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영은미술관

Sincerity-터 Sincerity-Ground 배삼식展 / BAESAMSIK / 裵三植 / painting

2024-03-23 ~ 2024-04-28 / 배삼식 개인전



배삼식_Sincerity No.289_캔버스에 혼합재료_175×130cm_2024


영은미술관은 영은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영은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작가 배삼식의 『Sincerity-터Ground』展을 오는 3월 23일부터 4월 28일까지 개최한다. 배삼식 작가가 작업에 즐겨 쓰는 사각형은 곧잘 기하학 도형으로서 분석되고 인식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화적인 측면에서 살펴봤을 때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철학적 연구로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각형은 인류 문명의 산물을 구성하는 주요 도형 요소이다. 고대 철학자 피타고라스, 플라톤, 유클리드 등은 사각형에 대해 논했고 중세 기독교에서는 물질세계를 상징했으며 근대에 이르러서는 인간 이성과 질서의 의미로 작용했다. 이처럼 사각형은 인간의 탐구욕을 자극하고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도록 했다.


배삼식_Sincerity No.112-18_캔버스에 혼합재료_195×130cm_2024


배삼식은 경상남도 거창 출신으로 옛 가야 문명의 유적지 근처에서 나고 자랐다. 자연스레 가야 문명의 영향을 받아 토기 양식에 주로 나타나는 사각형의 문양을 작업에 들였다. 이는 곧 자신의 민족성을 드러내는 것이며, 가야인이 추구한 평화와 긍정의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따라서 그의 사각형은 단란한 가정이나 마을에서 오는 편안함과 따뜻함, 평화를 은유한다. 이렇게 배삼식의 사각형은 '터ground'가 된다. 터는 자연과 생명, 인류의 문명, 합일 혹은 충돌 그 어느 것이라도 발생할 수 있는 창조의 힘이 담긴 공간이다. 터 위를 이루는 물질과 비물질은 서사를 형성하고 때에 따라 이는 스스로 증폭하고 새로이 구성되며 견고하게 증축된다. 그에게 사각형이란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가능성이며 사각형을 둘러싼 주변의 여백은 또 다른 잠재력을 지닌 무의 공간으로 남아있다.


배삼식_Sincerity No.001-17_캔버스에 혼합재료_195×112cm_2024



배삼식_Sincerity No.002-17_캔버스에 혼합재료_195×112cm_2024



배삼식_Sincerity No.072-18_캔버스에 혼합재료_195×112cm_2024


작가는 캔버스를 눕혀 작업한다. 캔버스와 그 위에 그려지는 사각형이 그에게는 터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작품은 유물발굴현장에서 볼 법한 집터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는 캔버스 위에 재료를 쌓아 올려 일종의 관념적 건축을 시도함과 동시에 유물을 발굴하듯 경건하고 섬세하게 작업을 진행해나간다. 곱게 갈아낸 돌가루와 젤을 세밀히 레이어링하여 깊이감을 더한 사각형은 터 위에 자리 잡은 임의의 서사와 시간의 축적으로 작용한다. 쌓인 층들은 시간의 겹이며 그 아래 캔버스의 표면은 긴 시간이 흐른 뒤 남겨진 유산과 같이 남겨져 있다. 과거를 역사로 기록하는 행위는 지나간 날들을 되새기고 후일을 유익하게 설계하고자 하는 전복후계前覆後戒의 의지가 담겨있다. 작가가 10년 만에 작업을 재개하며 보여주는 다짐과 집념은 이와 일맥상통한다. 잊혀진 역사를 예술적 언어로 풀어냄과 동시에 스스로에게 앞으로의 열정을 기약하는 배삼식 작가의 작품을 온전히 감상하고 그 진정성을 느껴보길 바란다. 



배삼식_Sincerity No.282-23_캔버스에 혼합재료_33×24cm_2023



배삼식_Sincerity No.276-23_캔버스에 혼합재료_33×24cm_2023


배삼식_Sincerity No.277-23_캔버스에 혼합재료_33×24cm_2023


배삼식_Sincerity No.252-23_캔버스에 혼합재료_33×24cm_2023


배삼식_Sincerity No.279-23_캔버스에 혼합재료_33×24cm_2023


배삼식_Sincerity No.259-23_캔버스에 혼합재료_33×24cm_2023


배삼식_Sincerity No.280-23_캔버스에 혼합재료_33×24cm_2023


배삼식_Sincerity No.284-23_캔버스에 혼합재료_33×24cm_2023


배삼식_Sincerity No.281-23_캔버스에 혼합재료_33×24cm_2023


배삼식_Sincerity No.278-23_캔버스에 혼합재료_33×24cm_2023



배삼식_Sincerity No.294_캔버스에 혼합재료_95×122cm_2024



배삼식_Sincerity-터展_영은미술관 제4전시장_2024



배삼식_Sincerity-터展_영은미술관 제4전시장_2024


세상에는 많은 일들이 미처 밝혀지지 않고 숨겨지는 경우가 수없이 존재한다. 그중에 가장 어렵고 또한 추측이나 상상력이 동원되어야 하는 부분이 역사일 것이다. 오래된 역사 유물 중에는 현재까지 뚜렷이 존재하는 것도 있고, 영원히 땅속으로 묻혀버린 것들도 있다. 땅 위로 솟아있던 문명은 사라지고 터에 붙어 희미한 흔적만 남았지만 역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 터 아래로 축적된 시간의 의미를 생각한다. 칸마다 쌓아 올린 깊이들에 그 의미를 담아본다. 



Vol.20240323c | 배삼식展 / BAESAMSIK / 裵三植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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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정보

  • 2024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 개인전(12기)

    주최주관/ 영은미술관

    후원/ 경기도, 경기도 광주시

    관람시간/ 10:3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화요일 휴관

    위치/ 경기도 광주시 청석로 300 (쌍령동 8-1번지) 제4전시장

    문의/ 영은미술관(+82.(0)31.761.0137

글쓴이
영은미술관
자기소개
재단법인 대유문화재단 영은미술관은 경기도 광주시의 수려한 자연림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크게 미술관과 창작스튜디오로 구분되어 이 두 기능이 상호분리되고 또 호환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본 미술관은 한국예술문화의 창작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대유문화재단의 설립(1992년)과 함께 2000년 11월에 개관하였다. 영은미술관은 동시대 현대미술 작품을 연구, 소장, 전시하는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며 또한 국내 초유의 창작스튜디오를 겸비한 복합문화시설로, 미술품의 보존과 전시에 초점을 맞춘 과거의 미술관 형태를 과감히 변화시켜 미술관 자체가 살아있는 창작의 현장이면서 작가와 작가, 작가와 평론가와 기획자, 대중이 살아있는 미술(Living Art)과 함께 만나는 장을 지향목표로 삼고 있다. 종합미술문화단지의 성격을 지향하는 영은미술관은 조형예술, 공연예술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예술을 수용하고 창작, 연구, 전시, 교육 서비스 등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여 참여계층을 개방하고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문화촉매공간이 되기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