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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2023 경기발레 <호두까기 인형> 개최

올 연말, 경기문화재단이 선사하는 설레는 크리스마스 선물

▶12월 2일(토)부터 12월 20일(수)까지 동두천, 포천, 평택, 연천 등 문화소외지역 4개 시·군 순회공연▶정형일 Ballet Creative, 최소빈 발레단과 함께 경기발레의 첫 시작 알려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유인택)이 오는 12월 한 달 간 경기북부 등 도내 문화소외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2023 경기발레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개최한다. 2023 경기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경기문화재단이 도내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경기도형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추진 중인 《경기 컬쳐 로드》 사업의 일환이다. 올해는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발레 예술 단체 ‘정형일 Ballet Creative’와 ‘최소빈 발레단’이 참여하여,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 경기도 어린이들에게 설레는 꿈과 희망의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12월 2일(토) 동두천과 포천 공연을 시작으로, 12월 9일(토) 평택과 12월 20일(수)에는 연천으로 경기발레가 도민들을 찾아간다. 총 2막으로 구성된 경기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 클라라가 꿈속에서 겪는 생쥐 왕과의 전투와 과자나라로의 여행을 담아냈다. 무대 위에 흩날리는 하얀 눈송이들과 인형들이 보여주는 익살맞으면서도 화려한 무용들은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한층 즐겁게 해줄 예정이다.특히 이번 경기발레는 고전 명작 <호두까기 인형>의 원형을 따르면서도 경기도 발레 예술 단체들만의 참신한 시각으로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인다. 정형일 Ballet Creative는 영상과 미디어 디자인을 활용한 무대로, 관객들을 달콤한 과자나라로 초대할 예정이다. 최소빈 발레단은 발레의 클래식한 움직임뿐 아니라 연극적 몸짓과 마임 등 다양한 움직임을 접목하여, 발레의 표현 영역을 한 층 더 확대할 예정이다.포천과 평택 공연에는 국립발레단 출신의 김경원 무용수와 베를린 국제 콩쿨 주니어 2등을 수상한 강소연 발레리나가 과자나라 왕자와 별사탕요정으로 출연한다. 동두천과 연천 공연에는 제25회 창작신인안무가전 <관계의 알레고리(2022)>에서 활약한 조승기 발레리노와 윤나연 발레리나가 호두왕자, 별사탕요정으로 무대에 올라 공연을 찾은 관객들에게 세계적인 수준의 발레로 큰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왼쪽부터 강소연 발레리나, 김경원 발레리노, 윤나연 발레리나, 조승기 발레리노경기문화재단 유인택 대표이사는 “경기발레가 선보이는 <호두까기 인형>은 올 크리스마스 모든 이들에게 환상적인 추억을 선사할 것”이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도내 취약 예술장르 중 하나인 발레의 저변을 확대하고 경기북부 주민들이 더 많이 그리고 더 쉽게 일상에서 발레를 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023 경기발레 <호두까기 인형>에 대한 정보는 경기문화재단 누리집과 각 시·군 공연장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티켓 예매 일정과 방법, 관련 문의는 공연장별 누리집을 통해 할 수 있다.한편, <호두까기 인형>은 독일 작가 E.T.A. 호프만의 동화인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대왕』을 각색한 발레 작품으로,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와 함께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3대 명작으로 꼽히는 발레 명작이다.문의 경기문화재단 누리집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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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문화재단

과일 친구들과 함께하는 신나는 탐험, <푸룻푸룻프렌즈와 과일탐구생활> 전시 개막

포천반월아트홀 전시장

재단법인 포천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중효)은 오는 12월 1일부터 2024년 1월 31일까지 포천 반월아트홀 전시장에서 푸룻푸룻프렌즈와 과일탐구생활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 소마미술관,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에서 다양한 체험 전시로  호평을 받은  ㈜원더미디움의 대표 전시 콘텐츠 푸룻푸룻프렌즈 시리즈이다.전시는 과일의 다양한 색감과 모양을 활용한 과일 친구들이 펼치는 신나는 탐험을 통해 어린이들이 과일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시각예술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과일 친구들이 사는 과일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과일 친구들의 집과 놀이터, 그리고 과일나라를 구경하는 모험을 떠나는 과일 친구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과일 친구들과 함께 나만의 김밥을 만들고, 과일 그림을 그리기, 볼풀장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과일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포천문화관광재단 이중효 대표이사는 “이번 전시는 포천시 어린이들이 체험을 통해 시각예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시”라며 “관내에서 수준 높은 전시를 제공하여 시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와 포천시 문화·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전시는 내년 2024년 1월 31일(수)까지 포천반월아트홀 전시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이며 12월 25일(월) 크리스마스에는 정상 운영이며 다음날 12월 26일(화)는 휴무이다. 전시 관람료는 10,000원 이며, 포천시민, 포천문화관광재단 카카오톡채널추가, 단체 20명 이상은 50% 할인이 적용된다.문의 전시관람 예매 바로가기 원더미디움은 아트에 브랜드 메시지를 접목시켜 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아트 솔루션 전문 그룹으로 2018년부터 20만명의 MZ세대들이 방문한 체험형 과일 전시회 푸룻푸룻뮤지엄, 파라다이스시티 내 파라다이스워크, 신세계백화점 스위트스플래시, GS리테일과 독도의 날 캠페인 : 컬러링 아트 챌린지 등 미술과 작품이 선사하는 다양한 공간적 경험을 통해 언택트 시대에 브랜드와 사람을 연결시키는 오프라인 공간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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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문화예술 정책 대담 <지지씨 정책 프리즘>

[문화예술 정책 대담] 7회 지역문화재단의 현재와 미래

문화예술 정책 대담 <지지씨 정책 프리즘> 7회 지역문화재단의 현재와 미래 경기문화재단에서는 ‘22년부터 문화예술계 다양한 종사자들의 정책 관련 대담과 이슈 키워드에 대한 비평적 시선을 담은 문화예술 정책 대담 영상 콘텐츠 <지지씨 정책 프리즘>을 제작·공개하고 있습니다. 프리즘을 통해 다양한 색채의 빛이 퍼지듯이, 문화예술계의 시선의 확장을 통한 건강한 담론 형성과 지속 가능한 상생을 도모하는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7회에서는 다양한 정책적 환경 변화를 마주한 지역문화재단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해 양효석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사무처장과 변순영 인천문화재단 예술지원본부장이 다양한 의견을 나누며, 김해보 서울문화재단 정책협력실 전문위원이 지역문화재단의 미래상과 필요한 변화들에 대해 공유할 예정입니다. 3분 이슈 클리핑에서는 문화재단을 둘러싼 문화관광재단 통폐합 등의 이슈에 대해 살펴볼 예정입니다. 올해 <지지씨 정책 프리즘> 마지막 회차로서, 경기문화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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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나무 포럼’ 송승환 예술감독 초청 특별 강연 개최

경기도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만남과 교류의 장’

▶ 경기도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만남과 교류의 장’을 만들어가는 경기예술나무 포럼 ▶ 송승환 예술감독 초청 특별 강연 및 네트워킹 행사 12월 4일 경기아트센터에서 개최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유인택)은 경기도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예술인과 지역 문화재단, 예술단체 및 공공기관 관계자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인 ‘경기예술나무 포럼’의 첫 번째 행사를 성황리에 마무리하고 두 번째 행사를 오는 12월 4일, 경기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개최한다.지난 11월 6일 김명곤 배우를 초청하여 진행된 첫 번째 ‘경기예술나무 포럼’에는 경기도 및 산하기관, 지역 문화재단, 예술단체, 언론인, 예술인, 예술애호가 등 총 140여 명이 참석했다. 유인택 대표는 이날 직접 사회를 맡아 경기도의 편중된 인구와 문화예술 기반 인프라를 비교하며 경기도민의 차별 없는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취약지역에 대한 지원과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강연자로 나선 김명곤 배우는 배우로서의 삶과 전 문화관광부 장관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변화의 흐름과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지원과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한 문화예술국이 생겨나기까지의 정책변화 과정, 그리고 AI 시대에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장르의 벽이 무너져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예술가뿐만 아니라, 이를 지원하는 정치와 행정기관도 기존의 개념을 끊고 새롭게 탄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오는 12월 4일 두 번째로 개최되는 ‘경기예술나무 포럼’은 1차 포럼과 같이 참가자들이 서로 자유롭게 인사하고 교류하는 네트워킹의 시간으로 1부를 구성하고 2부에는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개·폐회식 예술총감독을 역임했던 송승환 예술감독의 강연이 이어진다. 송승환 예술감독은 강연을 통해 난타 성공스토리, 다양한 사람들과 예술로 소통하는 방법 등 다양한 현장의 경험을 특별 강연으로 전한다. 이번 행사는 경기도 문화예술 발전에 관심있는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경기문화재단 누리집 또는 지지씨멤버스를 통해 12월 1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참여 신청 경기문화재단 누리집, 지지씨멤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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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쓰는사람

겨울 바다에서 만난 소녀의 이야기

화성시 매향리, 포탄 무덤에서 피운 꽃

오랫동안 겨울이었다 소녀는 먼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맨발이 애처로워 다가간 걸음, 그러나 소 녀의 얼굴을 보고 섣부른 동정을 접는다. 형형한 눈빛, 굳게 다문 입, 꼿꼿한 자세. 단단히 뿌리 내린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단발머리와 치맛자락만이 바닷바람에 흔들릴 뿐이다. 소녀의 두 손에는 매화 송이가 수북하다. 한 송이, 또 한 송이 바람에 흩날린다. 매화향이 사방으로 번진다. 벌써 봄이 왔는가. 썰물에 바다는 저만치 멀어져 있었다. 곧 밀물이 들면 바다는 이만치 가까워질 것이다. 평화는 그처럼 온 듯하다가도 달아나고, 달아난 듯하다가도 다시 오는 듯하다. 평화의 소녀상 옆에 서서 한가하게 ‘평화’를  곱씹는 나는 얼마나 운 좋은 사람인가. 어떤 노력도 없이 간절함도 없이 평온하고 화목한 채로 매향리에 왔다. 드넓은 잔디밭을 유유히 걸었고 눈앞의 바다를 감상했다. ‘이렇게 넓은 바다 정원이 있었구나, 저 높은 전망대는 세계적인 건축가가 설계했다지, 가을에는 코스모스 군락이 절경이라던데 또 와서 사진을 찍어야 겠구나….’소녀가 천천히 입을 뗐다. 두 손에 든 매화 송이가 모두 바람에 날아갔을 때였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바다에 닿아 있었지만, 내게 들려줄 이야기가 짧지 않으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오랜 세월이 시리고 고통스러운 겨울이었다. 사람들은 전쟁이 끝났다고 했지만 여기 매향리는 전쟁이 끝나지 않았지. 2005년까지, 정전되고도 무려 50년 넘게 매일 포탄이 터지고 전투기가 날았어. 우레 같은 폭격 소리에 아이가 경기하고 가축들이 폐사했다. 탄피가 지붕을 뚫고 들어왔고 폭격의 충격으로 창문이 깨지고 벽에 금이 가기도 했단다. 불발탄을 가지고 놀던 네 명의 아 이들이 불발탄이 터져 모두 사망했고 임산부가 오폭에 사망했으며 12세 소녀는 포탄 파편을 맞고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오폭과 불발탄으로 마을 사람 12명이 죽고 15명이 다쳤어. 아니, 죽였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마을 사람 3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니, 죽였다고 해야겠지. 6·25전쟁 이 일어난 이듬해 8월, 주한미군은 이곳을 공군폭격훈련장으로 썼어. 그때 당 시 매향1리의 지명은 고온리였는데 고온리의 영문 표기를 보고 자기들 식으 로 쿠니사격장이라고 불렀지. 그런데 정전 협상이 끝난 후에도 훈련은 멈추지 않았어. 오히려 범위를 확장해 주민들의 어장과 농경지는 헐값에 징발당했 단다. 바다와 육지를 합해 690만 평이란 광활한 영토가 미군의 훈련장이 되 었고 이들은 필리핀, 오키나와, 괌에서도 날아와 폭격 훈련을 했다. 연간 훈련 바다를 바라보고 선 매향리 평화의소녀상. 소녀가 선 자리는 과거 주한미군의 전투기 사격장이었다. 바다 쪽으로 미군의 폭격 훈련 탓 일자 250일, 하루평균 11.5시간, 15~30분 간격으로 일 평균 600차례 사격….” “소음과 공포는 살인적인 것이었다. 대를 이어 어부와 농부로 살던 마을 사람들은 아주, 아주 오랫동안 견뎠다. 아이들은 전투기 소음만으로 기종을 알아맞히고 탄피를 주워 장난감 삼았으며 어른들은 버려진 낙하산 천, 군모, 고철을 가져다 생활용품으로 재활용했어. 그렇게 30년 넘게 살던 1988년, 매 향리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신경쇠약과 공포심으로 사는 매일의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니란 걸 자각한 거야. ‘우리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라 고 세상 밖으로 외쳤지. 그러나 고단하고 지난한 싸움이었어. 우리 정부는 미국의 눈치를 봤고 미군은 기지 일부를 점거한 마을 사람들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했다. 시위를 주도한 사람들은 옥살이했고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어. 1994년에는 불발탄 폭발로 200채에 가까운 가옥에 균열이 생겼고 2000년에는 오폭으로 주민 6명이 다쳤지. 저기 작은 섬 하나가 보이니? 수풀이 울 창해 짙을 농濃자를 써서 농섬룡도이라 불려온 섬이란다.” “농섬은 반세기에 걸친 폭격 연습으로 섬의 3분의 2가 사라졌어. 미군이 장장 54년을 왜 이곳에서 훈련했는지 아니? 훈련장이 민가와 붙어있어 실전 같은 훈련을 할 수 있었기 때 문이었어. 실전…. 주민을 전쟁 볼모로 포탄을 터뜨리고 전투기를 조종했던 거야. 매향리 사람들에게 인권은 없었다고 봐야지. 2001년, 주민 2,222명이 국 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제기를 했어. 그리고 2005년 8월 12일 드디어 사 격장이 완전히 폐쇄되었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어. 어마어마한 양의 불발탄과 탄피가 곳곳에 남아있었고 갯벌은 중금속으로 오염되었지만 미군은 복구하지 않았고 정부도 나 몰라라 했어. 주민들이 직접 콤바인을 개조해 갯벌과 농섬 주변을 돌며 포탄을 수거했지. 그래도 갯벌 깊이 박힌 포탄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 파도에 포탄이 뭍으로 밀려 나오고 또 나오고…. 길이 3m, 900kg이 넘는 폭탄들이 수거되었고 전쟁 때 투하했던 불발탄도 나왔지. 주민들이 수거 한 포탄과 탄피는 산처럼 쌓였어.”포탄 무덤에도 꽃은 피고한없이 평화로워 보였던 매향리 마을이 다시 보였다. 사격통제실과 미군 이 숙소와 체력단련실로 썼던 건물들이 아직 있었다. 미군이 철수할 때 철거 하려 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남게 되었다. 당신이 바다 구경, 꽃 구경하러 온 이곳이 실은 매일 폭격이 일어났던 현장이라고, 마을 주민들에게는 전쟁이 54 년간 일어났던 참혹한 땅이었다고 증명하고 기억해야 했다. ‘평화의 소녀상’ 을 다시 바라보았다. “나의 그림자는 원망과 한이 서린 시간이다. 내 맨발은 전쟁이 끝나고 고향에 돌아와서도 편치 않았던 마음의 표현이지. 내 짧은 머리는 뜯겨나간 내 젊은 시절과 고향과의 단절이야.”일본군 위안부에게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이 없었듯 미국 역시 오폭이나 불발탄으로 인해 죽은 이들에게 장례비조차 주지 않았다. 1994년 가옥 균열 피해보상 요구로 총 3억 5천만원가량을 배상받았지만 주민들의 마음에 난 생채기는 아물지 않았다.한때 미군이 점령했던 육상사격장은 이제 평화생태공원, 유소년 야구장, 평화기념관으로 거듭났다. ‘거듭났다’라는 표현이 타당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전쟁과 평화 중에는 평화에 좀 더 가까워졌다. 유소년 야구장은 무려 8개의 야구장이 네잎클로버 형태로 들어섰다. 정식 이름은 ‘화성 드림파크 야구장’. 그곳에 탄피와 포탄을 장난감으로 가지고 노는 아이들은 없다. 쾌적한 구장에서 볼을 던지고 배트를 휘두르는 아이들이 있다. 평화생태공원에는 매화나무, 벚나무, 이팝나무 등 봄꽃이 아름다운 나무가 식재되었고 매향리의 역사를 주제로 한 예술가의 조형 작품이 산책로 곳곳에 들어섰다. 2005년 이후 주민들 이 마을 곳곳에 심은 매화나무는 어느덧 7만 그루에 달한다. 이제 화염 냄새 없이 매화 향기가 나고 탄피가 쏟아지지 않고 매실이 주렁주렁 여문다. 기존 부대 건물 옆에 들어선 흰색 타원형 건물과 붉은 벽돌 건물은 새로 문을 연 평화기념관이다. 바닷가 쪽에서 바라본 두 건물은 각각 원통형과 지그재그형으로 외벽이 뚫려 있어 미완성 건물 같기도 하고 주차타워나 전망대처럼 반개방된 임시 건물처럼도 보인다. 짓는 중인지, 철거 중인지 헷갈리는데 공원 정문 쪽에서 바라보면 양감 있는 원형의 벽돌 건물이 먼저 보여 바닷가 쪽 전망과 달리 가건물의 인상을 주진 않는다.그러니까 흰색 원통형의 긴 건물은 전망대, 지그재그형의 직육면체를 가장자리에 달고 대지 위에 묵 직하게 내려앉은 원형의 붉은 벽돌 건물은 전시를 주목적으로 하는 평화기념관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아직 정식 개관 전이라서 외관만 둘러볼 수 있었다. 평범한 설계는 아니어서 알아보니 근처의 남양성모성지 성당을 설계한 스위스 출신의 유명 건축가 마리오 보타의 솜씨다. 마리오 보타는 서울 강남의 교보타워와 한남동의 리움미술관 설계로 잘 알려져 있다. 인지도 높은 외국인 건축가의 국내 건물 설계는 이제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지만 사기업이나 종교시설이 아닌, 한국 근현대사의 상흔 위에 세우는 공공건축물이 외국인 손에 맡겨졌다는 데에 어쩐지 아쉬움이 남는다. 국수주의가 아니라 한국인이 이해하는 자국의 서사와 정서는 제3의 관점과는 여실히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말로 하는 평가는 쉽고 얄팍하기 마련이라 평화기념관이 정식 개관하면 다시 둘러볼 일이지만 아직은 기존의 평화역사관에 마음이 간다. 평화역사관은 1988년 주민들의 첫 집회가 열렸던 투쟁본부를 주민들이 직접 꾸민 것이다. 본래 개인 소유의 농사 차고였는데 마을 중심 고지대에 자리해 육상사격장과 폭탄 투하장, 농섬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주민들이 모여 회의하고 집회하기에 는 알맞은 위치였다. 또 도로변에 있어 마을에 들어서기 직전, 타지인들에게 매향리에서 일어난 일을 압축해 보여주는 장소로 의미가 컸다.그러나 역사관에 선뜻 들어서기에는 그 진입장벽이 높다. 평화의 소녀상 두 손에는 매화송이가 수북했는데 평화역사관 앞마당에는 포탄이 수북하다. 거대한 고치 모양 의 포탄들이 고철이 배출한 분뇨처럼 부식된 채 산을 이루고 있다. 그 한 알의 무게가 12kg. 무덤을 이룬 전체의 무게는 얼마나 될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수거돼 쌓은 포탄들은 주로 ‘BDU-76 bomb’와 ‘MK-106 bomb’. 항공 투하용 폭탄 연습탄으로 폭약 없이 연막탄이 들어 있지만 오폭해 민가에 떨어지면 그 자체로 살상 무기가 된다. 그리고 실제로 사망사고가 일어났다. 앞마당은 포탄과 로켓포, 기관총 탄피, 그밖에 수많은 고물 무기가 늘어 서 있다. 그중에는 예술가의 손길로 재탄생한 작품들도 있다. 작품명 ‘매향리 의 시간’은 민중 작가, 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대가로 알려진 임옥상 작가의 작 품이다. 폭탄의 잔해들을 푸줏간의 고기처럼 쇠갈고리에 끼워 매달았다. 포탄 무덤에서부터 불편했던 마음은 포탄 푸줏간에서 결국 무너져 내린다. 구겨지고 찢기고 녹슨 포탄이 시신처럼 매달려 있는 광경을 눈 뜨고 보기 어렵다. 이 간접적인 체험으로 잃어버린 54년, 참혹했던 매향리의 시간을 가늠한다. 먼바다를 응시하던 소녀의 또렷한 눈빛을 기억한다. 한시도 더 있기 힘든 과거의 비참한 잔해를 소녀처럼 똑바로 마주하고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가. 오늘 내가 누리는 이 평화가 누군가의 눈물과 피로 이룬 결과임을 나는 매 순간 기억할 수 있는가. 소녀의 곁을 떠난 마지막 매화 송이가 떨어진 곳은 포탄 이 뒹구는 메마른 땅 위였다. 이미 녹슨 포탄 사이 사이로 무성한 화초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봄이 왔고 꽃은 또 필 것이다. 다음 겨울은 누구도 시리지 않도록 우리는 지난겨울의 참상을 기억할 것이다. 글·사진 여행작가 유승혜※ 본 글은 '경기그레이트북스' 시리즈 중 제41권 『우리들의 캠퍼스- 경기 남부로 떠나는 시간여행』, <화성시 : 봄은 오고 꽃은 피어>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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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 “21세기 유산 공동체 시대, 초연결 공유의 플랫폼”

백남준아트센터 박남희 신임 관장 기관 비전 수립

▶ ‘예술&기술, 유산 공동체, 다성성(多聲性)’을 핵심 가치로 하는 ‘21세기 유산 공동체 시대, 초연결 공유의 플랫폼’ 비전 체계 수립 ▶ 포스트 백남준을 위한 예술&기술의 전시, 연구의 공론장으로서 초연결 공유의 플랫폼 구축 ▶ ‘유산 공동체(heritage community)’ 시대, 공공재로서의 백남준 예술의 재가치화 추진 ▶ 백남준 예술정신인 전 지구적 평화와 연대, 소외와 편견 없는 다성성(多聲性)의 미래가치 확산 ▶ 2024년 백남준 위성프로젝트〈굿모닝 미스터 오웰> 40주년을 맞아 백남준아트센터의 새로운 비전과 가치 실현백남준, <굿모닝 미스터 오웰>, 1984-3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관장 박남희)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새로운 비전 체계를 수립했다고 밝혔다. 신임 박남희 관장은 취임 2개월을 맞아 ‘예술&기술, 유산 공동체, 다성성’을 핵심 가치로 하는 ‘21세기 유산 공동체 시대, 초연결 공유의 플랫폼’을 새로운 백남준아트센터의 비전으로 설정하고,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을 ’미디어아트의 본령이자 미래가 있는 집‘으로 가꾸어 가기 위한 전략목표와 추진 중점 과제를 발표했다.첫 번째 전략 목표는 ‘포스트백남준을 위한 예술과 기술의 실험, 발굴, 연구’이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실험과 혁신의 연구 및 전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예술과 기술의 플랫폼으로서 국제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등의 협력을 추진하며, 백남준 예술의 해석과 비판적 대화를 통한 공론장을 만들어 동시대의 혁신적 문화공간으로 독자적 성격을 브랜딩하게 된다.두 번째 전략 목표는 ‘백남준 예술의 재가치화, 유산 공통체 확장’이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백남준 작품 및 아카이브 소장처와의 협력을 강화하여 공동 연구 기반 협력 순회전을 개최하는 등 연구 및 아카이브 기능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백남준 예술을 재가치화하고 학술연구는 물론 관람객 친화적인 문화콘텐츠를 개발하여 저변을 확대함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백남준 예술의 통섭적, 공유적 가치를 실현해나갈 계획이다.세 번째 전략 목표는 ‘공공성과 차별 없는 미래적 연대’이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음악과 미술,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지구적 평화와 연결을 시도하고, 여러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백남준의 예술정신을 바탕으로 인종과 문화의 경계나 편견과 소외 없이 삶과 예술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한다. 특히 교육, 산업, 과학, 농업,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과 협업을 실천하면서 여러 기관들과의 개방과 연대를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백남준아트센터 박남희 관장은 “세계평화의 가치가 요구되는 현시점에 인간과 기술의 미래를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며 다양한 예술작품을 제시했던 백남준처럼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백남준아트센터를 기대해달라.”면서, “2024년, 백남준이 구현한 세계 최초 위성 생방송 〈굿모닝 미스터 오웰〉 40주년 기념 전시를 통해 새로운 비전체계를 체감할 수 있을 만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문의 백남준아트센터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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