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씨 회원 가입 안내
경기도내에 위치한 국·공·사립 문화예술기관,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등 기관 회원부터 경기도 예술인 및 개인 회원까지 도내의 문화예술 소식과 정보를 발행해주실 수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지지씨 회원은 경기도 문화예술 콘텐츠를 지지씨플랫폼에 직접 올려 도민들과 더욱 가까이 소통할 수 있습니다.
기관에서 발행하는 소식지, 사업별 보도자료, 발간도서 등 온라인 게재가 가능하다면 그 어떠한 콘텐츠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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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씨플랫폼 운영 가이드
지지씨는 회원 여러분의 게시물이 모두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해 줄 거라 믿습니다. 경기문화재단은 여러분이 작성한 게시물을 소중히 다룰 것입니다.
제1조(목적)
본 가이드는 재단법인 경기문화재단의 ‘온라인 아카이브 플랫폼 지지씨(www.ggc.ggcf.kr. 이하 ‘지지씨’)’의 기관회원(이하 ‘회원’)의 정의 및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회원의 생산자료에 관한 기록 저장과 활용에 관한 내용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제2조(정의)
본 가이드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지지씨’는 경기도 소재 문화예술기관의 생산자료 등록과 확산을 위해 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온라인 아카이브 플랫폼입니다.
② ‘회원’이란 소정의 가입 승인 절차를 거쳐 지지씨 글쓰기 계정(ID)을 부여받고, 지지씨에 자료 등록 권한을 부여받은 경기도 소재 문화예술기관 및 유관기관을 의미합니다.
‘생산자료(=콘텐츠)’란 ‘회원’이 지지씨 플랫폼 상에 게재한 부호, 문자, 음성, 음향, 그림, 사진, 동영상, 링크 등으로 구성된 각종 콘텐츠 자체 또는 파일을 말합니다.
제3조(가이드의 게시와 개정)
① 경기문화재단은 본 가이드의 내용을 ‘회원’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지지씨 플랫폼의 기관회원 등록 안내 페이지에 게시하여, 자유롭게 내려받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합니다.
② 본 가이드는 경기문화재단의 온라인 플랫폼 운영 정책 및 저작권 등 관련 법규에 따라 개정될 수 있으며, 가이드를 개정, 적용하고자 할 때는 30일 이전에 약관 개정 내용, 사유 등을 '회원'에 전자우편으로 발송, 공지합니다. 단, 법령의 개정 등으로 긴급하게 가이드를 변경할 경우, 효력 발생일 직전에 동일한 방법으로 알려 드립니다.
1. 본 가이드의 개정과 관련하여 이의가 있는 ‘회원’은 탈퇴할 수 있습니다.
2. 경기문화재단의 고지가 있고 난 뒤 효력 발생일까지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을 경우, 개정된 가이드를 승인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제4조(회원자격 및 가입)
① ‘지지씨’의 ‘회원’은 경기도 소재 문화예술기관과 유관기관으로 합니다. ‘회원’은 글쓰기 계정을 부여받은 후 지지씨에 생산자료를 등록하거나, 게시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② ‘지지씨’의 가입 신청은 지지씨 누리집에서 가능합니다. 회원가입을 원하는 기관은 계정 신청서를 작성, 가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1. 회원가입을 원하는 기관은 지지씨에서 내려받기 한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지지씨 계정 신청서’를 지지씨 공식 전자메일(ggc@ggcf.kr)로 제출, 승인 요청을 합니다.
2. 한 기관에 발급되는 계정은 부서별/사업별로 복수 발급이 가능합니다. 단, 사용자 편의 등을위해 기관 계정 관리자 1인이 복수 계정의 발급을 신청한 경우, 승인 불가합니다.
3. ‘회원’ 계정은 신청인이 속한 기관명/부서명/사업명 등의 한글로 부여됩니다.
4. ‘회원’은 계정 발급 후 최초 로그인 시 비밀번호를 변경합니다.
5. 계정의 비밀번호는 가입 승인된 계정과 일치되는 ‘회원’임을 확인하고, 비밀 보호 등을 위해 ‘회원’이 정한 문자 또는 숫자의 조합을 의미합니다.
③ ‘지지씨’ 가입 신청 방법은 내부 방침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가입 신청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지지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④ 경기문화재단은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신청에 대하여 승인 불허 혹은 사후에 계정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1. 과거 회원자격 상실 회원. 단, 경기문화재단과 회원 재가입 사전 협의, 승인받은 경우는 예외로 함
2. 정보의 허위 기재, 저작권 등 관련 법률을 위반한 저작물 게시 등 제반 규정을 위반한 경우
⑤ ‘회원’은 회원자격 및 지지씨에서 제공하는 혜택 등을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할 수 없습니다.
⑥ ‘지지씨’는 계정과 생산자료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별표〕에 따라 ‘회원’을 구분합니다. 회원 구분에 따른 이용상의 차이는 없습니다.
제5조(회원 정보의 변경)
① ‘회원’은 언제든지 가입정보의 수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기관명, 부서명 등의 변경에 따른 계정 변경도 가능합니다. 단, 계정 변경시에는 계정(신청/변경)신청서를 다시 작성, 제출해야 합니다.
② ‘회원’은 계정 신청 시 기재한 사항이 변경되었을 경우 전자우편 등 기타 방법으로 재단에 대하여 그 변경사항을 알려야 합니다.
③ 제2항의 변경사항을 알리지 않아 발생한 불이익에 대하여 재단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제6조(회원 탈퇴 및 정지‧상실)
① ‘회원’은 지지씨 공식 전자메일, 전화 및 경기문화재단이 정하는 방법으로 탈퇴를 요청할 수 있으며 경기문화재단은 ‘회원’의 요청에 따라 조속히 탈퇴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수행합니다.
② ‘회원’이 탈퇴할 경우, 해당 ‘회원’의 계정 및 가입 시 작성, 제출한 개인정보는 삭제되지만, 탈퇴 이후에도 등록자료는 ‘지지씨’에서 검색, 서비스됩니다.
③ ‘회원’ 탈퇴 후에도 재가입이 가능하며, 탈퇴 전과 동일한 아이디를 부여합니다.
제7조(생산자료의 게시와 활용)
① ‘회원’은 글쓰기페이지(www,ggc.ggcf.kr/ggcplay/login)를 통해 계정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 ‘지지씨’에 접속합니다.
② ‘회원’은 ‘지지씨’ 에디터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해당 기관의 문화예술 관련 자료를 게시 및 수정, 삭제할 수 있습니다. 단, 사업의 일몰, 기간의 종료, 추진부서의 변경 등의 사유로 삭제는 불가합니다.
③ ‘회원’은 ‘지지씨’에 게시한 해당기관의 자료를 뉴스레터, SNS 등 온라인 매체로 확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단, 타기관의 자료를 사용하는 경우 사전 사용 협의 및 출처를 밝혀야 합니다.
④ ‘회원’의 게시물은 도민 문화향수 확산을 위해 출처를 밝히고 뉴스레터나 SNS 등의 채널에 가공 없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제8조(회원의 아이디 및 비밀번호의 관리에 대한 의무)
① ‘회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에 관한 관리책임은 ‘회원’에게 있으며,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습니다.
② ‘회원’은 아이디 및 비밀번호가 도용되거나 제3자가 사용하고 있음을 인지한 경우, 이를 즉시 경기문화재단에 알리고 재단의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③ 본조 제2항의 상황에 해당하는 ‘회원’이 경기문화재단에 그 사실을 알리지 않거나, 알린 경우라도 경기문화재단의 안내에 따르지 않아 발생한 불이익에 대하여 경기문화재단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제9조(회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의무)
① 경기문화재단은 지지씨 계정 신청시 수집하는 개인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계정 관리자 이름 2. 사무실 연락처 3. 담당자 전자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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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경기문화재단 개인정보처리방침은 ‘지지씨’ 누리집 하단에 공개하며, 개정시 그 내용을 ‘회원’의 전자메일로 알립니다.
제10조(사용자 권리 보호)
① ‘회원’의 게시물이 저작권 등에 위배될 경우 경기문화재단은 사전 협의나 통보 없이 바로 삭제조치합니다. 이와 관련한 분쟁은 「저작권법」 및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등을 따릅니다.
② 경기문화재단은 ‘회원’의 게시물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이거나, 관련 법령을 위배하는 등지지씨의 운영 정책에 부합되지 않는 경우, ‘회원’과 협의 없이 삭제할 수 있습니다.
‘지지씨’의 게시물로 기관의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를 당하셨다면, 경기문화재단 지지씨멤버스의 고객상담(VOC)을 통해 민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정책 규정을 따라 처리될 것입니다.
본 약관은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승인을 얻은 날부터 시행됩니다.
대분류 | 외부기관 | 경기문화재단 |
---|---|---|
중분류 | 뮤지엄(박물관,미술관)/협회/문화예술공공기관/시군청 담당부서 등 | 본부/기관 |
아이디 | 사업부서명/사업명 | 사업부서명/사업명 |
글쓴이 노출 | 아이디와 동일(한글) | 아이디와 동일(한글) |
콘텐츠 등록/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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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28호 | 리모델링의 '작은 역사' 마을인문학공동체의 십 년
지지봄봄 10주년,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1. 벽을 허물고, 배치를 바꾸고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875-2 2층의 50평쯤 되는, 이 공간의 이름은 ‘문탁네트워크’(이하 ‘문탁’)이다. 다세대주택 2층에 자리한 문탁은 2010년 보습학원이 나간 자리에 ‘마을인문학공동체’라는 다소 애매모호한 정체성을 띠고 활동을 시작했다. 인문학공동체의 활동은 ‘공부’로 시작되었다. <논어> 강좌를 열고, 회원들이 각자 하고 싶은 공부를 세미나로 조직했다. 회원이 열 명 안팎이던 시절에는 오가는 사람 없는 공부방에서 자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한 활동이고 공부였다. 지금 십 년 전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곳은 대강의실 하나뿐이다. 대강의실의 벽이 옹벽이라 손을 쓸 수 없었고, 그 밖의 모든 가벽들은 허물고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십 년 동안 우리는 이것을 네 번쯤 했다. 컴퓨터와 복사기의 위치가 바뀌었고, 복도의 동선과 창문의 개수가 달라졌고, 심지어 주방이 통째로 사라지고 싱크대 하나 달랑 남았다. 우리가 이렇게 벽을 허물고, 배치를 바꾸고, 공간을 변화시킨 것은 우리 가운데 건축가와 목수가 있기 때문이 아니다. 물론 이들이 없었다면, 아마 우리는 이렇게 여러 번 공간을 뜯어고치지 못했을 것이다. 몇 번의 공사를 거치며, 우리는 건축가와 목수가 하는 현장용어를 대충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일머리가 좋아졌고, 좋은 마감재를 선택하는 눈썰미가 생겼다.
공간을 고칠 때마다 문탁을 드나드는 사람이 늘고 공부와 활동이 늘어나고 있었기 때문에 모두 신이 나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사포질을 하고 짐을 날랐다. ‘마을인문학공동체’라는 문탁의 정체성에 대해 설명하기 쉽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또는 인생을 좀 다르게 살고 싶다는 ‘변화’의 기대를 갖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 사이 문탁은 회원들이 당번을 정해 빈 공부방을 지키던 적막강산 같은 곳에서 수시로 리모델링 공사판이 펼쳐지는 시끌벅적한 공간으로 변화했다.
2. ‘트랜스포머’ 마을공유지 파지사유
더 이상 뜯어고치는 방식으로 해결이 되지 않을 때, 우리는 제2의 공간을 구하기로 결정했다. 말로만 듣던 ‘확장이전’이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길 건너 상가 1층에 오랫동안 비어진 자리가 있어 일은 신속하게 추진되었다. 기존에 있는 50평의 공간과 새롭게 생긴 50평의 공간을 어떻게 이용할지에 대한 고민은 몇날 며칠 동안 이어져도 즐거운 고민이었다. 그 시절 우리는 자다가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엔돌핀이 샘솟았다. 모두 일을 돕고 싶어 했고, 각자가 도울 수 있는 일을 찾으러 눈에 불을 켜고 덤벼들었다. 새로 얻게 된 공간은 사람들의 접근성이 좋은 1층에 위치해 있어, 세미나 장소와 공부방뿐만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는 그 공간을 두고, ‘마을살롱’, ‘마을실험실’, ‘복합문화공간’ 등등 회의에 회의를 거듭한 끝에 ‘마을공유지 파지사유’(이하 ‘파지사유’)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이 공간의 주소인 동천동 874-6을 부르기 쉽게 고쳐 쓴 것이지만, 사적 소유의 울타리를 치지 않고 모두가 사용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작명이다.
공부하고, 회의하는 단출한 일정이 이루어지는 문탁과 달리 파지사유는 ‘마을공유지’라는 이름답게 다양한 활동이 펼쳐지는 공간으로 자리잡아갔다. ‘공동체 밥상’, ‘콘서트홀’, ‘마을학교 파지스쿨’, ‘릴레이시위공작소’, 인근 지역 학생들의 ‘작품전시장’, ‘런치쇼’, ‘메인디쉬’ 등등. 우리는 어렵게 얻은 공간을 잘 이용하지 못하고 놀릴까 싶어 부지런히 활동을 만들고 네트워크를 동원했다. 간혹 사교육업체나 다단계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공간이용을 문의해 와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파지사유는 지역에서 발표회를 하고, 회의를 하기 위한 ‘명소’로 입소문이 났다. 파지사유는 모임과 행사의 성격에 따라 ‘트랜스포머’처럼 자유자재로 공간의 모습을 변신했다. 2013년 가을에 문을 연 이래로, 파지사유의 탁자와 의자는 수시로 옮겨 다녀서 나무다리는 성한 데가 없이 상처투성이이다.
문탁과 파지사유의 일들이 늘어나면서, 일을 해야 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공부를 하러 왔던 누군가는 파지사유의 매니저가 되어 화장실 청소를 하고, 강좌를 들으러 왔던 누군가는 마을학교 파지스쿨의 교사가 되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온 누군가는 파지사유의 큐레이터가 되었고, 학원 강사일을 지겨워하던 누군가는 주방지기가 되기도 했다. 공유지 매니저, 공동체 주방지기, 마을교사, 청년활동가 등 우리 가운데 새로운 명함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어쩌면 마을인문학공동체의 십 년은 ‘독창적 이름 짓기’의 날들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우리는 계속 새로운 형태의 공부와 활동을 만들었고, 그 일들에는 모두 새로운 이름이 필요했다.
3. 더 손 볼 데가 없을까, 십시일반과 공동 운영
2018년에는 우리가 그동안 공부한 책들 가운데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선정하고 그에 관한 서평을 써서 『문탁네트워크가 사랑한 책들』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출판했다. 이 책은 힐링 인문학 또는 수다와 소비의 인문학이 아니라 삶의 변형을 가져오는 인문학을 지향하며 우리가 만들어온 마을인문학의 커리큘럼이기도 한데, 그해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9년에는 『다른 이십대의 탄생』, 『다른 아빠의 탄생』, 『일요일 오후 2시, 동네 청년이 중학생과 책 읽습니다』와 같이, 청년과 젊은 아빠들이 자신들의 문탁 생활기를 공동집필프로젝트를 통해 책으로 출판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영혼과 정치와 윤리와 좋은 삶』과 『루쉰과 가족』이라는 제목 아래 플라톤과 루쉰의 사유를 다루고 있는 에세이집이 출판되었다. 또 몇 권의 책이 내년도 출판을 앞두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일취월장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일까? 눈치 챘겠지만, 그렇지 않다. 올해 우리는 다시 문탁과 파지사유의 리모델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간의 공사가 ‘확장’을 목적으로 했다면, 이번엔 ‘축소’ 또는 ‘해체’를 논의하는 수준이라 모두의 마음이 무겁다. 그간 사람이 늘어나는 즐거움에 기쁜 마음으로 공사판으로 달려갔다면, 이번에는 운영 능력의 한계와 규모의 축소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우리는 문어발식 확장을 해온 것일까?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십 년 동안 많은 단체에서 문탁을 방문했다. 도대체 정부 지원금이나 지자체의 지원사업과 무관하게 자율적으로 공동체가 운영될 수 있는 ‘원리’는 무엇인지 설명을 듣고 싶어 했다. 문탁은 매월 일정액의 회비를 내는 운영회원들의 공동 운영으로 살림살이를 꾸리고 있다. 운영회비가 지출의 전액을 감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건물 임대료와 관리비 등 기초비용을 충당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외부 지원금 없이 십 년 동안 안정적으로 공동체를 꾸려올 수 있었다. 우리는 강좌수익과 세미나회원들의 회비를 적립해 새로운 사업에 쓰기도 하고,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다양한 ‘기금’을 만들었다. 공동 운영과 십시일반의 원리가 우리가 대표와 물주 없이 공동체를 유지해올 수 있는 비밀이라면 비밀이다.
매월 1회 진행하는 운영회의는 우리의 유일한 의사결정단위이다. 그런데 최근 2~3년 사이 운영회의는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 운영회의에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고, 운영회원도 20여 명을 넘어서면서부터 의사소통이 어려워졌다. 운영회의는 논의보다는 보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졌고, 결정보다는 유예되는 안건이 늘었다. 급기야 작년 12월 우리는 운영회의제도를 폐지하고, 올해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것은 단지 활동의 규모가 커진 양적인 측면의 한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선물’과 ‘우정’을 키워드로 ‘마을경제’와 ‘마을인문학’의 담론을 생산해왔던 우리의 공부도 더 이상의 진척 없이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는 냉철한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의 사태를 ‘해체’의 수준에서 바라보자는 의견에 대해 ‘충격’이라고 받아들이는 회원도 있고, 서로의 입장 차이가 좁히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는 진단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하는 회원도 있다. 물론 지금의 위기를 재충전과 전환의 기회로 삼자는 ‘훈훈한’ 마무리를 선호하는 회원도 있다. 지금 현재 문탁은 예측불허의 ‘감정의 공동체’이다.
4. ‘비번’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공동체
나는 지금 이 글을 연휴를 맞아 사용하는 사람이 없는 문탁 공부방에서 쓰고 있다. 집에 내 방이 없는 나에게 문탁 공부방은 급한 원고를 써야 할 때, 밤낮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집필실과도 같다. 특히, 휴일의 공부방은 넓은 공간을 혼자 쓸 수 있어 답답하지 않고 집중이 잘 된다. SNS에 여러 번 사진을 올릴 정도로 이곳은 자랑하고 싶은 ‘나만의 서재’이다. 이렇게 공부방을 요긴하게 쓰고 있는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문탁 공부방은 공동의 공간이며, 동시에 개인 공간으로도 이용되는 ‘동네 서재’라고 할 수 있다.
간혹 밤늦게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 할 때, 나는 파지사유에서 새어나오는 희미한 불빛을 볼 수 있다. 누군가 파지사유에서 일을 하고 있는 모양인데, 밤늦은 시간의 이용자는 대개 청년들이다. 기타를 끌어안고 곡을 만들거나, 기타 연주를 연습하고 있는 젊은이를 나는 가끔 본다. 세미나 발제문을 쓰기 위해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열어 놓고 있는 또 다른 젊은이도 나는 때때로 본다. 그들에게도 집보다는 파지사유가 더 마음 편한 공간이라,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내가 그러하듯이.
문탁과 파지사유 출입문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정확하지 않지만, 20여 명의 운영회원의 수보다는 많다. 각자 무슨 이유에서든 비밀번호를 알게 되었을 텐데, 각자 필요에 따라 잘 사용하고 있다. 문탁과 파지사유의 공간 이용의 윤리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누구든 사용할 수 있지만, 제 집처럼 청소와 문단속을 확실히 해야 한다. 빈 공간에 에어컨과 보일러가 그대로 돌아가고 있거나, 간식을 먹고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 부주의함이 때때로 말썽이 되고 있지만, 십 년 사이 우리는 꽤 많은 사람들과 암묵적으로 비밀번호와 공간 사용의 윤리를 공유하고 있다. 십 년 사이 우리는 하나의 공간을 함께 사용하고 관리할 줄 아는 사람들로 ‘변신’했다. 우리는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공유’의 감각을 몸으로 익힌 사람들이다. 시장의 원리와 사적 소유가 생존전략의 매뉴얼이 된 오늘날, 이러한 감각은 드물고 귀하다.
‘마을인문학공동체’라는 다소 낯선 개념에 많은 사람들이 환호했던 것도 이런 새로운 감각에 대한 응답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경쟁과 생존으로 점철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반감과 정해진 공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살고 싶다는 갈증이 만나, 문탁과 파지사유는 사람과 공간을 늘려왔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이게 다르게 사는 것 맞아?’라고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그것은 ‘다르게 사는 척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반성과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아?’ 라고 피로를 호소하는 무력감 사이를 오가는 탐문일 것이다.
공간과 사람이 함께 변신하고 변형되는 이곳의 이야기는 좀 더 계속되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지금 모두의 골머리를 아프게 하는 리모델링이 우리의 마지막 공사일리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사랑한 철학자 스피노자1) 의 말처럼 우리는 힘들지만 드물고 귀한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십 년 전과는 달라진 우리의 변화를 돌아보며, 조심스럽게 다음 행보를 떼어야 할 것이다. 길고양이처럼 밤이면 파지사유에 모여드는 청년들에게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물어야 할지 모른다. “얘들아! 같이 이야기해보자. 듣기 좋은 뻔한 소리 말고.”
1) 바뤼흐 스피노자, 강영계 역, 『에티카』(서광출판사, 2007년), 5부 마지막 문장 “모든 고귀한 것은 어렵고도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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