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길 경기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

일러두기

1. 이 원고는 논문이 될 수 없는 문장들로 되어 있습니다.

2. 이 원고의 내용은 경기천년사업의 여러 기본계획 및 실행계획의 내용들을 참조한 것입니다. 그래서 별도의 각주를 달지 않았습니다.

3. 2018년이 경기천년 본사업이 될 터이나, 이 원고는 2017년 사업내용만을 정리했습니다.

2018년, 경기천년의 의미

2018년은 고려 태조 왕건(王建)이 ‘고려’를 건국한 918년으로부터 1,100년이 되는 해이다. 고려는 발해를 아우른 최초의 실질적인 통일 왕조였다. 지리적으로 백제의 한성시대 이후 평양·공주·부여·경주 등으로 분산되어 있던 역사문화의 중심을 다시 한반도 중원의 경기권역으로 부상시켜서, 경기문화의 형성과 계승·발전이 현재까지 지속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1018년(고려 현종 9), 국도(國都) 개경을 중심으로 고려왕조의 수도권인 ‘경기제(京畿制)’를 실한다. 2018년은 ‘경기’의 정명(定名)이 이루어진 그때로부터 천년이 되는 해이다. 고려의 후삼국통일과 그 통일문화의 융합과정에 있어 개방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문화교류, 포용성과 역동성의 사회통합은, 향후 우리가 필연적으로 진행해야만 할 남북의 문화교류는 물론, 통일의 지향에 있어 반드시 귀감으로 삼아야 할 역사적 경험이다.

경기천년사업의 기획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경기정명 천년을 맞아 기획된 경기천년사업이 미래천년의 경기를 위한 새로운 도약이 되기를 바랐다. 이를 위해 기획된 것이 경기천년플랫폼이다. 1300만 경기도민이 참여할 수는 없으나, 31개 시군의 다양한 도민이 경기천년에 공감하면서 각자의 목소리로 경기천년의 미래를 제시하도록 ‘공유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이 그것이다. 경기천년플랫폼 외에도 기획사업과 슬로건&엠블럼을 개발하는 것이 2017년 사업의 핵심이다. 사업 초기에 세운 도민 공감형 사업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사업예시로 밝힌 사업들 중 일부는 세부 추진단계에서 명칭이 바뀐 경우도 있다.

경기천년사업을 위해 제시된 세 개의 키워드

경기도는 경기천년사업 추진을 위한 키워드를 제시했다. 첫째는 4차 산업혁명의 요소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오픈형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며, 셋째는 도민공감형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세 개의 키워드는 개별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서로 유기적으로 형성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구조를 갖는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의 요소를 반영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문화사업팀은 4차 산업혁명과 문화기획의 상관성을 고민하면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발견했다.

“4차 산업혁명은 기술보다 의사결정 혁명이다. 국민들의 의사가 실시간으로, 또 적은 비용으로 반영될 수 있는 새로운 정치 구조가 필요하다. 그 대안이 바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민주주의다. 다보스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양대 승자가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블록체인이라고 선언했다.” ― 이민화 KCERN(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KAIST 교수, 〈4차 산업혁명 핵심 ‘블록체인’ 행정혁신 가능성 무한〉, 《한경비지니스》, 2017.02.13. 참조

“플랫폼(Platform) 은 Plat과 Form의 합성어이다. Plat은 평평한 땅을 의미하고, Form은 그리스어로 이상세계(Idea)를 뜻한다. 즉, Platform은 평평한 이상적인 세계를 의미한다. 때문에 Platform내의 참여자는 모두 평등하고, 모두에게 공평하며, 모두가 행복함을 전제로 한다. 그래서 자생적인 생명을 가지고, 상호배려 원칙 속에 자율적으로 운영된다.” ― 최재홍 교수, <세계 최고의 플랫폼 ‘한글’의 교훈>, 《머니투데이》, 2013.10.15. 참조

경기천년사업은 4차 산업혁명의 요소를 반영한 도민공감형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한다. 도민들의 의사가 실시간으로 반영될 수 있는 새로운 의사결정구조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민주주의다. 삶의 현장에서 블록체인은 많은 도민들이 참여하는 공동체 직접민주주의로 실험된다.

경기도는 도내 약 16,000개 마을의 도민과 천년사업을 시작하고, 숙의하여 결정하며 펼치기 위해 1,6000명의 모티베이터(Motivator,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를 상상하는 ‘2017소셜픽션컨퍼런스 in 경기’를 31개 시·군에서 펼칠 예정이다. “사회적 상상이 모여 새로운 변화, 미래를 만든다”는 개념의 이 소셜픽션컨퍼런스를 통해 도민이 곧 미래 경기도를 만드는 문화기획자이며 주체라는 것을 퍼실리테이터(촉진자, 조력자)와 함께 그리게 될 것이다.

오픈플랫폼과 소셜픽션컨퍼런스에서 제안된 도민들의 수많은 제안과 의견들은 빅데이터 분석에 의해 천년사업을 위한 키워드로 추출될 것이며 그것은 구체적인 사업 실행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문화사업팀은 2017년 경기천년사업 전체의 목표와 핵심가치, 추진전략을 설정했다. 그 내용은 하단의 표와 같다.

경기천년플랫폼에 대하여

Q : 경기천년플랫폼은 왜 기획되었는가?

경기천년플랫폼은 경기천년의 의미를 경기도민의 이야기에서, 또 경기도민의 삶에서 찾는 그야말로 경청과 숙의의 과정으로 만들어지는 사업이다. 지난 경기천년을 만들어온 사람들과 앞으로 만들어갈 사람들도 모두 경기도민이기 때문이다. 도민이 직접 의견을 제안하고 숙의하는 공론장으로서의 경기천년플랫폼은 경기도 구석구석에서 직접민주주의의 씨앗을 심으며 경기천년의 역사와 의미를 되짚는다. ‘플랫폼’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회로 관계를 맺고 각자의 세계에 접점이 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기천년플랫폼은 윙카를 개조한 ‘이동식플랫폼’과 경기도 구석구석으로 도민을 찾아가 만나는 ‘오프라인플랫폼’,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한 ‘온라인플랫폼’ 등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Q : 어떤 사례가 있는가?

경기천년플랫폼처럼 시민참여형 숙의플랫폼 기반의 세계적 사례는 2012년 시카고에서 5,600명의 시민이 토론과 숙의를 통해 만들었던 문화플랜(Chicago Cultural Planning 2012)이 대표적이다. 시카고 시민들은 200개가 넘는 제안으로 시카고 문화발전계획을 최종 완성했다. 시카고 문화플랜처럼 참여하는 시민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는 물론, 다양성이 녹아든 각양각색의 인생 스토리는 경기천년의 미래비전에 녹아들어 경기도 31개 도시의 특색과 다양한 가치로 반영될 것이다.

Q : 경기천년플랫폼 어디까지 왔는가?

경기천년플랫폼이 운영 2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도내 20개 대학을 찾아 청년 대학생들로부터 정책제안을 받는 ‘캠퍼스투어’를 시작으로, 경기도 곳곳의 공원과 축제현장을 찾아 누비는 ‘팝업투어’도 어느덧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31개 도시의 각 지역에서 뿌리 내려 살고 있는 도민들과 함께 진행하는 ‘찾아가는 워크숍’(타운홀 미팅)도 15회를 진행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Q : 캠퍼스투어와 청년들의 제안은 무엇인가?

9월에 시작된 캠퍼스투어는 한 달 동안 대학생 서포터즈와 함께 쉴 새 없이 도내 대학교를 방문했다. 9월 5일 동두천에 위치한 동양대학교를 시작으로 9월 27일 안성 한경대학교까지 23일간 스무 곳의 대학교를 찾아 3401건의 제안을 받았다. 청년 대학생들은 등교를 위한 교통수단의 증설부터, 등록금과 장학금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경기도 전 지역에서 두루 공통적으로 교육, 관광·문화 등에 관한 내용으로 정책제안에 힘을 더했다. 지역별로 요구사항이 다변화하기도 했는데, 경기북부지역에서는 지하철 연착과 배차시간 조밀화에 대한 개선요구가 많았고, 경기 서부지역에서는 의료시설 부족, 청년수당 확대에 대해 확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경기중부에서는 공유자전거 도입 요구가, 또 경기남부에서는 부족한 도시 인프라와 대중교통에 대한 신설이 다수 거론되었다.

Q : 팝업투어와 제안들은 무엇인가?

캠퍼스투어가 대학교라는 특정 공간에서 20대를 만났다면, 팝업투어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 장소들이었다. 도내 주요 공원과 번화가, 관광지 등에서 현재까지 18회 진행된 팝업투어는 다양한 세대의 그야말로 의견들이 제안되었다.

찾아가는 지역과 행사의 성격에 따라 제안 내용도 다양했던 것. 공원에서 진행하는 팝업투어의 경우, 가족단위 방문객에 의해 자녀의 교육과, 안전한 육아와 관련된 이슈들이 많았고, 축제현장과 관광지에서는 주차문제나 문화시설의 확충과 다양화에 대한 목소리들이 수집되었다. 번화가에서는 쓰레기통의 추가 설치와 미세먼지에 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되었고, 직장인 밀집지역에서는 근로조건 완화, 심야버스 운행에 관한 요구가 많았다.

Q : 찾아가는 워크숍에서는 어떤 내용들이 제안되었나?

현재 ‘찾아가는 워크숍’은 15회가 진행되었다. 워크숍(타운홀 미팅)은 국제공인을 받은 퍼실리테이터(전문 회의촉진자)가 진행하는데, 이들은 결론을 제시하지 않고 현장에서 제시된 의견에 대해 토론을 촉진하고 의제를 도출하는 과정까지를 안내한다. 가장 먼저 찾아가는 워크숍의 포문을 연 곳은 과천시였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 관한 이미지를 그림카드로 표현하며 워크숍을 시작했고, 도시의 대형 지도위에 30년 후에 자신이 바라는 도시의 모습을 그렸다.

그리고 이어진 30년 후의 미래도시가 실현되기 위해서 우리가 더 살려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정리하며 자칫 이상적이기 쉬운 미래의 모습에 구체적인 방안을 더했다. 동두천 지역에서 진행된 찾아가는 워크숍에 참여했던 참가자 김흥래(사회적협동조합 몽실학교 간사)씨는 “‘찾아가는 워크숍’을 계기로 마을의 발전을 위한 시민모임이 시작되었다.”며 경기천년플랫폼 프로그램에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도내 31개 도시 전체를 찾아가는 이 워크숍은 11월에 투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권역별 워크숍, 그리고 도민창의대회까지

찾아가는 워크숍에서 수집된 각 지역별 의제들은 ‘권역별 워크숍’을 통해서 통합적 정책 아젠다로 더 다듬어진다. 경기도 전역을 6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의제별로 보다 심도 있는 내용으로 진행될 권역별 워크숍은 “유쾌한 테이블-여섯 번의 타운홀 미팅”이란 제목으로 진행된다. 11월 30일 동부지역을 대표하는 성남시를 시작으로 부천시, 의정부시, 고양시, 군포시를 돌아 12월 5일 수원시에서 워크숍을 마무리 짓고, 12월 17일에 도민창의대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목표는 문화민주주의 경기도!

도민창의대회에서 선정된 의제들은 2018년 경기천년 기념식에서 선언될 ‘경기 미래비전’을 위해 전문가들과 정제화 과정을 갖게 된다. 핵심은 도민이 제안한 의제들을 어떤 ‘문화적 계획’을 통해 실천할 것인가이다. 경기문화재단은 ‘문화적 계획’의 실천을 위해 2단계 지역문화 워크숍을 2018년에 진행할 예정이다. 이는 지역자치와 분권의 시대를 맞아 경기도의 문화민주주의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천년의 의미와 가치를 수렴하고 확산하는 그 이외의 경기천년사업은?

천년상상 콘텐츠 공모전-경기 더 모아: 천년경기를 주제로 한 도민 대상의 다양한 콘텐츠 공모전이다. 만화(웹툰), UCC(사진, 영상), 이모티콘, 포스터 등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청년DMZ답사단: 경기도의 미래 세대들이 DMZ를 답사하고, 통일 중심지로서의 경기도를 인식하고 고양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도내 청년 대학생들이 그 대상이고, 캠프 그리브스에서 1박 2일 코스로 진행된다.

경기천년소풍타운: 홀미팅의 일환으로, 도민의 경기도 미래정책에 참여하는 사전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다. 경기상상캠퍼스의 ‘포레포레’, 경기도 신융합타운 기공식에서 진행되었다.

미디어파사드전시 :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에서 진행될 미디어파사드 전시는 경기천년의 미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기획되었다. 천지인의 개념으로 기획된 전시는 3명의 미디어아티스트가 경기천년을 미학적으로 해석해 보여줄 예정이다.

경기천년 기록 아카이브 : ‘경기에서-천 개의 기억’(가제)로 기획된 이 사업은 999년이 되는 올해부터 1,000년이 되는 내년까지 경기도 전체를 기록하는 대규모 아카이브 사업이다.

경기천년 서포터즈로 활동하고 있는 대학생들

CF형 홍보영상 : 작가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화제와 이슈를 만들어 낼 15초 분량의 홍보영상물이다. 실사촬영 및 그래픽영상, 텍스트 등을 이용해 만든다.

내가 사랑하는 경기 : 경기도의 마을, 유적, 맛집, 명소, 사람을 기록하는 다큐 영상물이다. 특히 ‘사람’분야는 도민은 물론, 유명인사 등 다양한 경기도인을 인터뷰로 취재해 영상물로 제작하게 된다.

경기그레이트북스 : 경기도의 빛나는 인문정신을 교양도서로 기획하는 출판물 사업이다. 올해는 경기 역사 속 문화사를 주제로 국문판 3권, 영문판 1권을 기획한다.

경기 새천년 맞이–천년 축제 : 2017년 12월 31일, 경기상상캠퍼스에서 ‘경기 새천년 맞이-천년축제’로 전야제 및 제야행사가 진행된다. 지역주민은 물론, 경기도민 모두와 함께하는 화합과 소통의 장으로 기획된다.

경기천년 과정 아카이브 : 경기천년사업의 추진 과정을 기록하는 아카이브 사업이다. 공공적 문화기획으로서의 경기천년사업을 기획단계에서, 준비, 진행, 마무리 등의 전 과정을 기록한다. 향후, 경기천년 아카이브이자 콘텐츠로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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