식을 하는 것에도 서툴다고 생각하여 늘 음식을 해주기만 하셨다고 하는데 음식을 만들면서 ‘아이들도 잘하는구나, 종종 가족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하시며 새로운 도전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내 분 역시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각자 만든 그릇들을 포장하여 집으로 귀가하셨다. 뜻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지금 상황이 외부로 나가는 것도 힘든 상황이기에 올해는 가족과 함께하는 추억을 쌓는 게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씁쓸하기도 하고 사춘기를 지내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더욱 줄어들 것 같아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진심대면- 한 사람을 위한 예술’ 활동을 통해 추억을 쌓아 이런 부분이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전달되어 또 다른 정말 좋은 예술 활동으로 발전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이런 문화예술 활동들이 불특정 다수만을 위한 사업 진행에서 확대되어 다양한 분야로 많아지길 기원한다.




*더 많은 진심대면의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께서는 지지씨, 네이버, 유튜브에서 '진심대면'을 검색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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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코로나19 예술백신T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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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 속 문화예술계 지원 및 도민의 문화향유 기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