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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검복리와 검북참

조선시대의 역참제


<길 위의 이야기>는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 옛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스토리북입니다. 서울과 지방을 연결하는 중요한 도로 중 한 곳이었던 남한산성 옛길은 조선시대 왕의 행차길이자 떠돌이 보부상의 생계를 위한 길이었고, 지방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올라오던 길이었습니다. <길 위의 이야기>는 남한산성 옛길에 새겨진 발자국을 따라 우리 선조들의 삶과 정신을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한양가는 길에 잠시 머물다


검복리 장승


남한산성 옛길이 지나는 남한산성 동문 밖에는 검복리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검복리는 해당 지역에 위치했던 검북참에서 그 지명이 유래했는데, 검북참은 고려와 조선시대에 이용한 역참제에 의해 설치된 역참 중의 하나입니다. 역참이란, 역과 참의 복합어로서, 전통시대 교통과 통신을 담당하는 기관을 말합니다. 검북참은 남한산성 옛길을 이용하여 지방에서 한양으로 올라가는 도중에 남한산성 행궁을 거치기 전 머물 수 있는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반인은 역참을 이용할 수 없었기에 사설업소인 주막을 주로 이용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조선후기에 주막이 빠르게 활성화 된 것으로 보입니다. 검북참이 위치했던 검복리에도 이런 전통을 계승하듯이 많은 식당들이 성업 중에 있습니다. 현재 검복리에서 역참과 주막은 사라졌지만 지나가던 길손을 맞던 장승 만은 아직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답니다.



조선의 교통·통신제도, 역참제



마방집


조선시대의 역참제도의 핵심인 역은 중앙과 지방의 공문서를 전달하고 공공 물자를 운송하며 사신왕래에 따른 영접과 숙박제공 등을 담당하였습니다. 그러나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의 파발제가 도입되면서 변경의 군사정보 등 군사·통신기능은 파발이 담당했고, 역은 진상이나 공물 등 관수물자의 운송을 위한 교통로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조선은 원나라에서 검증되고 고려에서 도입한 역참제를 유지하려고 부단한 노력을 하였습니다. 해가 갈수록 제도의 각종 폐단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보다 우수한 교통·통신제도를 대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역참제를 끊임없이 쇄신해가며 유지하려 애를 씁니다. 하지만 근대화의 물결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 조선이 끝까지 유지하려 노력했던 역참제도는 1895년을 끝으로 폐지됩니다.



소가 끄는 마차



2륜 우차-소달구지


조선시대의 교통·통신제도인 역참제는 문서 전송, 관리나 사신의 행차, 운수를 뒷받침하기 위해 설치된 조직적인 교통체계였습니다. 공무로 여행 중인 사람은 역에서 말을 빌려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선후기로 갈수록 말을 사사로이 이용하거나 무단으로 이용하는 폐단이 늘고, 비용문제 때문에 역참 자체의 운영이 곤란해지면서 말의 수급이 불안정해집니다. 도로를 이용해 물류를 운송하는 경우 바퀴 두 개 달린 ‘소달구지’가 아닌 바퀴 4개가 달린 마차를 소가 끌게 했습니다. 그런데 소가 끄는데 왜 마차냐구요? 당시 마차는 말이 끌어도 되고 소가 끌어도 되는 수레였습니다.



공무여행의 말 이용증, 마패



말의 숫자가 새겨진 마패 전면|출처_경찰박물관



역에는 말을 대기시키는 마방이 있어 공무여행을 하는 관리들이 조정으로부터 발급 받은 마패를 제시하면 지친 말을 새 말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각 역의 역마를 사용하려면 마패라는 증명이 있어야 하는데, 마패 한 면에는 품위에 따라 탈 수 있는 말의 수가 새겨져 있고 다른 면에는 연호(년, 월, 일)와 상서원인(尙瑞院印)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긴급한 경우 수시로 말을 지급하는 수시급마(隨時給馬) 규정도 있었는데요, 능행차가 있는 경우 각 임금의 능에 바칠 제사물품을 운반할 때나 각 진영의 대장, 통역사인 역관, 징병장교인 압공인에게 말을 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수시급마 규정은 결국 역마를 남용하는 폐단을 불러 역마제도가 문란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한편 마패를 파손하거나 분실하면 곤장 90대에 2년 동안 걸어다녀야 하는 형벌이 내려졌습니다.



사신이나 관리들의 발이 되는 말을 키우는 곳, 마방



마방집


마방은 말을 키우는 곳간이라는 의미로, 일종의 마구간을 말합니다. 오가는 사신이나 국가 관리들에게 상서원에서 발급하는 마패에 따라 마필을 제공하였습니다. 이 마필을 사육하기 위해서 각 역에서 마방(마구간)을 설치하였던 것입니다. 간략하게 마방의 규모를 살펴보면 적게는 두세 마리부터 많게는 수십 마리까지 말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준비된 말의 수와 역참의 마방 크기는 해당 옛길의 중요성에 따라 달라졌습니다. 역참제가 폐지된 1895년 이후 전국 대부분의 역참은 헐려 사라졌기 때문에 큰 규모의 역참과 마방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내부가 개조되기는 하였으나 중대 규모의 역참 크기를 실제 남아있는 건물로 짐작할 수 있는 곳은 ‘하남마방집’식당이 거의 유일한 곳으로 보입니다.



information

  • 길 위의 이야기

    발행처/ 경기도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

    발행일/ 2017년 11월

    총괄/ 이지훈(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 센터장)

    기획 및 진행/ 채치용(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 선임연구원) / 박다슬(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 연구원)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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