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문화재단

홍순영 시집『귤과 달과 그토록 많은 날들 속에서』

경기문학 출간지원 부문 선정


귤과 달과 그토록 많은 날들 속에서

홍순영

푸른사상




일상에서 건져 올린 ‘카오스모스’의 세계


홍순영 시인의 세 번째 시집『귤과 달과 그토록 많은 날들 속에서』가 〈푸른사상 시선 190〉으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에서는 몸으로 체득한 일상을 토대로 삼은 ‘식물성’이 눈길을 끈다. 각 부로 나뉜 네 개의 이질적인 공간은 시인이 초점을 맞추려는 대상에 대한 시선의 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 대상을 비자연 대상처럼 취급함으로써 새로운 감각을 제시하는 시편들에는 비일상의 미학과 자연의 생명력을 예찬하는 일상의 미학이 공존하는 ‘카오스모스’의 세계가 들어 있다.




/본문 속에서/


귤과 달과 그토록 많은 날들 속에서


달을 만질 수 없어서

귤을 만진다


너는 노랗고 둥글다는 이유만으로

내게 와 달이 되고,

나의 손바닥에 붙들린 우주가 되고


이곳에서 차디찬 귤 하나를 들고

너의 이름을 부른다는 상상만으로

나는 둥근 목소리가 되지

허공에 뜬 비상구를 두고

너와 나는 가쁜 숨을 공유하지


달은 나날이 커지고


우리는 분명 저곳으로 사라질 수 있을 거야


분명하고 유쾌한 예언을 품고

하루를 굴리지

애써 말하지 못하는 눈사람이 되지


데구루루 굴러온 귤이 눈앞에 수북이 쌓이고

달은 하나, 둘, 셋……

아아, 이토록 많은 너와 나의 날들이라니


*


저자 홍순영

인천에서 나고 자랐으며 지금은 수원 화성행궁 인근에 산다. 시에 대한 갈증으로 뒤늦게 한신대 문예창작대학원을 졸업했고, 2011년 『시인동네』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비와 달과 커피의 포옹 속에서 여전한 허기와 부끄러움을 느끼며 세 번째 시집을 묶는다. 시집으로 『우산을 새라고 불러보는 정류장의 오후』 『오늘까지만 함께 걸어갈』이 있다.




도서정보

제목 | 귤과 달과 그토록 많은 날들 속에서

저자 | 홍순영

출간 | 푸른사상

출간일 | 2024년 6월 15일

종류 | 한국시/현대시

ISBN | 979-11-308-2150-4(03810)



*본 도서는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지원하는

2024 경기예술지원 기초예술창작지원-문학 분야 출간지원 부문 사업을 통해 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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