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영은미술관

이상한 나라의 택배기사 Knight in Wonderland 정혜신展 / CHUNGHAESHIN / 鄭惠臣 / installation

2024-03-23 ~ 2024-04-28 / 정혜신 개인전


정혜신_Still image hot glue on object_가변크기_2024


영은미술관은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되는 영은창작스튜디오 12기 정혜신 작가의 '이상한 나라의 택배기사 Knight in Wonderland' 展을 오는 3월 23일부터 4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접촉을 두려워하던 지난 날, 우리들은 배달이라는 '비접촉' 서비스에 의존하였다. 어느 날 어느 순간 이름 모를 택배기사가 집 앞에 놓고 간 박스가 쌓이는 풍경은 일상이 되었고, '전달'이라는 목적을 다한 택배상자는 폐기되었다. 정혜신 작가는 기능을 상실한 상자를 가져와 무작위적인 이미지를 붙인 뒤 글루로 덮음으로서 전시장에 또 다른 이야기를 담은 것들을 들여왔다. 흩어져 있는 상자들은 무대장치처럼 관람객들을 등장인물로 병치하여 이 낯선 풍경을 완성시킨다."혹시 그것들 사이의 은밀한 상관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인가? 그들 나름대로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것인가? 그들만의 언어로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들 안에서 대화하는 그런 공간? 현란한 환영과 같은 이미지들의 시끄러운 대화에 관심 없다면, 질료와 부피를 가지고 실재하는 상자가 가지는 존재의 무게감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글루로 뒤덮인 상자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성질의 변화는 상자 자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단지 조금 단단해지고 반짝이는 외형을 갖게 되는 것 뿐일까?



정혜신_Still image hot glue on object_가변크기_2024



정혜신_Still image hot glue on object_가변크기_2024



정혜신_Still image hot glue on object_가변크기_2024



정혜신_이상한 나라의 택배기사 Knight in Wonderland展_영은미술관 제2전시장_2024



정혜신_이상한 나라의 택배기사 Knight in Wonderland展_영은미술관 제2전시장_2024


글루를 상자 위에 겹겹이 덮는 행위는 매우 단순하며 반복적이다. 이 행위는 비생산적이며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예술이라는 영역에서는 이러한 과정은 필수적이며 미적 가치를 획득하는 것에 있어 괄목(刮目)할만한 비중을 갖고 있다. 마치 거미가 실을 뽑아내는 것과 같이 글루를 한 줄씩 쏘는 노동집약적인 행위는 과정을 넘어서 예술의 본질이 무엇이며 이 행위는 무엇에서 기원하는지 등의 정신의 영역을 오가며 철학적인 사고를 발현(發顯)시킨다. 이로써 완성된 결과물은 물질들의 존재감을 수면 위로 들어내며 막을 내린다. 작가는 물질을 연구하고 그 안의 소리를 듣는다. 더 나아가 이들의 고유한 존재감이 부각될 수 있도록 작가는 한발 물러서서 최소한의 개입을 시도하고 이들이 독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변에 즐비한 물질들은 개별적인 인상(印象)을 동반하는 반면 이들이 유한한 존재임을 반증하며, 인간 또한 자기 확장을 꿈꾸는 반해 한정된 틀 안에서 생활한다. 이것 또는 저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결정해야 하는 인생의 순리처럼 작가는 궁극적인 메시지를 던져 물질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저변에 깔려있는 근본적인 담론을 사유하고자 한다.우연한 계기로 예술가의 길로 전향한 작가의 삶처럼, 우리들은 단 1분 1초 이후의 상황도 예측할 수 없다. 그 누구도 깊게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매 순간은 일상에서 머무를 뿐 조금의 가치 혹은 의미를 획득하지 못한다. 정해진 틀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순수하고도 처절했던 작가의 태도는 우리가 놓치는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도록 만든다. 물질과 정신을 통섭(統攝)하여 시각화하는 과정 안에서 물질에 대한 가치는 확장되고, 작가는 자신의 방에 초대된 모든 이들이 스스로 탐구하여 작품과 능동적으로 교감하길 희망한다. 





Vol.20240323d | 정혜신展 / CHUNGHAESHIN / 鄭惠臣 / installation

바로가기 영은미술관 누리집





세부정보

  • 2024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 개인전(12기)

    주최주관/ 영은미술관

    후원/ 경기도, 경기도 광주시

    관람시간/ 10:3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화요일 휴관

    위치/ 경기도 광주시 청석로 300 (쌍령동 8-1번지) 제2전시장

    문의/ 영은미술관(+82.(0)31.761.0137

글쓴이
영은미술관
자기소개
재단법인 대유문화재단 영은미술관은 경기도 광주시의 수려한 자연림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크게 미술관과 창작스튜디오로 구분되어 이 두 기능이 상호분리되고 또 호환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본 미술관은 한국예술문화의 창작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대유문화재단의 설립(1992년)과 함께 2000년 11월에 개관하였다. 영은미술관은 동시대 현대미술 작품을 연구, 소장, 전시하는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며 또한 국내 초유의 창작스튜디오를 겸비한 복합문화시설로, 미술품의 보존과 전시에 초점을 맞춘 과거의 미술관 형태를 과감히 변화시켜 미술관 자체가 살아있는 창작의 현장이면서 작가와 작가, 작가와 평론가와 기획자, 대중이 살아있는 미술(Living Art)과 함께 만나는 장을 지향목표로 삼고 있다. 종합미술문화단지의 성격을 지향하는 영은미술관은 조형예술, 공연예술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예술을 수용하고 창작, 연구, 전시, 교육 서비스 등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여 참여계층을 개방하고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문화촉매공간이 되기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