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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만화로 읽는 조선사의 생생한 감동들

인문 분야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리뷰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경기천년을 기념하여 ‘새로운 경기’로 나아가기 위해 도민의 생각의 틀을 확장하고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별 우수 도서 100선을 선정하였습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추천과 심의로 경영경제, 과학, 문학, 문화, 사회, 아동, 인문의 7개 분야에서 200선이 엄선되었고, 10대부터 50대 이상의 경기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최종 100선이 선정되었습니다. 선정된 책들은 도민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것들로, 읽을거리를 찾는 도민에게 실질적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최종 선정된 경기그레이트북스 100선은 경기문화재단 홈페이지(www.ggcf.kr), 경기천년 홈페이지(ggma.ggcf.kr) 및 경기문화콘텐츠플랫폼 GGC(ggc.ggcf.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박시백 지음, 휴머니스트, 2015









만화로 읽는 조선사의 생생한 감동들


신병주 - 건국대 사학과 교수






조선 세종 때인 1434년 설순 등은 왕명을 받아 중국과 우리나라 역대의 충신, 효자, 열녀의 행적을 정리한 『삼강행실도』를 편찬하였다. 『삼강행실도』가 이전의 책과 다른 것이 있다면 그림을 앞에 두고 행적을 뒤에 적은 것이다. 한자를 모르는 백성이나, 설령 한자를 안다고 해도 내용의 핵심을 빨리 파악하게 하기 위해 ‘그림’이라는 도구를 적극 활용한 것이니, 조선시대 국가에서 편찬한 공식 ‘만화책’이라 해도 좋을 것 같다. 이처럼 만화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쉽게 그 내용을 전달해 주는 강점이 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재이자, 1997년 유네스코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한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시대 역사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조선시대 판 타임캡슐이다. 박시백 화백은 그 내용에 감동을 받고, 모든 열정을 담아 『조선왕조실록』을 만화로 그리는 작업에 매진을 했다. 2001년 『태조실록』 부터 시작된 10년 이상의 성과물들은 2013년 20권 『망국』을 집필하면서 완성되었다. 완간 2년 후인 2015년 개정판을 냈는데, 개정판에서는 표지와 본문 디자인에 변화를 주어 가독성을 높였다. 여러 번의 교정과 수정 작업에도 일부 남아 있던 오자들을 바로잡았으며, 고증 작업을 강화하여 오류가 발견된 부분은 새롭게 그렸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해전과 관련한 내용, 행주산성의 형태 등 독자들의 세밀한 지적도 반영했다. 각 권의 말미에 수록된 연표 ‘조선과 세계’를 통해 조선의 주요 사건과 세계사의 주요 사건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했고, 『조선왕조실록』 영문 소개와 각 권의 영문 요약문을 실었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시대 사관(史官)들이 당대 왕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고 담아낸, 조선왕조의 유일한 정본 기록으로, 조선의 역사를 이해하는 최고의 원형 자료이다. 그러나 번역본만 보더라도 평균 300페이지의 책 400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어 연구자를 제외한 일반 독자들은 쉽게 접근하기가 힘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시백 화백이 『조선왕조실록』의 핵심 내용을 20권의 만화로 재탄생시킨 작업은 큰 의미가 있다. 출간 이후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대중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고, ‘대하 역사 만화’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역사를 다룬 만화는 이 책 이전에도 많이 나왔다. 어린이나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여 출간된 역사 만화책이 상당수 있었으며 그중에서 조선시대를 다룬 책 역시 적지 않다. 그러나 주로 특정 인물과 시기를 한정하여 그린 일반적인 역사 만화와는 다르게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건국부터 왕조의 멸망까지 조선 전체를 다루고 있다. 또 그 내용의 원천도 기존에 나온 역사서와 달리 실록 사료를 기본으로 삼아 다른 역사 만화와 차이를 보인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완간되어 많은 독자는 정사(正史) 『조선왕조실록』의 방대한 기록을 쉽고 편안하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개 만화하면 재미를 우선으로 하고 역사적 사실은 뒷전이라는 선입견을 갖기 쉽지만 이 책은 좀 다르다. 『조선왕조실록』의 내용을 바탕에 두고 만화 구성을 하였고, 역사학자들의 연구 성과도 적극 반영하였다. 오히려 역사학자들 보다 많은 공부를 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앞부분에는 등장인물을 그림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충분히 실록을 읽고 인물을 그린 만큼 역사 속 인물의 특징과 매우 닮았다. 연산군이 종기로 고생하고 얼굴에 부스럼이 많았다는 기록에 착안하여, 연산군의 얼굴에 반창고를 붙여 놓은 것이나, 조광조가 매우 미남이었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인물을 훤하게 그려 놓은 것도 재미있다. 필요한 경우 해설 부분에 박시백 화백 자신의 모습을 군데군데 그려놓은 점도 흥미롭다. 각 책 끝부분에 첨부된 실록 연표와 ‘도움을 받은 책들’은 책의 신뢰성을 높여준다. 역사적 객관성을 최대한 견지했기 때문에 역사를 전공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일반인이나 청소년,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가진 어린이 누구에게나 이 책을 적극 권하고 싶다. 만화로 구성하여 쉽게 조선시대 역사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는 최고의 수작(秀作)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최근 학계의 연구 성과도 다수 반영하고 있다. 『명종실록』에서는 퇴계 이황과 더불어 영남학파의 양대 산맥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남명 조식에 대해서 많은 내용을 할애하고 있으며, 영조 시대 하면 가장 관심 있게 떠오르는 대목은 바로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죽음인데, 『영조실록』에서는 사도세자의 죽음을 영조의 이례적인 장수(長壽)라는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 대개 사도세자의 정신병이나 영조와 사도세자의 정치적 갈등이 죽음을 불러왔다고 소개하기도 하지만, 근본 원인을 영조의 세손 정조에 대한 믿음으로 보고 있다. “세자가 제거되어서 세손이 승계한 것이 아니라 세손의 승계를 위해 세자가 제거된 것이다”라고 한 내용에서는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순조실록』에서 정순왕후의 수렴청정 시기를 다룬 부분에서는 정순왕후의 언교와 그녀의 정치 행적을 면밀히 파악하여 정순왕후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하고 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언뜻 상반될 수도 있는 ‘재미’와 ‘역사 공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확실히 잡은 책이다. 그것도 실록이라는 정사를 바탕으로, 역사학자 못지않은 내공의 박시백 화백이 집필했다는 점에서 신뢰성을 더한다. 각 권은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따로 보아도 좋고, 연속적으로 보면서 역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도 있다. 최근 「미스터 선샤인」 「사도」 「남한산성」 「대립군」 「밀정」과 같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다양하게 선을 보였는데, 이 책을 펼쳐 놓고, 영화나 드라마 속 진실과 허구를 찾아보는 것 또한 쏠쏠한 재미가 있을 것이다. 1권 『태조실록』부터 20권『망국』까지 조선의 역사를 만화로 표현한 책,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풍부한 콘텐츠와 더불어 역사에 대한 혜안은 이 책이 지니는 가장 큰 미덕이다. 많은 독자가 이 책을 읽으면서, 조선시대 역사의 흐름을 쉽고 정확하게 접해 볼 것을 권한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왕으로 산다는 것』

신병주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2017


『조선왕조실톡』(전7권)

무적핑크 지음, 이마, 2015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박영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2017








신병주 - 건국대 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 및 대학원을 졸업했다. 규장각 학예연구사를 거쳐 현재 건국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문화재 재단 이사, 문화재청 궁능활용 심의위원이다.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를 전공하고 있으며, 역사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KBS 1 TV에서 「역사저널 그날」과 KBS 1 라디오 「글로벌 한국사 그날 세계는」을 진행했으며, 현재는 KBS 1 라디오 「신병주 교수의 역사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조선산책』, 『책으로 보는 조선의 역사』『왕으로 산다는 것』『고전소설 속 역사여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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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최/ 경기도

    주관/ 경기문화재단

    선정위원/ 한기호 위원장(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김종락(대안연구공동체 대표), 장은수(편집문화실험실 대표), 강양구(코리아메디케어 콘텐츠본부장), 김세나(콘텐츠큐레이터)

    진행/ 김세나(콘텐츠큐레이터), 윤가혜(경기문화재단), 김민경(경기문화재단)

    문의/ 문화사업팀 031-231-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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