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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룸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서의 미술관(1)

황정인

교육용 자료 배급에서 온라인 공개 수업까지



교육으로 실현하는 공공의 가치

2015년 9월, 국제연합(UN)은 2030년까지 전 세계가 함께 관심을 갖고 노력하며 실천에 옮겨야 할 17가지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발표했다. 17가지의 목표는 빈곤, 질병, 교육, 여성, 난민과 같은 보편적 사회문제에서부터 기후변화와 환경오염과 같은 환경문제, 주거, 고용 등의 경제문제를 폭넓게 아우른다. 이 중 4번째 주요 목표로 설정된 양질의 교육(Quality education)은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이 공평하게 보장되고, 평생 학습의 기회가 제공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세계의 주요 문화예술기관들 역시 공공재인 미술관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꾸며 전시 주제 개발에서부터 전문가 채용, 국제학술행사, 워크숍 등의 프로그램 기획에 이르기까지 국제사회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미술교육은 소장품 수집, 전시에 이어 미술관이 공공기관으로서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능중 하나로, 평생교육기관으로서의 미술관의 역할과 기능을 가장 잘 보여주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 유엔이 제시한 17가지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소개 영상 - 


하지만 코비드19(COVID-19)로 인해 국제 사회 전체가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서, 올해 4월말에는 약 170여개국 교육기관이 등교 금지 조치를 취했고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약 15억명의 학생들이 영향을 받았으며*, 문화예술기관에서 준비한 각종 프로그램도 모두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었다.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유네스코(UNESCO)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국제 관계 공조 아래 극복하고자 지난 3월 세계교육연합(The Global Education Coalition)을 발족하여 배움은 멈추지 않는다(#LearningNeverStops)는 구호 아래, 교육 관련 최신 정보와 대응책을 발 빠르게 공유하면서 세계 각국의 교육계 복구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코비드19로 인한 교육계 영향을 UN이 제공하는 통계 자료를 통해 일자별로 확인할 수 있다. https://en.unesco.org/covid19/educationresponse


- 코비드19가 SDGs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명한 글로벌 시티즌(Global Citizen) 커뮤니티의 영상 -


다행히 한국은 전국적으로 정부의 방역지침과 개인의 위생 관리를 철저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다른 국가들에 비해 일상생활이 비교적 가능한 상황이며, 문화예술계에서도 활동이 점차 복구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이와 같은 위기 속에 미술계 내부에서는 온라인 콘텐츠 개발이 시급함을 인식하고, 전시, 교육, 연구 영역에서 온라인 콘텐츠 개발 방안을 긴급하게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술관 홈페이지는 전시장의 개방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관객과의 유일한 소통 창구로 기능하고 있다. 그러면 미술관에서 소통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문화예술콘텐츠는 무엇이며, 그것을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은 무엇인가? 미술교육과 온라인 환경, 이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감상을 넘어 배움으로
미술은 단순한 미적 감상의 대상을 넘어, 이미지를 매개로 한 사고의 과정을 통해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배움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더욱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 생활환경을 사는 요즘, 미술은 더 나아가 TV, 핸드폰, 컴퓨터 모니터 등 웹과 연결된 모든 환경에서 시공간의 물리적 제약 없이 감상하고, 배울 수 있는 온라인 문화 콘텐츠가 되었다. 물리적 실체로서 존재하던 작품은 과학적, 인문학적, 미학적 분석과 다양한 관점의 해설이 가미되면서 이미지와 영상, 텍스트와 소리로 감성에 배움을 전하는 또 하나의 매체로 변모를 거듭하고 있다.
미팅룸의 공저 《셰어 미: 공유하는 미술, 반응하는 플랫폼》(이하 《셰어 미》)의 제2-2장 세상과 공유하고, 배움으로 연결되기- 온라인 미술 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교육 서비스로 실천하는 미술의 공공성에서는 앞서 제2-1장에서 살펴본 미술관의 소장품의 데이터베이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 지식과 정보의 형태로 존재하면서 벌어지는 새로운 교육 콘텐츠와 교육 방식의 등장에 관해 이야기한다. 또한 생산자 중심의 지식 정보 구축에서 사용자 중심의 온라인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소장품 및 아카이브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재생산하는 과정으로 나아가는 것은 미술이 사회와 연결되는 또 하나의 방식임을 강조한다.

온라인 플랫폼으로의 이행
공교롭게도 코비드19로 인한 세계 각국의 교육기관이 비대면 방식의 교육활동으로 전환되면서,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감상과 교육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급부상했다. 문화예술기관, 특히 미술관의 경우, 일반적으로 기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활동을 기록, 축적하거나 관객과의 소통 내지 집객을 위한 홍보채널로 온라인 플랫폼을 개설, 유지해왔다면, 이제 온라인 플랫폼은 적극적인 콘텐츠 생성과 배급을 통해 기관 운영과 유지를 담당해야만 하는 필수 요소가 되었다.
물론 미술관이라는 거대한 몸집이 수행하고 있는 모든 업무를 온라인으로 모두 옮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직접 대면했을 때 느낄 수 있는 현장감, 작품과 작품 사이의 배치와 동선을 따라 전해지는 공감각적 경험, 시선을 이동하며 마주치는 우연의 즐거움, 관객 스스로가 작품과 한 공간에서 몸의 감각을 매개로 느끼는 섬세한 감동의 순간, 미술관 건축과 주변 지역의 유기적 관계에서 흘러나오는 문화적 정서, 소장품과 자료가 현존하는 실체이자 공익적 장소로서의 미술관이 지닌 의미는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미술관의 역할과 기능을 온라인의 환경에서 수행한다면 어떨까? 단순히 미술관 활동을 온라인 환경으로 옮겨놓은 것으로서의 플랫폼이 아니라, 온라인 환경에서만 가능한 콘텐츠를 기획, 생성한다면 과연 미술관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교육은 과연 어떠한 내용과 방식을 취해야 할까? 이를 통해 관객은 어떤 경험을 하게 될 것인가?

교육적 기능을 통한 공공의 가치 실현
우선 《셰어 미》는 아트 아카이브와 소장품 데이터베이스, 전시 콘텐츠 등 공공기관 및 문화예술기관의 주요 활동과 연계한 교육콘텐츠가 어떻게 생성되어 소비, 순환하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아트 온 더 언더그라운드(Art on the Underground)의 로고 탄생 100주년 기념전 -
 100 Years, 100 Artistis, 100 Works of Art 학습 지침서 소개 페이지

일상 속 미술로 수동적인 감상의 대상에 머무르던 공공미술을 다양한 관객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적극적인 감상의 대상이자 비판적, 창의적 사고를 개발할 수 있는 매개체로 전환시키거나(네 번째 좌대 커미션 프로그램(The Forth Plinth)의 학생공모전 기획과 교사용 학습자료, 아트 온 더 언더그라운드(Art on the Underground)의 로고 탄생 100주년 기념전 100 Years, 100 Artistis, 100 Works of Art 학습지침서의 개발 및 배포), 국가의 공공기관이 소장한 작품과 기록 자료가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교육서비스를 통해 다시 환원되면서 시민들의 능동적인 참여로 공공의 의미를 획득한 사례(Art UK의 태거 프로젝트(Tagger)미술 탐정 프로젝트(Art Detective)영국국립보존기록관(National Archives)디지털 자료를 활용한 교육서비스)를 살펴본다. 또한 온라인 아카이브를 매개로 수용자 중심의 맞춤형 학습 자료를 온라인상에서 체계적으로 배포, 관리하고 소셜 미디어 채널을 활용해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공유함으로써 교육기관으로서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사례(테이트(Tate) 리서치 센터의 온라인 아카이브와 교육 서비스국제시각예술연구소 이니바(Iniva)의 학습 자료문헌 목록 제공 서비스)도 함께 살펴본다.
이들 기관들의 공통점은 각 기관에서 수행하는 전시, 아카이빙의 프로젝트의 콘텐츠를 교육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여, 그것을 기관의 홈페이지 자료실이나 기관이 운영하는 SNS 채널을 통해 유·무료의 방식으로 배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일반 관객에서부터 아이가 있는 가정의 부모, 학교의 교사, 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도자와 학습자 간의 맞춤형 교육 가이드를 제공하여, 다음 세대를 위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공공의 가치를 실현한다.

information

  • 황정인/ 미술이론과 문화산업을 공부했다. 사비나미술관과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큐레이터로 재직했으며, 현재 독립 큐레이터이자 미팅룸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문화예술기관의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활용에 관심이 많으며, 지식정보를 매개로 한 다양한 네트워크의 형성, 유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아울러 다국어 마케팅 회사인 컬처플리퍼에서 아트 프로젝트 리드로 활동하면서 언어전문가들과 함께 국내외 문화예술기관 콘텐츠의 해외 현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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