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상상캠퍼스

얼어붙은 땅을 녹이는 소소한 감성과 이야기 '누들'

<청년을 노래한다> 아티스트 소개

코로나19로 인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됐고,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연장은 전부 폐쇄됐다.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서 청년들은, 크리에이터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경기문화재단이 개최한 '2020 도민 공감공연, 청년을 노래한다'에는 코로나19 시대 속에서 무대가 간절한, 자신의 콘텐츠가 확고한 60여명의 크리에이터가 참여한다. 지쳐가는 시민들에,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해 노래할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얼어붙은 땅을 녹이는

소소한 감성과 이야기

'누들'


나무는 늘 같은 자리에서, 매년 같은 시기에 꽃을 피운다. 한철 바짝 아름답다가 스러지는 꽃. 조금씩 사라지는 모습이 아쉬우면서도 안타깝지 않은 이유는 내년에도, 그 자리에서 같은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19 시대 속 청년들은 보장되지 않는 내일을 기대하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청년을 노래한다'에 참여하는 어쿠스틱 듀오 '누들'도 마찬가지다. 무대가 사라지고, 공연이 멈춘 상황이지만 이 청년들은 절망보다는 희망을,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며 미래를 노래하고 있다. 얼어붙은 땅에 봄이 찾아올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며. 이 시기가 토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는 꿈을 품으며.



어쿠스틱 듀오 '누들'. 기타리스트 최우림(좌)과 보컬리스트 이희준(우)로 구성됐다 [사진= 누들 제공] 



#청년을노래한다

서른네 번째 인터뷰


안녕하세요!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희준 / 안녕하세요 저희는 인디와 포크 장르로 활동 중인 듀오 '누들'입니다. '누군가는 들어주겠지'라는 뜻이고요. 이 문장을 줄여서 누들이라고 지었어요. 저는 누들의 리더이자 보컬, 작사, 작곡을 맡고 있는 희준입니다. 반갑습니다.

우림 / 안녕하세요 기타 치며 음악 하는 우림입니다. 우림은 제 본명이고요. 빛이라는 뜻이에요. 저는 기타를 전공해 라이브 연주, 앨범 녹음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작곡과 편곡, 프로듀싱 등도 하고 있습니다.


두 분은 언제 처음 만났고, 어떻게 팀을 맺게 되셨나요?

우림 / 대학을 다닐 때, 마음 맞는 선배 2명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자주 모임을 갖곤 했는데요. 어느 날 스터디 멤버 중 한 명이 지인을 모임에 데려왔었는데, 그분이 희준님이었어요. 희준님이 합류한 후 총 4명이 꾸준한 음악 모임을 가졌고, 그 모임이 발전해 '감성밴드 참'이라는 팀이 탄생하게 됐죠.

희준 / 감성밴드 참을 통해 좋은 시간을 보냈고, 이후 각자 갈 길을 찾아 멀어지는 시간을 갖게 됐어요. 그래서 거리상 가까이 있던 우림이와 유닛 형식의 팀을 만들어 활동하게 됐어요. 그것이 누들의 시작이었습니다.


[MV] 참(Charm) "그녀를 봤어요" - 소박한 삶을 살 여유가 없다



활발하게 곡 작업을 하고 계신데, 자작곡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희준 / 다양한 노래를 만들어왔지만, 가장 좋아하는 자작곡은 '소박한 삶을 살 여유가 없다'에요. 단순한 멜로디지만 가사와 맞물려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매력을 갖고 있는 곡이죠. 이전에 바쁜 하루에 치여 살다가 방바닥에 뻗어서 '아, 소박한 삶을 살 여유가 없구나!'라고 한탄을 뱉은 적이 있는데요. 순간 이 상황을 노래로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작하게 됐어요. 가사를 보면 '소박한 삶을 살 여유가 없다', '오늘은 너를 생각하는데 어제는 너를 생각 못 했네'라는 내용의 가사가 있는데 생각할수록 슬프기도 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바쁜 삶을 잘 표현한 것 같아서 좋기도 해요.



제 (弟)한테 To you


우림 / 저는 주로 기타 연주 활동을 하다가 2018년에 '19th'라는 첫 앨범을 냈어요. 앨범에는 '제(弟)한테'라는 곡이 수록돼있는데, 두 동생 중 막내 여동생의 19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선물로 만든 곡이에요. 이 곡은 어느 날 동생과의 긴 대화를 마친 후 동생의 뒷모습을 보면서 사랑해서 건넨 한마디 한마디가 잔소리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었는데요. 동생의 생일 날짜에 맞춰 발매해 더욱 기억에 남아요.


두 분에게 가장 영감을 주는 뮤지션은 누구인가요?

희준 / 루시드폴과 김광석이 떠올라요. 두 분 다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이며 전하고자 하는 울림과 메시지가 있어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우림 / '긍정 대마왕'이라 불리는 제이슨 므라즈를 좋아해요. 영감까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영감은 생활 속에서 문득 찾아오는 것 같아요.


두 분에게 첫 버스킹에 대한 기억은 어떻게 남아있나요?

희준 / 밴드 참에서 본격적인 거리 공연을 시작하게 됐어요. 보컬, 기타, 드럼, 베이스 4명이 악기와 장비를 꾸역꾸역 가지고 다니며 공연을 했죠. 그래도 사람들에게 박수받았을 때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어요.

우림 / 제 첫 버스킹은 고등학교 때예요. 친구와 동네 공원이나 놀이터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곤 했죠. 한 번은 한강공원에서 버스킹 공연을 했는데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버스킹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누들로서는 어떤 버스킹을 해오셨나요?

희준 / 서울 강남구, 서초구가 주최한 거리공연 예술가 활동을 했으며 이외에도 '버스킹플레이' 어플을 통해 홍대, 신촌, 대학로, 종로, 동대문, 수원 등에서 버스킹 공연을 진행해왔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그러한 활동도 쉽지 않으셨겠어요

우림 / 많은 아티스트들이 그랬듯 인고의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공연 이외에도 사라진 일들이 많아 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죠. 그래도 주어진 시간이 많아 창작에 집중할 수 있었고, 쉼도 가질 수 있었어요.


'청년을 노래한다'에서는 어떤 무대를 진행하실 계획인가요?

누들 / 상반기는 코로나19로 인해 무대 위에 설 기회가 없었는데, '청년을 노래한다'에 참여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이번 무대에서는 어쿠스틱 기타와 보컬이 어우러지는, 소소하고 따뜻한 음악을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누들의 플레이리스트 중 꼭 추천하고 싶은 노래와 이유는 무엇인가요?

희준 / '월간 윤종신'에 참여했던 장필순님의 '결국 봄'이라는 곡을 추천하고 싶어요. 얼어붙고 뻣뻣해진 이 시기에 결국 봄이 찾아올 거라는 따뜻한 노래여서 위로가 됐던 곡입니다.

우림 / '소박한 삶을 살 여유가 없다'를 추천해요. 앞서 얘기했듯 소소한 일상 속 위로와 행복이 필요한 현대 시대에 잘 맞는 곡인데요. 소소한 이야기를 읊조려주며 공감대를 자아내고 위로를 얻게 해주는 노래랍니다.




남은 2020년, 어떤 창작 활동을 이어가실 계획인가요?

희준 / 2019년 12월에 누들 정규 1집을 발매했어요. 우림이와 함께 오랜 기간 애를 쓰며 만든 앨범이죠. 다음 정규 앨범을 위해 꾸준히 곡 작업과 공연 활동을 계획하고 있어요.

우림 / 누들 활동을 지속하면서 위에서 말씀드렸던 '제 한테' 처럼 가족 한 명 한 명에게 쓴 곡들을 모아 EP 앨범을 발매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어려운 시기에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무대를 제공하고자 해주신 주최 측에 감사드립니다. 또 공연을 접할 분들께서 멀리서나마 저희의 무대를 통해 위로와 격려, 즐거움을 얻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실 우리에게는 언제나 어려움이 있잖아요. 결국 어느 때이든 소소한 것에서 위로를 얻고 행복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저희도 늘 그런 생각으로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티스트들은 늘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 같아요. 결국 어느 때이든지 끝까지 버티며 자신의 음악을 이어가는 사람이 진정한 아티스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 누들



무대가 사라져도

창작은 계속된다


'청년을 노래한다'는 경기도에 사는 음악 전문 크리에이터 60팀을 발굴해 공연예술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버스킹 공연을 통해 전문예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기 위한 사업이다.

6월부터 11월까지 경기도 문화의 날(매달 마지막 수요일)과 경기 문화의 날 주간, 주말 및 공휴일에 경기도 각 지역의 공원, 거리, 광장, 건물 로비, 시장 등 다중집합장소와 문화기반시설에서 공연이 진행된다. 각 공연은 페이스북,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된다.


/ 황인솔 에디터

글쓴이
경기상상캠퍼스
자기소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산책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상상캠퍼스는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하는 모두의 캠퍼스라는 미션과 함께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