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영은미술관

가변영역 changeable area

2023-10-21 ~ 2023-11-19 / -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 12기 박형진 개인전 -



박형진_head-2310_마아가린, 크리스탈 클리어 레진, 판넬_270×330×330cm_2023


영은미술관은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영은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작가 박형진의 '가변 영역 changeable area' 展을 오는 10월 21일부터 11월 19일까지 개최한다. 박형진 작가는 가장 기본적이고 고정적인 것에 대해 고민한다. 작가는 대부분 한국의 많은 작가들처럼 입시미술을 거쳐서 미대에 진학하고 조각가로 활동 중이다. 대다수의 조각가들처럼 오랫동안 흙으로 무언가를 빚어내는 작업을 하며, 구상이라는 형식과 그것을 구현하는 방식, 개념의 협소함을 느끼며 이를 극복하고자 작품 이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재료에서 그 돌파구를 찾는다. 이번 전시는 재료라는 고정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하는 소재와 물성에 대한 결과로서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첫 번째 전시이다. ● 전시장에 들어서면 붉은 색의 거대한 형상이 보인다. 이는 인체의 얼굴, 두상이다.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재료와 그것의 추구에 대한 작가의 의지와 목적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오랫동안 손의 감각으로 형상을 만들어 낸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인식은 촉감이다. 무언가를 만졌을 때의 느낌, 그 재료의 촉감은 곧 텍스쳐(질감)이며, 이것에 의해서 원하는 질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작가는 구상의 방법론과 틀에 갇혀있다는 생각에 다양한 재료로서 형식을 극복하고자 했다. 기존의 미술재료는 그 의미가 고정되어 있기에 새롭고 낯선 것이 필요했고, 동시에 "고정성"의 부정에서 출발한 작품의 개념과 맞는 유연하고 가변적이고 고정적이지 않은 재료를 연구했다. 이 지점에서 찾은 것이 중장비 기계를 부드럽게 돌아가게 도와주는 공업용 윤활류인 구리스(gurisu, grease)이다.



박형진_2310-18_마아가린, 크리스탈 클리어 레진, 판넬_45×38cm_2023


박형진_2310-16_마아가린, 크리스탈 클리어 레진, 판넬_30×30cm_2023


박형진_2310-1_마아가린, 크리스탈 클리어 레진, 판넬_62×45cm_2023


작가는 스티로폼으로 깎아 만든 두상의 원형을 전시장 안에 들이고, 그 위에 구리스로 살을 붙여가면서 작업을 완성한다. 구리스는 기계의 마찰 부분이 부드럽게 돌아갈 수 있도록 쓰이는 끈적끈적한 성질을 가진 반고체의 물질이다. 온도나 쓰임에 따라서 액체가 될 수도, 고체가 될 수도 있는 이것은 가변성이 뛰어난 재료를 찾던 박형진 작가의 구상에 딱 들어맞는 것이었다. 관람객들은 어딘지 익숙한 얼굴의 형태와 재료에 대한 호기심으로 작품에 한 발 다가서게 되는데, 우리 모두의 고정관념처럼 고정되어 있을 것을 기대한 작품은 말 그대로 흘러내리는 형태를 갖고 있다. 그리고 "실제 전시 동안 두상의 형태로 표현된 구리스는 전시 동안 바닥에 떨어지거나 관람객의 호기심으로 원래 완성된 형태에서 점차 변형되다가 전시 후 다시 원래 구리스로 돌아간다." 라는 작가의 말처럼 전시장내에서 온도와 시간 등의 환경적인 조건에 따라 끊임없이 그 형태가 변화한다. 재료의 속성이 보여주는 이 변화는 구상작업이 가진 '고정성'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 개념과 형식에 대한 조각가로서의 고민과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 영원한 것은 없다는 근원적인 것에 대한 작가로서의 질문과 답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박형진_박형진_가변영역 Changeable area展_영은미술관_2023

박형진_박형진_가변영역 Changeable area展_영은미술관_2023

거대한 설치조각 한 점이 큰 존재감을 보여주는 공간을 지나 안쪽의 전시장에는 마가린과 구리스, 등 일상생활 속 유연한 질감을 가진 재료들로 인상을 표현한 드로잉 작품들이 있다. 몇 번의 터치로 표현한 인물 드로잉은 얼굴 이라는 주제로 작가 박형진의 이전 작업들을 암시하고, 조각가로서의 남아있는 습관을 보여준다. 또한 현재의 작품이 나오기까지 살아온 서사를 온전히 드러내어 작가가 살아온 작가가 살아온 인생, 작품을 하면서 가져왔던 고민들, 예술을 향한 고뇌와 한계를 넘어 숭고한 의지를 담아내어 이 모든 것들을 작은 드로잉 작품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상이 가진 편견과 고정관념에 대한 의문과 그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 작품이 우리 모두의 고정된 의식을 환기 할 수 있는 계가가 되길 바란다.


영상 출처 : 영은미술관 공식 유튜브 채널 

나는 우리가 규정하고 있는 존재에 대한 고정된 인식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 ... 우리는 특정 대상과 현상에 대하여 규정하고 인식을 고정하는데, 나는 이러한 과정에서 고정된 인식에 균열을 낸다. 따라서 나는 선택한 대상의 정체성(Identity) 자체의 경계를 흩뜨리며 간섭을 통해 원래 대상 이면의 진실을 드러내고 있다. ... 나에게 조각 재료의 물성은 존재의 유한성과 고정된 인식의 경계를 허무는 매개자이다. 나는 대상이 한시적으로 존재하는 재료를 이용하여 규정된 인식의 경계를 허물고 싶다. - 작가노트 中 ■ 영은미술관


2023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 개인展(12기)
위치 : 경기도 광주시 청석로 300 (쌍령동 8-1번지) 제 4전시장
관람시간 : 10:3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화요일 휴관
후원 : 경기도_경기도 광주시
주최,주관 : 영은미술관
문의 : +82.(0)31.761.0137, www.youngeunmuseum.org


글쓴이
영은미술관
자기소개
재단법인 대유문화재단 영은미술관은 경기도 광주시의 수려한 자연림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크게 미술관과 창작스튜디오로 구분되어 이 두 기능이 상호분리되고 또 호환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본 미술관은 한국예술문화의 창작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대유문화재단의 설립(1992년)과 함께 2000년 11월에 개관하였다. 영은미술관은 동시대 현대미술 작품을 연구, 소장, 전시하는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며 또한 국내 초유의 창작스튜디오를 겸비한 복합문화시설로, 미술품의 보존과 전시에 초점을 맞춘 과거의 미술관 형태를 과감히 변화시켜 미술관 자체가 살아있는 창작의 현장이면서 작가와 작가, 작가와 평론가와 기획자, 대중이 살아있는 미술(Living Art)과 함께 만나는 장을 지향목표로 삼고 있다. 종합미술문화단지의 성격을 지향하는 영은미술관은 조형예술, 공연예술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예술을 수용하고 창작, 연구, 전시, 교육 서비스 등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여 참여계층을 개방하고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문화촉매공간이 되기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