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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미술관

아마도 이쪽입니다, 고라니씨. 허내훈, 이은우展 / Naehoon Huh, Eunu Lee / 許內薰, 李은우 / mixed media

2025-07-12 ~ 2025-08-17 / 2025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 개인展(13기)


허내훈&이은우_잘못된 곳의 생존자들_TV, 영상, 스테인리스_158×442×102cm, 반복재생_2025_부분


영은미술관은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되는 영은창작스튜디오 13기 허내훈·이은우작가의 『아마도 이쪽입니다, 고라니씨.』를 오는 7월 12일부터 8월 17일까지 개최한다.



허내훈&이은우_무제_폴리우레탄에 아크릴채색_가변설치_2025


허내훈과 이은우의 『아마도 이쪽입니다, 고라니씨.』는 인간이 설계한 '생태통로'를 통해 비인간 존재와의 공존 가능성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전시이다. 생태통로는 단절된 생태계를 연결하는 장치로 여겨지지만, 작가들은 그것이 오히려 인간의 공간 질서에 따라 비인간 존재를 통제하고 종속시키는 구조임을 드러낸다. 동물을 위한 듯 보이는 이 구조물은 사실 인간의 안전과 질서를 중심으로 설계된 통로이며, 비인간 존재의 자율성은 배제된 채 관리되고 제한된 '길'만이 허용된다.



허내훈&이은우_사이의 공간_철, 아연, 페인트_가변설치_2025


전시 제목 속 "아마도", "이쪽입니다", "고라니씨"는 언어에 내재한 인간 중심적 사고를 드러낸다. "아마도"는 인간의 불완전한 이해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을, "이쪽입니다"는 선택 없는 일방적 지시를, "고라니씨"는 비인간 존재를 인간 언어 체계 안에 포섭하려는 의인화 전략을 상징한다. 이는 생태통로가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이 아닌, 인간의 심리적·문화적 지배 논리를 반영하는 상징적 장치임을 시사한다.



허내훈&이은우_프랙탈 202507:생태통로_아크릴채색, 모델링 페이스트_73×73cm_2025


작가들은 영상, 설치, 사운드 등 감각적 매체를 통해 비가시적인 생명의 흐름과 시간의 층위를 호출하며, 관객은 생명을 위한 통로로 여겨졌던 생태통로를 다시 사유하게 된다. 더 나아가 비인간 존재의 자율성과 존재론적 권리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게 한다. 이 전시는 단순한 환경적 메시지를 넘어, "우리가 설계한 이 길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공존은 과연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아마도 이쪽입니다, 고라니씨.展 @ 영은미술관 제4전시장_2025



아마도 이쪽입니다, 고라니씨.展 @ 영은미술관 제4전시장_2025


"편안한 자세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안전한 거리에서는 들리지 않는 소리들이 있다. 멸종위기 동물들의 현실을 직시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안락함을 포기해야 한다.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비로소 보이는 진실들이 있다." (허내훈·이은우 작가노트 中)

글쓴이
영은미술관
자기소개
재단법인 대유문화재단 영은미술관은 경기도 광주시의 수려한 자연림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크게 미술관과 창작스튜디오로 구분되어 이 두 기능이 상호분리되고 또 호환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본 미술관은 한국예술문화의 창작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대유문화재단의 설립(1992년)과 함께 2000년 11월에 개관하였다. 영은미술관은 동시대 현대미술 작품을 연구, 소장, 전시하는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며 또한 국내 초유의 창작스튜디오를 겸비한 복합문화시설로, 미술품의 보존과 전시에 초점을 맞춘 과거의 미술관 형태를 과감히 변화시켜 미술관 자체가 살아있는 창작의 현장이면서 작가와 작가, 작가와 평론가와 기획자, 대중이 살아있는 미술(Living Art)과 함께 만나는 장을 지향목표로 삼고 있다. 종합미술문화단지의 성격을 지향하는 영은미술관은 조형예술, 공연예술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예술을 수용하고 창작, 연구, 전시, 교육 서비스 등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여 참여계층을 개방하고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문화촉매공간이 되기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