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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손의 반딧불 축제 모니터링 "반딧불 축제"

[경기문화재단] 경기생활문화플랫폼

내손의 반딧불 축제 모니터링

"반딧불 축제"



버스에서 내리자, 주택 재개발 사무실과 부동산이 보였다. 처음 와 본 낯선 동네, 도로 앞 개발을 알리는 간판들로는 어떻게 동네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한 발 두 발 마중 나온 포스터를 따라 동네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반딧불 축제>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 내가 알고 있던 도시의 흔한 ‘중앙공원’들보다 작고 낮은 곳에서, 노랗고 유쾌한 무언가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축제 현수막 너머에는 축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어릴 땐 집 앞 놀이터에만 나가도 축제 같은 기억이 있었는데, 정말 동네 놀이터에서 축제를 하고 있었다. 아기자기하게 준비된, 작지만 좁지 않은 공간에서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다니며 미끄럼틀을 타기도, 어른들과 함께 체험 활동과 공연을 즐기기도 하며 각자의 방법으로 어울려 놀고 있었다. 한눈에 그립고 반가운 유년시절의 기억이 끓어올랐다. 알록달록한 안내부스 앞에서 여러 가지 체험과 전시,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친절한 안내를 입장권처럼 받아들고 축제 속으로 들어갔다.



첫 번째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종이로 만드는 크리스마스 집 조명 만들기’였다. 집 모양의 종이 전개도 위에 여러 가지 모양을 그린 후, 칼로 하나하나 오려내고 테이프로 조립하는 간단한 방법이었지만, 한 땀 한 땀 정성이 많이 드는 과정이기도 했다. 필자는 별 모양, 달 모양, 욕심껏 그린 그림들을 오리며 함께 앉아 축제를 즐기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자녀들과 함께 조명을 만들고 있던 한 가족은 <반딧불 축제>를 기획하신 박준하 작가님의 ‘목공 업사이클링’ 수업을 계기로, 이웃 도시 안양에서 찾아오셨다고 한다. 화창한 날씨에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들을 하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고 보니 정말 자녀와 축제를 즐기는 참여자분들이 많았다. 공원은 축제를 즐기는 부모들과 자녀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축제를 운영하고 있는 부스 담당자는 축제가 진행되고 있는 중앙공원 놀이터가 20년의 분쟁 끝에 재개발되는 위치에 있다고 말하였다. 이에 마을 주민들과 다른 지역의 참여자 모두 몹시 아쉬워하고 있다고 전하였다. 곧 사라지게 될 마을의 중심지인 중앙공원 놀이터는 그동안의 시간과 역사를 생각하게 했다. 이곳에 도착한지 한 시간도 안 되었지만, 종이 집을 오리고 붙이는 손길에 애틋한 의미가 더해졌다.



한 손에는 열심히 만든 조명을, 다른 한 손에는 축제의 묘미인 먹거리를 들고 다시 축제를 누비기 시작했다. 업사이클링을 주제로 하여 프랑스자수를 이용한 에코백 꾸미기, 머그컵 디자인하기, 못 쓰는 자투리 나무로 목공 체험하기 등 다양한 부스가 운영되고 있었다. 축제를 기획한 <내손의 반딧불> 단체가 그동안 주민들과 함께 진행해 온 생활문화 워크숍 활동들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축제 3주 전부터 매일같이 만나 기획하고 준비하셨다는 각 부스별 담당 선생님들 역시 업사이클링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셨다. 특히 목공 업사이클링 수업에 대한 자부심이 크셨는데, 무료로 운영되는 강좌임에도 수준 높은 수업을 들을 수 있다며, 수업을 통해 의미 있는 축제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을 만족해하셨다. 필자 역시 부스 옆에 전시된 목공 업사이클링 작품들을 감상하며, 그분들의 기분에 공감할 수 있었다.



5시, 해가 기울어질 무렵에 건반을 연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얼른 자리를 잡고 공연을 시작한 <모노 앤 보나>의 감성적인 노래에 귀 기울였다. ‘어디에든 있다’라는 노래로 시작한 공연은 ‘가을이 오면, 바람이 불어오는 곳, Top of the world’로 축제의 계절감을 물씬 느끼게 해주었다.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영화인 <알라딘>의 주제곡도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의 마음을 빼앗기 충분했다. 뒤이어 박세영 바이올리니스트의 서정적이고 열정적인 바이올린 연주도 모든 연령층의 호응과 앵콜을 불러일으켰다.


해가 지고 쌀쌀해진 저녁 바람에도 따뜻하게 이어지는 노래를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놀이터 건너편에 있는 고층 아파트들이 눈에 들어왔다. 축제를 밝히고 있는 동네의 소박하고 온기 어린 불빛들이 사라지게 되면, 이곳도 곧 저렇게 높고 화려한 불빛들로만 가득하겠다고 생각하니, 축제의 막바지가 더욱 아쉽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축제의 끝 무렵, 행사를 기획한 <내손의 반딧불> 단체의 김수경 대표님을 만나 반딧불 축제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표님은 사람도, 희망도 함께 모여야 반짝일 수 있는 것처럼 축제 역시도 지역 주민과 소통하며 함께 반짝일 수 있는 행사로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6년 전, 작가로서 처음 만났던 내손동이 낯설고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살면서 조금씩 예쁜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이제는 이 동네와 지역 주민들에게 매력을 오롯이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내손의 반딧불> 대표직을 맡으며 쌓아온 동네 어머님들과의 끈끈한 관계로 내손동에서의 마지막 축제를 아름답게 장식하고자 노력했는데, 그 의미가 행사에 잘 녹아든 것 같아 다행이라는 소감을 밝혀주었다.


이어 박준하 작가님께 <내손의 반딧불> 단체의 활동 의미를 물었다. 이에 “반딧불이 전기나 조명처럼 눈부신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어두운 곳에서 희망과 위안될 수 있다. 생활문화도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내손동에서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소통하며 의미 있는 활동들을 지속해가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재개발되고 있는 내손동에 희망과 위안이 되고 싶다.”라고 전하였다.


(지난날의, 앞으로는 없을 구 생명교회 정류장)


마지막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나오며 토요일의 한나절을 보냈던 내손 중앙공원에서의 시간들을 회상했다. 이제는 내게도 다시없을 추억이 되었다는 헛헛함이 느껴졌다. 지난날의, 앞으로는 없을 舊.


바로 오늘, 생명처럼 생생하게 살아있던 것들을 이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철거를 앞둔 동네에서 버려진 폐기물을 작품으로 만들어 사라지는 것들에 의미를 기록하고 있는 <내손의 반딧불> 단체와 내손동 주민, 예술가들의 세심한 생활 속 지혜와 예술적 움직임들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마지막 정류장을 떠나올 수 있었다.


※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사업 안내 (하단 링크 참조)

http://ggc.ggcf.kr/p/5d8b82367048904d2c0c8637


○ 작 성 자 : 이은혜


 활 동 명 : 2019 생활문화 취재단


○ 활동내용 : 경기문화재단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사업 현장 취재


생활문화 취재단은 '경기생활문화플랫폼'과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의 사업 현장을 취재하여

경기도내 생활문화 현장을 더 많은 도민들에게 전달 및 공유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경기상상캠퍼스
자기소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산책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상상캠퍼스는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하는 모두의 캠퍼스라는 미션과 함께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