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영은미술관

화양연화 In the Mood for Love 홍준호展 / HONGJUNHO / 洪準浩 / photography

2024-06-22 ~ 2024-08-04 / 홍준호 개인전


홍준호_After Albert Sardin #24_01_Line Mixed_01_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수집한 사진 건판에 컬러 토닝 후 프린트)_180×240cm_2024



영은미술관은 영은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영은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작가 홍준호의 『화양연화 In the Mood for Love』展을 오는 6월 22일부터 8월 4일까지 개최한다. 사진 매체는 현대인들에게 친숙하면서도 강력한 도구이다. 개인의 사적인 기록부터 사회를 고발하거나 예술적 표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에 걸쳐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복잡한 상황이나 아이디어를 직관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발명 이래로 인간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홍준호_After Grand Place #24_N_M_001_ 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수집한 사진 건판에 컬러 토닝 후 프린트)_60×46cm_2024




홍준호_After The Meiji Restoration #24_Am_01_M_28_ 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수집한 사진 건판에 컬러 토닝 후 프린트)_165×120cm_2024



작가 홍준호는 이번 전시에서 유리원판사진을 이용한 매체 실험의 일환을 선보인다. 유리원판사진은 셀룰로이드 필름이 발명되기 이전에 사용된 유리 필름이다(빛의 노출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셀룰로이드 필름 역시 사진 건판의 일종으로 볼 수 있지만 본 전시에서는 '은염 입자가 분산된 유리판'으로 범위를 제한한다). 1900년대 초까지 전 세계에 널리 보급되어 사용되었지만 깨지기 쉽고 연속 촬영이 불가하다는 단점으로 인해 점차 모습을 감추었다. 현재는 일부 사진가들에 의해서만 명맥이 유지되고 있으며 연구결과 또한 극히 드물다. ● 어느날 돌연 생과 사의 경계를 경험한 홍준호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여행 중에 우연히 원판사진을 발견했고, 마주한 사진 속 대상이 현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자신이 겪었던 죽음을 떠올리게 했다. 이는 작가로 하여금 원판사진을 이용한 작업으로 이끌었다.




홍준호_After In the Mood for Love #24_03_M_001_ 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수집한 사진 건판에 컬러 토닝 후 프린트)_121×94cm_2024




홍준호_After In the Mood for Love #24_06_M_001_ 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수집한 사진 건판에 컬러 토닝 후 프린트)_121×94cm_2024



희귀한 유리원판사진을 구하기 위해 작가는 해외 곳곳의 벼룩시장을 누빈다. 이제는 골동품이 되어버린 탓에 대부분 보관상태가 썩 좋지 않고 피사체와 촬영자에 대한 정보, 촬영 목적 등이 모두 불분명하지만, 애초에 사진 속 대상에 대한 정보는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존재했던 대상이 희미하게 남은 흔적을 새롭게 표현하는 데에 집중한다. 이러한 이유로 특정 대상이나 장면을 직접 촬영하는 것처럼 일반적인 작업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대신 여러 곳에서 수집한 원판을 스캔하고 색상을 수천 번 레이어링하여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 색상이 겹친 흔적을 이용해 마띠에르가 느껴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작가는 이것을 '촉각적 사진'이라고 부르며 기존 사진의 특성에 대한 도전적인 실험을 지속해나간다.



홍준호_After In the Mood for Love #24_M_001_ 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수집한 사진 건판에 컬러 토닝 후 프린트)_60×46cm_2024



홍준호_After The Meiji Restoration #24_plaster_01_01_ 디지털 잉크젯 피그먼트 프린트(수집한 사진 건판에 컬러 토닝 후 프린트)_67×47cm_2024



많은 사진들이 그 자체로 이미 결과물이며 대상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홍준호는 이를 작업의 '과정'으로 위치시킨다. 도구에 불과했던 사진이 독립성을 가진 하나의 개체로 등장하여 기존 체제의 역전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작가는 '비(非)사진적 사진'이라는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통해 매체에 대한 실험을 지속하며 사회 부조리나 삶과 죽음 등 인류를 둘러싼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홍준호의 작품을 통해 사진의 본질과 작가의 메시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홍준호_화양연화展_영은미술관 제4전시장_2024



홍준호_화양연화展_영은미술관 제4전시장_2024


"유럽의 벼룩시장에서 구매한 유리원판사진 속 인물이 누구인지 누가 왜 찍었는지 언제 찍었는지 명확히 알 수 없다. 아니 나는 애초에 궁금하지도 않았다. 그냥 사진의 역사 속에서 언급되는 원판사진이라는 자체가 흥미로웠고 사진 속 인물은 이미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내가 경험한 죽음과 연결된 고리가 있다는 것에 끌렸다." (작가노트 中)




Vol.20240622d | 홍준호展 / HONGJUNHO / 洪準浩 / photography


세부정보

  • 2024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 개인전(12기)

    주최주관/ 영은미술관

    후원/ 경기도, 경기도 광주시

    관람시간/ 10:3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화요일 휴관

    위치/ 경기도 광주시 청석로 300 (쌍력동 8-1번지) 제4전시장

    문의/ 영은미술관(+82.(0)31.761.0137

글쓴이
영은미술관
자기소개
재단법인 대유문화재단 영은미술관은 경기도 광주시의 수려한 자연림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크게 미술관과 창작스튜디오로 구분되어 이 두 기능이 상호분리되고 또 호환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본 미술관은 한국예술문화의 창작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대유문화재단의 설립(1992년)과 함께 2000년 11월에 개관하였다. 영은미술관은 동시대 현대미술 작품을 연구, 소장, 전시하는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며 또한 국내 초유의 창작스튜디오를 겸비한 복합문화시설로, 미술품의 보존과 전시에 초점을 맞춘 과거의 미술관 형태를 과감히 변화시켜 미술관 자체가 살아있는 창작의 현장이면서 작가와 작가, 작가와 평론가와 기획자, 대중이 살아있는 미술(Living Art)과 함께 만나는 장을 지향목표로 삼고 있다. 종합미술문화단지의 성격을 지향하는 영은미술관은 조형예술, 공연예술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예술을 수용하고 창작, 연구, 전시, 교육 서비스 등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여 참여계층을 개방하고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문화촉매공간이 되기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