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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와 지역학

경기학통신_6(2020.05.12)

‘지역주의’와 지역학


2020. 5.12


  우리나라에서 지역주의라는 말은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지역감정이라는 말로 등치하기도 합니다. 중요한 선거 때마다 지역이 거론되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들도 있습니다. 또한 많은 이들이 여기에 휘둘림으로써 지역주의는 ‘망국적인 고질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사실 지역주의(regionalism, 또는 지방주의)의 사전적인 의미는 ‘중앙에 대하여, 지역의 독자성과 특수성을 살리고 지역 내의 자치성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지방분권주의’로 부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어느 한 지역이 중앙 정부에 대하여 독자적인 정치ㆍ경제적 권한과 권리, 제도적 지위를 획득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고, 한편으로는 지역공동체의 고유성이나 지역적 정체성을 국가적 동질성에 흡수당하거나 종속되는 것으로부터 방어하거나 보호하려는 지향을 의미합니다.


  세계사에서 지역주의는 산업화와 함께 근대 국민국가가 정착하는 19세기 후반에 등장하여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활발하게 전개되었습니다. 일정 영역에서 국가의 공권력 독점과 정치ㆍ행정의 일방화(一方化)는 지역의 이해와 상충하거나 지역특수성과의 갈등을 촉발시켰습니다. 여기에는 종족적, 언어적, 역사ㆍ문화적, 사회ㆍ경제적 속성을 기반으로 지역의식이나 지역정체성을 의미하는 ‘공동체’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지역주의는 무엇입니까? 근래에 ‘지역감정’, ‘지역패권’, ‘지역분할’이라고 불리면서 패악으로 낙인찍힌 지역주의의 근원은 어디일까요? 혹자는 고대 삼국의 대립, 고려의 ‘훈요십조’, 조선의 지역차별 등을 들면서 역사적 뿌리를 찾기도 합니다만 이것은 지역이라 볼 수 없거나(삼국시대), 중앙의 파벌다툼에(고려ㆍ조선)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우리는 고려시대 이후 중앙의 헤게모니가 크게 강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조선 후기에 들어서는 성리학적 기본질서와 그 문화가 말단 지방(지역)까지 장악함으로써 극단의 비대칭적인 중앙과 지방의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지역의 ‘타자화’(他者化)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1980년대 유행어인 “지방방송은 꺼라”라는 말은 중앙에 대한 지방의 타자화를 한마디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나도 오랫동안 중앙집권체제에 물들어 있어 지방 또는 지역이 갖는 주변부성에 익숙해져버린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지역주의는 구습, 적폐, 사회통합의 걸림돌, 민주주의의 적과 같은 타파의 대상이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1세기는 ‘지방화시대’라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서울과 지방이 골고루 잘 살아야 한다는 당위론도 제기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중앙 헤게모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주민 구휼(救恤)에 앞장선 것은 지방이었습니다. 경기도 등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재난지원금 또는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함으로써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도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지방이 자율적으로 행사한 권한에 대한 불만도 표출되었습니다. 정부 방침에 따라야한다느니 각 지방마다 지원 금액이 달라 형평성에 어긋나느니 하면서 지방의 자율과 권한을 거리낌 없이 쉽게 폄훼합니다. 중앙 중심적 사고의 한계와 함께 이미 법제화된 지방자치에 대한 몰각과 무지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와 미래에 대한 진단ㆍ전망은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서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 분할과 분점의 시대가 열렸다는 점입니다. 이제 소수를 배불렸던 독점과 집중의 가치는 크게 낮아지고 구태가 되었습니다. 나라의 균형발전은 중앙과 지방의 비대칭적 구조를 바로잡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지역이 올바른 자리를 잡고 중앙과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탐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지역학 연구입니다. 지역학은 그곳의 역사, 문화, 지리, 사회ㆍ경제를 천착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현재와 미래 발전의 단서를 제공합니다. 미래에 대한 지역의 창조성은 지역학의 확립과 발전을 통해 자극 받게 될 것입니다.


글 : 이지훈 경기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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