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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퍼플

이동재 개인전

2025-02-14 ~ 2025-03-29 / 껍질(skin)

갤러리퍼플은 오는 2월 14일(금)부터 3월 29일(토)까지 이동재 개인전 <껍질>을 개최한다.


이동재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오랜 시간 동안 한지의 원료인 닥 죽을 활용하여 ‘한지’의 물성과 생명주의를 탐구한 여정을 담았다. 작가의 일상적인 작업 속에서 남겨지는 상처와 멍을 통한 흔적들은 단순히 육체적인 상처에 그치지 않고 작가의 내면에 깊은 감정을 남기며 그 감정은 작품에 고스란히 스며들게 된다.


작품의 채색 재료인 오배자는 붉나무에 기생하는 벌레의 고치로 천연염료로 활용되며, 그 자체로도 자연의 미묘한 색채를 지닌다. 건조된 오배자를 잘게 부수어 물에 끓이면 옅은 황토색의 진액이 된다. 이를 매염제인 산화철, 백반과 섞으면 보라 계열과 갈색 계열의 색이 되어 작업의 색채와 질감의 깊이를 더한다. 한지 위에 여러 번 덧칠하면 오배자가 가지고 있는 아교질 성분으로 인해 단단하게 밀착되며 표면의 광택을 형성한다. 이런 작품의 표면은 마치 상처 나고 부어오른 피부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닥 죽을 물에 넣어 휘젓고 채로 떠내어 스펀지로 물기를 짜낸 뒤 반복적으로 눌러내고 두들기며 작품을 완성한다. 이러한 과정으로 표현되는 작품의 반복적인 형태들은 주름지고 늘어진 살갗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한 작가는 바닥에 얇게 편 닥 죽 위에 직물이나 카펫을 얹어 눌러내는 방식으로 직물의 요철을 그대로 밀착시켜 새로운 질감의 표면을 만든다. 직물의 반복된 주름은 동물의 거친 피부나 비늘처럼 자연의 복잡한 질감을 닮아있다.


캔버스 위에 플라스틱 사출의 재료로 쓰이는 작은 둥근 알갱이들을 부착하여 피부의 돌기나 장기의 융털과 같은 형태를 조형해서 생명체의 최소 단위나 단세포 생물의 형상을 구현하려는 시도를 담아낸다.


이는 세포나 박테리아와 같은 미시적 이미지 혹은 우주 공간의 행성들의 모습과 같은 거시적 이미지를 떠올린다. 다양한 생명의 형태를 통해 작가는 존재의 근본적인 형상을 만들어내며 이러한 유기적 형태는 한지의 물성과 형상, 그리고 생명주의가 맞닿는 껍질로서 표현된다. 작품에 고스란히 남겨진 작가의 흔적들을 통해 우리는 생명과 물질 간의 깊은 관계를 사유하고, 생명의 존재와 그 의미를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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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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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문을 연 갤러리퍼플은 (주)벤타코리아의 후원으로 갤러리퍼플 스튜디오를 오픈하게 되었으며, 유망한 작가들에게 개인 스튜디오 공간을 마련해주어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안정적인 환경에서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2년의 입주 기간동안 작가들에게 창작 공간과 전시 공간의 지워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프로모션 기회와 경기문화재단과 함께하는 "G.P.S Navigator"프로그램을 통해서 개인 또는 기업 입주 작가를 지정하여 매달 정기적인 후원금을 제공하는 메세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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